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과 마음의 반응들
사람마다 같은 문제라도 아무렇지도 않은 게 있고 지나치게 힘들어 하는 것이 있다. 비교적 여행하기 어렵다는 인도를 아홉번에 걸쳐 도합 삼년 가까이 여행하면서 크게 어려운 것은 없었다. 가령, 지극한 더러움, 혼이 달아날 것 같은 혼잡함, 끈질긴 삐끼와 사기꾼, 파리가 들끓는 식당에서의 식사, 쥐가 드나들던 싸구려 숙소, 기차의 무제한 연착, 장사치들의 능청스런 거짓말 등은 그저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내게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이 소음이었다. 인도 어디를 가나 정신없이 울려대는 자동차와 오토릭샤의 경적과 오토바이 굉음, 귀청이 떨어질듯한 음악소리, 새벽녘이면 골목에 몰려다니는 개떼들의 울부짖음 등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콜카타의 '서더 스트리트' 주변 숙소는 어디나 시끄러우나, 내가 가장 오..
두 달 간의 방랑을 마치고
직장을 접고 명상과 봉사, 여행 등을 핑계로 인도와 미얀마에서 보낸 대부분의 시간은 참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특히, 오랜 시간을 보낸 캘커타는 최고의 더러움과 혼잡함, 시끄러움, 빈곤이 뒤섞여 있는 도시였지요.거기서는 의, 식, 주에서 가장 밑바닥 생활을 하려했습니다. 입는 것은 길거리 난전에서 일이천원짜리 헐렁한 바지에, 먹는 것은 노점에서 단품 볶음밥이나 인도빵으로 해결했습니다자는 것 역시 시멘트 바닥에 야전 침대같은 것이 놓여 있고 가끔 바퀴벌레가 들락거리기도 하는 5,6천원 하는 게스트 하우스에 지내면서 하루 만원 남짓으로 생활했습니다.물론, 때로는 여행자 식당에서 인도 난에다 3,4천원하는 치킨커리를 먹고 인도영화도 보러가고 마트에서 요플레나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미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