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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생활 속의 수행_남상욱님

일상의 흐름 속에는


텃밭을 살피다가 차 한잔을 놓고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본다. 
온갖 새소리와 개짖는 소리, 경운기 소리, 마늘 장수 스피커소리....

이른 봄 작은 점하나 씨앗이던 것들이 형체가 생겨나 이제는 밭을 가득 메웠다.
푸짐하게 먹을 거리를 내어주던 
열무와 쑥갓은 화사한 꽃으로 변해 있고 그 사이로 나비들이 춤을 춘다.

모든 존재가 살아있다. 살아있음을 노래한다. 
그 노래는 시시각각으로 변해가고 끊임없이 생멸하고 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사람과 
꽃속을 분주히 드나드는 벌이며 
잽싸게 싹트는 콩을 뽑아먹는 비둘기며 푸성귀에 붙어있는 벌레들까지 
실은 애쓰지 않는 것들이 없다. 어떻게든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순환의 고리들이 눈물겹다. 
그러나 풍경은 고요하고  
평화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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