소음과 마음의 반응들
사람마다 같은 문제라도 아무렇지도 않은 게 있고 지나치게 힘들어 하는 것이 있다. 비교적 여행하기 어렵다는 인도를 아홉번에 걸쳐 도합 삼년 가까이 여행하면서 크게 어려운 것은 없었다. 가령, 지극한 더러움, 혼이 달아날 것 같은 혼잡함, 끈질긴 삐끼와 사기꾼, 파리가 들끓는 식당에서의 식사, 쥐가 드나들던 싸구려 숙소, 기차의 무제한 연착, 장사치들의 능청스런 거짓말 등은 그저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내게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이 소음이었다. 인도 어디를 가나 정신없이 울려대는 자동차와 오토릭샤의 경적과 오토바이 굉음, 귀청이 떨어질듯한 음악소리, 새벽녘이면 골목에 몰려다니는 개떼들의 울부짖음 등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콜카타의 '서더 스트리트' 주변 숙소는 어디나 시끄러우나, 내가 가장 오..
나는 누구일까?
누구든 말해 줘, 내가 어디에 있는지 누구든 알려 줘,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이 길이 나에게 옳은 걸까? 이 여행을 시작해야 할까? 내 꿈이 나는 두려워 그 꿈이 나를 망가뜨릴까? 내 꿈인데도 두려워 그 꿈이 나를 배신할까? 나는 달일까, 얼룩일까? 나는 재일까, 불꽃일까? 나는 물방울일까, 파도일까? 나는 고요여야 할까, 폭풍이어야 할까? 누구든 말해 줘, 내가 누구인지 나는 왜 존재하며, 무엇이며, 나는 누구인지 나는 나 자신을 믿는 걸까?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이 중요하기나 한 걸까? 누구의 어깨에 기대어 울어야 할까? 누구를 찾아야 할까, 많은 길들 속에서 목적지를 잃으면? 진실을 말해야 할까, 침묵해야 할까? 가슴을 따를까, 아니면 그냥 부서지게 둘까? 경계선을 넘을까, 이대로 멈출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