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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

두 달 간의 유랑을 마치고... 예전에는 미얀마 선원에서 수행을 하고 인도에 가서 실참을 하는 식으로 여러 해를 보냈습니다. 이번에는 순서를 바꿔 한 달간 유랑을 먼저 하고 한 달은 선원에서 보냈습니다. '마하시 위빠사나'에서 행선, 좌선을 한 세트로 하는 것에 착안하여 한 달간의 유랑은 행선처럼 하고, 한 달의 선원 생활은 좌선처럼 여기며 두 달간의 안거를 난 셈입니다. 유랑 생활에서는 외부 대상과 그것과 함께 일어나는 마음을 알아차림의 주공부로 삼았고, 선원에서는 자신의 몸(물질)과 마음(정신)에서 일어나는 형성표상들을 공부삼았습니다. 어떻든 이런 식으로 미얀마 '마하시선원'과 인도 등지에서 짧게는 두 달에서 길게는 대여섯달씩 보낸 안거와 실참이 이번에 일곱번째이니 대략 '칠 안거'를 보낸 셈으로 재가수행자로서 이만한 홍복도 없습니..
머릿속의 얼간이 머릿속에 얼간이가 말하고 있어요. ‘이렇다! 저렇다!’ 이렇게 하라고, 저렇게 하라고 합니다. 때로는 얼간이를 믿고 따라가고 때로는 싫어하고 싸워요. 어쨌든 얼간이와 맺은 관계가 최악입니다. 그런데 유독(有毒)한 관계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배우는 게 없는데도 말입니다.얼간이(생각)와 인연을 바꿔야 합니다. 더 유익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방식은 없을까요?알아차림이 답입니다. 오고 가게끔 지켜보는 겁니다.생각을 대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명상의 핵심이에요!생각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포인트는 어떻게 하든 생각을 이어 가지도 않고 생각과 싸우지도 않는 겁니다. 그리고 본성과 익숙해지는 겁니다. 본성은 생각을 내려놓은 자리에 있어요. 허공처럼 자유로우면서 앎이 있어요. 알아차림을 많이 경험..
노후 준비는 노후가 걱정이 됩니까? 노후를 잘 준비하는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노후는 죽음을 준비하는 관문입니다. 이 생을 떠나는 삶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이 생을 가볍게 떠나기 위해 재산을 점차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이가 들을수록 재산을 쌓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 주고 정리해야 합니다. 인도에서는 나이가 들면 집을 떠나서 노후를 수행으로 삼는 전통이 있습니다. 죽음이 코앞에 있기 때문에 진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마감 날짜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생각을 안 할 수 없습니다. 늙으면서 죽음에 대한 공부는 필수입니다. 마지막 시험을 잘 봐야죠. 아는 모든 사람들과 헤어질 준비를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죽을 때 자신의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할 때 입니다. 재산과 사람을 집착하면 잘 죽지 못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집..
명상에 진전이 없는 이유는 명상을 시작한지 10년 20년 되었는데 진전이 없고 마음의 변화가 없는 이유는 핵심을 놓치기 때문입니다. 수행의 핵심, 불교의 핵심은 알아차림 입니다. 알면서도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드뭅니다. 고통이란, 윤회란 산란함입니다. 산란함은 생각에 빠진 것입니다. 우리는 생각 속에 살고 생각 밖에 모릅니다. 생각이 좋으면 행복하고 생각이 안 좋으면 불행합니다. 오르락내리락이 심해요. 생각을 넘어서 마음의 무한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본성의 무한한 사랑, 힘, 지혜를 맛 보려면 알아차림의 힘을 키워야 합니다. 이것은 '사마타'라고 합니다. 사마타란 마음이 고요하고 여유롭고 힘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마타가 되면 통찰이 오고 지혜롭게 살 수 있어요. 마음을 고요히 하고 알아차림의 힘을 키우는 비결은 알아차림을 지켜 ..
마하시 선원 퇴소와 회향 미얀마 마하시 선원에서 약 한 달 간의 수행을 잘 마쳤습니다.짧은 기간이었지만 양심에 거리낌없이 팔계를 수지하고, 삼보의 거룩한 밥을 허투로 먹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본시 승속이 다르지 않고 절간이나 저자거리가 둘이 아니니, 그 모두가 마음이고 분별심일 뿐입니다. 그러나 세상속으로 왔지만 수행빨이 남아선지 생활의 방법적인 면에서 아직 많이 생소하고 멀리 느껴집니다.작지만 수행의 경험들 또한 어찌 없겠습니까만, 그것을 적절히 표현하기에 언어의 한계를 느끼며, 굳이 드러낼 의욕과 이익을 알지 못하겠습니다.다만, 수행처에서 있었던 그 모든 것의 처음과 중간과 끝이 다 좋았고 그저 고맙고 과분하게 감사한 나날이었다는 것, 그리고 수행의 공덕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고통받는 모든 분들께 회향하고저 하는 마음뿐입니다...
알아차려야 할 대상 보이는 것, 들리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수행하는데 있어서는 동일합니다. 생각을 ‘알아차려야 할 것’이라고 알지 못하고, 보이는 것 보는 것, 들리는 것 듣는 것을 내가 ‘알아차려야 할 대상’이라고 알지 못하면 그만 대상에 빠져들게 됩니다. - 정임숙님 포스팅(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200401947648065&set=a.177408933280700&type=3&theater&ifg=1) 中
노자老子 노자老子(Lao-tzu, BC 570? ~ 479?)노자老子는 중국 춘추시대의 사상가로 성은 이李, 이름은 이耳, 시호는 담聃(=老聃)이다. 그는 중국에서 우주의 만물, 무생물(물질)과 생물(물질+정신)을 포함한 만물에 대하여 탐구한 최초의 사람으로, 그가 발견한 우주의 진리眞理(진실한 이치, 우주의 근본 이치)를 '도道'라고 이름 지었다.일생동안 말로 가르치고 글로 쓰는 걸 싫어한 노자였지만, 설산(히말라야?)을 향해 떠나는 생의 마지막 여정에서 만난 국경수비대 제자의 간곡한 권유로 《도덕경(상·하 2권 81장)》으로 알려진 5천 자(字) 정도로 된 ‘도道 경’과 ‘덕德(덕德은 우주자연의 근본 이치/법칙인 道/法이 개체적으로 구현된 현상을 일컬음) 경’을 저술하여 남겼다.그의 사상은 한마디로 그의 저서..
수행과 근기 YSP : 제가 아는 한 여성 신도분이 수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절에 가서 스님에게 참선을 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스님이 “보살님은 근기가 낮아 고차원적인 참선을 할 수 없습니다. 보살님은 염불수행이 근기에 맞으니 저기 관음전에 가서 관세음보살 기도를 하십시오.”라고 말하더라며 매우 기분이 언짢아하더군요. 정말 근기가 낮으면 고차원적인 불교수행은 할 수가 없는 건가요? Moosim님 도대체 근기가 뭔지 좀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Moosim : 부처님은 듣는 사람의 근기根機(경험, 소질, 적성, 성향, 성격 및 여러 가지 능력-이해력, 집중력, 인내력.. 등)와 처지(처해 있는 상태; 사정이나 형편, 환경, 상황 등)에 맞춰서 설법(법法을 설명함)을 하셨습니다. 이를 이른바 '대기설법'(근기에 맞..
후회없이 잘 사는 사람이 되기를 세월은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아니며, 시간 속에 사는 우리가 가고 오고 변하는 것일 뿐이다. 세월이 덧없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살기 때문에 덧없는 것이다. 해가 바뀌면 어린 사람은 한 살 더해지지만 나이든 사람은 한 살 줄어든다. 되찾을 수 없는게 세월이니 시시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순간순간을 후회 없이 잘 살아야 한다. 인간의 탐욕에는 끝이 없어 아무리 많이 가져도 만족할 줄 모른다. 행복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청빈(맑은 가난)을 내세우는 것은 탐욕을 멀리하기 위해서이며, 사실 많이 가진 것만큼 많이 행복한 것도 아니다. 가진 것이 많든 적든 덕을 닦으면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 돈은 혼자 오지 않고 어두운 그림자를 데려오는 법이고, 재산은 인연으로 맡은 것이니 내..
법정스님이 말하는 행복에 이르는 길 1. 자신의 마음가짐이 곧 자신의 미래임을 기억하라. 밝은 마음을 지니고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살면, 밝은 기운이 밀려와 우리의 삶을 밝게 비춘다. 밝은 삶과 어두운 삶은 자신의 마음이 밝은가 어두운가에 달려 있다. 그것이 우주의 법칙이다.2.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에 있다. 행복을 찾는 오묘한 방법은 내 안에 있다. 인간을 제한하는 소유물에 사로잡히면 소유의 비좁은 골방에 갇혀 정신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3. 자주 버리고 떠나는 연습을 하라.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곧 자기답게 사는 것이다. 낡은 탈로부터, 낡은 울타리로부터, 낡은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라. 묵은 수렁에서 거듭거듭 털고..
깨달음 : 마음(의식+무의식)의 각성, 무의식의 의식화 우리의 마음은 무의식(잠재의식/심층의식)이 의식(일상의식/표면의식)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비유하자면 의식(일상의식/표면의식)은 빙산의 수면 위 부분이고 무의식(잠재의식/심층의식)은 빙산의 수면 아래 부분이다. 의식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예컨대, 의식이 “배고프다 밥 먹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의식은 몸을 이끌고 밥상 앞에 앉는다. 그러나 그 이후의 밥 먹는 과정에서 의식은 더 이상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 의식이 간여하지 않더라도 무의식이 알아서 숟가락을 잡고, 밥을 뜨고, 입에 넣고, 씹고, 삼키고, 위와 소장과 대장을 움직이고, 소화액을 분비하고, 음식물을 소화시켜서 온 몸 구석구석에 영양분을 공급한다.밥 먹는 과정뿐만 아니라 걷고, 뛰고, 서고, 앉고, 눕고, 잠자고, 숨쉬는 ..
뜻이 높고 맑아서 고독한 사람을 나는 사랑했으니 흰 설원에 홀로 우뚝 선 겨울나무는 고독해지는 마음을 피하려 하지 않네 고독은 견디는 것이 아니라 추구하는 것이니 고독하여 나는 오직 나인 것이고 고독하여 나는 너를 그리워하느니 뜻이 높고 맑아서 고독한 사람을 나는 사랑했으니 - 글/사진 : 박노해
마음을 다스리는 세 가지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3가지가 필요합니다. ◦ 정견, 바른 원리가 필요합니다. 마음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떻게 번뇌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본성의 평화와 지혜와 익숙해질 수 있는 바른 명상법을 배워야 합니다. ◦ 연습. 배운 내용을 실천합니다. 매순간 마음을 알아차려서 명상을 연습합니다. 삶자체를 수행으로 삼습니다. 수행의 의도를 마음에 늘 간직하고 사는 겁니다. ◦ 삶. 수행을 지원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시간 낭비하고 유익하지 않는 활동을 삼가하는 것입니다. 마음의 평화와 자유와 지혜를 찾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꼭 해야 하고 할 수 있습니다!
비건을 결정해서 생긴 공덕 ◦ 소화가 잘 되요. 우리의 장은 채식동물처럼 길어서 소화가 느려요. 채식동물처럼 순하게 생겼고 이빨, 손톱 발톱도 채식 동물 같아요.◦ 마음이 너무 평화로워요. 불교에서는 돼지와 소고기는 무지를 키우고 생선은 분노와 미움을 키우고 닭과 오리고기는 탐욕을 키운다고 합니다. 고기를 먹는 것은 동물의 두려움과 고통의 에너지를 먹는 거죠. 동물에게 주는 항생제와 촉진제 같은 약도 우리가 먹는 거죠.◦ 피로가 적고 깊은 힘이 있습니다. 코끼리, 소, 고릴라들은 풀만 먹는데도 힘이 넘칩니다. 운전할 때 졸리지 않아요. 채식을 잘하는 사람은 젊을 때도 늙어서도 팔팔합니다.◦ 음식 맛이 살아나요. 곡식과 채소가 맛있어요. 고기 먹을 때는 맛이 없었는데 입맛이 살아났어요.◦ 노후 건강에대한 걱정이 없어졌어요. 염증, ..
옛날 분들이 쉽게 깨달음을 얻는 이유 붓다 시대에는 툭하면 아라한이 되어버리더라고요. 경전이나 주석서 등을 살펴보면 그 시대에는 수천 명 혹은 수만 명의 아라한이 있었던 것 같더라고요. 요즈음은 아라한 한 분 만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데 말이죠. 그때는 아라한이 되는 커트라인이 낮아 쉽게 통과했나 생각도 들고요. 제가 ‘아라한들의 깨달음의 노래(장로게경)’를 번역해 올리니까 어떤 분이 이런 의문을 제기하기에 여기 한 번 문제를 풀어보려고요.(장로게경이 호응이 별로네. 나름 좋다고 생각했는데, 장로게경을 멋있게 번역해보려고 했는데 여기서 접어야 겠다.)첫 번째 이유로 옛날 분들은 SNS를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인터넷, 유튜브, TV, 영화, 게임, 소설, 만화, 등과 같은 정신을 홀딱 빠지게 하는 엔터테인먼트를 하지 않았다고 하..
사띠의 각성, 집중, 확장 '한 가지 집중대상에 대한 정념正念(삼마 사띠; 바른 알아차림) 수행, 달리 표현하면 사띠 초점 확립 수행'을 통해서 정정正定(삼마 사마디; 바른 선정 삼매)을 닦는(계발하는) 수행이 깊어지면, 고요집중의 사띠(마음챙겨 알아차림) 능력이 활성화(각성) 되면서 사띠의 집중력과 정밀도가 극대화된다. 사띠가 극도로 각성, 집중, 확장되면 몸(물질작용; 사대 작용)과 마음(정신작용; '수상행식' 작용)의 매 순간 생멸 변화를 따라잡아 직접 경험으로 바르게 관찰(정견正見; 삼마 딧티)할 수 있다. 자동차 사고와 익사 사고를 당했던 개인적 경험을 예로 들면, 자동차 사고가 나는 그 짧은 순간에 마치 시간이 쭈~우~욱 늘어나는 것처럼 사고의 각 장면이 슬로우 모션으로 명확하게 관찰되는 경험을 한 적이 두 번 있다. ..
삐딱함과 바름 내가 처음 출가했을 때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였다. 절 집 안에 왜 이리 불합리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은지.나만 그렇게 생각하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는지 알 수 없었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기도에 매달릴까?기도를 하더라도 본인이 해야지, 남이 대신 목탁치고 기도해준다고 소원이 이루어질까?진짜로 관세음보살 문수보살 지장보살 아미타불이 있을까?기도를 열심히 하면 진짜로 어떤 초월적인 존재가 나타나 소원을 들어줄까? 그들이 진짜로 그렇게 전능하고 초월적인 존재라면 왜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왜 이렇게 절 집 안에는 신령스런 존재들이 많을까? 영가를 위해 천도제를 지내면 진짜로 귀신이 와서 음식을 먹고 법문을 듣고 천도가 되는가? 영가 천도를 한다면서..
명상 한 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떤 사람은 호흡이 콧구멍에 부딪히는 그 포인트에 집중하라고 하고, 어떤 이는 호흡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단전에 집중하라고 하는데 어느 것이 맞습니까?”“그렇게 호흡에 집중하면 호흡에 의도가 개입하지 않던가요?”“숨 쉬는데 의도가 들어갑니다.”“그럼 숨 쉬는 것이 불편해지지 않던가요?”“불편해집니다.”“호흡을 관찰하는 것은 호흡에 의도가 들어가지 않고 호흡이 들고나는 것을 무심히 지켜본다는 것입니다. 호흡에 의도가 개입하면 수행이 힘들어집니다.”“어떤 분은 호흡에 의도를 개입해서 화두를 들고 들이쉬고 내쉬라고 하던데요.”“초보자에게 방편으로 그렇게 가르치는 것입니다. 호흡에 의도가 들어가면 수행이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호흡 하나에 집중하지 말고 넓게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의..
발길을 다시 미얀마 수행처로 그동안 잘 먹고 잘 놀았다. 1년 중 대부분을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았으니, 한두 달 쯤은 스스로를 규율에 메어놓고 살아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진정한 자유는 메어있으나 풀려있으나 그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법이고, '메임과 풀림'이 다 이름이고 마음일 뿐이다. 그러니 배낭 메고 다니는 것이나 선방에 틀어 앉는 것이나 실제로 다르지 않은 것인지 몸소 점검을 해 봐야 되겠다. 먹고 싶은 것 먹고, 자고 싶은 대로 자며 세속의 즐거움을 누렸으니, 욕구의 그 반대편에 서 보는 것은 또 얼마나 의미있는 일이겠는가? 세상은 송년이다 신년이다 떠들썩하겠지만, 이 물건은 그 반대 적멸의 방으로 간다. 이제 여행은 여기서 접고 곧바로 미얀마 행 비행기를 탄다. 지난 수년간 발 때 묻은 법당과 경행대가 있고 열반하신 스..
여행의 의미 여행지와 숙소를 2,3일에 한 번 꼴로 옮겨다니다 보니 늘 길 위에 서 있는 기분이다. 익숙해지고 정들 틈이 없이 훌쩍 떠나버리는 것이다. 자유로운 여행이니 한동안 눌러 앉을 수도 있으나 딱히 그러고 싶진 않다. 어차피 여행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다. 안정된 거처, 편안한 사람, 입에 맞는 음식과 편리한 환경 및 상황과의 결별이다. 이는 새로운 것과의 만남이기도 하다. 언제나 익숙한 것에 편안하고 편안한 것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변화를 두려워하며 끊임없이 움켜쥐고 죽는 순간까지 놓지를 못하는 것이 범부의 삶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언제 어디서든 미련없이 떠나야 하는 여행은 좋은 공부의 하나이다. 늘 낯선 것을 만나야 하며 거기서 또 무언가를 해내야하기에 머물고 움켜쥘 것이 없는 것이다. 낯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남의 덕을 가리지도 말며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세상의 온갖 집착에서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친구를 사귀고 또한 남에게 봉사한다오늘 당장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그런 사람은 보기 드물다자신의 이익만을 아는 자는 추하다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남들이 원치 않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었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리니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서로 다투는 철학자들의 논쟁을 벗어나서 진정한 깨달음을 향해가는 길을 찾은 사람은이제 바른 지혜를 찾았으니 법法을 등불로 삼고 자신을 등불로 삼아..
괴로움을 어떻게 없애나? ​ 괴로움을 '어떻게(How)' 없앨 수 있을까요? 부처님은 '개와 사자의 비유’를 들어 설(설명)하셨습니다. “개는 돌을 던지는 사람은 제쳐두고 자신에게 날아온 돌을 물고 공격한다. 그 개에게 괴로움은 끝나지 않는다. 이처럼 괴로움 자체를 없애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고 잘못된 방법이다. 사자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화살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쏘는 사람을 공격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괴로움 자체를 없애려고 할 것이 아니라 괴로움의 근본원인을 없애야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현상(괴로움 자체)에 끄달리지 않고 그 근원(근본원인)을 파악하여 해결한다.“ "괴로움을 만드는 자가 자기 자신(아상, 에고심, 유신견, 무명, 갈애, 탐진치)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한 그는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부처님은 모든..
과정이 공부이고 여행이다 배낭 메고 집 나온지 보름 남짓 되었다. 오는 날부터 감기 몸살이 꽤 심했지만 여행중 흔히 있는 일인지라 그냥 아팠을 뿐 큰 괴로움은 없었다.워낙 촌뜨기 빈농 출신이라 불가에서 금하는 음식 빼고는 무엇이든 잘 먹는 체질이니, 어느 나라에 가든 현지 음식에 바로 체적화되니 이것도 타고난 복이다.참 자유로운 여행이지만 혼자 개척해 나가는 여행이 쉽지만은 않다. 특히, 장거리 이동에서 버스와 택시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늘 번거로운 일이다.좋은 구경하며 먹고, 놀고 즐기자는 여행에서 불편은 곧 불만이다. 그러나 뭔가 이해하고 통찰하고자 하는 여행자에게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배움이고 여행 그 자체이다.무엇보다 여행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라고 본다. 목적과 기대에는 실망과 좌절이 있지만 과정에 의미를..
길을 떠나며 늘 짐을 쌀 때는 설렘 반, 두려움 반이지만 막상 길을 나서면 깃털처럼 가볍고 새처럼 자유롭다.몸뚱이 하나 의지하기 위한 살림살이 달랑 배낭하나면 그만인데, 한 번 갈 때 숟가락 하나 들고 가지 못하는 살림살이 지천에 늘어놓고 살았다.마음은 그 어디에도 머무는 바 없어 길 나서면 천하가 내 집인 것을 앞 마당을 우주로 삼아 희로애락을 누렸구나!실오라기 하나도 펼치면 온 법계에 가득하고 거두면 티끌조차 없는 것이거늘.... 집에 있을 때는 들판의 바람소리에 이끌리고 길 위에 서면 따뜻한 방에서 풍겨나는 된장찌개가 그리운 게 중생의 마음이나,본시 이 물건은 정체가 없는 놈이니 바람처럼 구름처럼 기약없이 떠돌다 보면 산이든 들이든 처처에 꽃 필 날 있으리.기대했던 곳에서는 실망하고 시시한 곳에서는 탄성을 지르..
아침의 시 ​ 이따금 마음의 고통이 그대를 습격해 그대의 기쁨을 부술 것이다. 걱정하지 말라, 더 깊은 기쁨을 위해 그대를 준비시키는 것이니. 그것은 그대를 사로잡고 있던 가짜 즐거움들을 모두 쓸어 가 버리고, 그대 가슴의 나무에서 변색된 잎들을 흔들어 떨어뜨린다. 초록색 새 잎이 그 자리에서 자랄 수 있도록. 그것은 행복의 묵은 뿌리를 잡아 뽑는다. 그 아래 숨은 새 뿌리들이 환희의 토양 속으로 뻗어 갈 수 있도록. 아픔은 그대의 가슴으로부터 많은 것을 빼앗는다. 훨씬 좋은 것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도록. - 잘랄루딘 루미 (류시화 옮김) 어느새 겨울이 와 붉은 잎들이 공중에 흩날린다. 저기도 붉은 잎, 그 너머에도 붉은 잎들. 계절의 변화만이 아니라 대기 중에 얼어붙는 마음이 있다. 그렇다, 심적 고통은 ..
삼매[Samādhi] 계발 수행 실참(實參) ​삼매(三昧)는 부처님이 사용한 고대인도어 '사마디(Samādhi)'를 한문으로 음사한 것이다. 부처님은 삼매(사마디) 상태를 경험하게 하는 수행(수련, 훈련)을 '사마디(삼매) 바와나(계발 수행) = 사마타'라 칭하셨다. 부처님은 팔정도를 '바와나(계발 수행)'의 측면에서 세 부분으로 그룹핑하여 가르치셨는데, 삼매(사마디) 계발 수행을 지칭하는 사마타(사마디 바와나)는 '정정진(바른 노력/정진), 정념(바른 사띠), 정정(바른 삼매)' 바와나를 통칭한 것이다. 부처님은 삼매를 색계(호흡과 같은 물질적 요소를 집중 대상으로 한) 삼매와 무색계(허공과 같은 비물질적 요소를 집중 대상으로 한) 삼매로 구분하시고, 색계 삼매를 자나jhāna(선禪; 선禪은 자나..선나..선으로 변천된 자나의 한문 음사)라 칭하..
태도는 사물과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한 인도인 수도자의 이야기이다. 수도자가 되기로 결심하기 전에 그는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소년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처럼 어머니가 음식이며 옷이며 모든 것을 챙겨 주었다. 따라서 그가 수도자가 되기로 했을 때 어머니는 걱정이 앞섰다. 누가 그를 위해 음식을 해 주고, 청소를 해 주고, 빨래를 해 줄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이러했다. 요리는 공동으로 했지만 그밖의 모든 것은 혼자 힘으로 해야만 했다. 배우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생전 처음으로, 그것도 거의 매일 옷을 빠는 것은 시련이었다. 세탁기도 없고, 고작 양동이 두 개와 한 줌의 세제만 있을 뿐이었다. 옷을 세제와 함께 30분 동안 물에 담갔다가 깨끗한 물 한 양동이로 헹군 다음 흠뻑 젖은 옷을 힘껏 비틀어 짜냈다. 덕분에 ..
다시 길 위에 추수를 끝낸 텃밭이 텅 비었다. 애초에 빈 것이었는데 작은 씨앗 하나가 영양과, 온도와 토양이라는 조건을 원인으로 싹을 틔워 온 밭을 가득 채웠었다. 꽃을 피워 보기에 좋았고 열매를 맺어 넉넉히 먹을 것을 내어 주더니 스스로를 노랗게 물들이고 미련없이 산화했다. 한 세월 잘 살았다. 지구별 한 귀퉁이에 씨앗을 뿌리고 열매가 맺었으니 그것이 나의 삶이고 수행이고 안거였다. 우주만물이 인과로 순환하듯 내 삶의 끝도 그러하리라. 선방은 안거에 들고 이 물건은 이제 바랑하나 짊어지고 만행을 떠날 차례다. 머뭄에 집착없고 떠남에 두려움없이 바람처럼 구름처럼 그렇게 가면 그만이다. 돌아오는 봄, 나 없는 내가 간적도 온적도 없이 돌아와 일없이 꽃이 피고 새가 울며 열매가 맺어지이다. namo tassa bhagav..
나我 라는 인식 ​ "어떤 것이 몸도 병들고 마음도 병든 것입니까? 어떤 것이 몸은 병들지만 마음은 병들지 않는 것입니까?" _나꿀라삐따 경(Nakulapitā-sutta, S22:1)_ 🌷 3.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늙어서 나이 들고 노쇠하고 연로하고 삶의 황혼기에 이르렀습니다. 저의 몸은 병들었고 끊임없이 병고에 시달립니다. 그래서 저는 세존과 본받아야 할 고귀한 비구들을 거의 친견하지 못합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저를 훈도해 주소서. 세존께서 저를 가르쳐주소서. 그러면 제게 오래도록 이익과 행복이 될 것입니다.” 4. “참으로 그러하다, 장자여. 그대의 몸은 병고가 가득하고 참으로 거치적거린다. 장자여, 이런 몸을 끌고 다니면서 잠시라도 나의 몸은 아직 건강하다 방일한다면 어찌 어리석지 않겠는가? 장자여, ..
사성제(四聖諦) "이것이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苦聖諦]이다. 이것이 괴로움의 근원의 성스러운 진리[苦集聖諦]이다.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의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이다.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길의 성스러운 진리[苦滅道聖諦]이다." _초전법륜 경(S56:11) Dhammacakkapavattana-sutta_ 🌷 3. “비구들이여, 수행자가 가까이하지 않아야 할 두 가지 극단이 있다. 무엇이 둘인가? 그것은 저열하고 범속하고 성스럽지 못하고 이익을 주지 못하는 감각적 욕망들에 대한 쾌락의 탐닉에 몰두하는 것과, 괴롭고 성스럽지 못하고 이익을 주지 못하는 자기 학대에 몰두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두 가지 극단을 의지하지 않고 여래는 중도(中道)를 완전하게 깨달았나니 [이 중도는] 안목을 만들고 지혜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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