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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아잔차의 마음

1장 마음에는 잘못된 것이 없다 제1장 마음 마음으로 말하자면, 마음에는 아무 것도 잘못된 것이 없다.마음은 본래 깨끗하고 마음 안은 이미 고요하다.요즘 들어 마음이 고요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마음이 감정을 따라갔기 때문이다. 훈련되지 않는 감정은 어리석다.감각이 마음을 행복과 고통, 기쁨과 슬픔으로 이끌지만 그 어느 것도 마음의 본질이 아니다.그 모든 것은 다만 우리를 속이는 하나의 느낌일 뿐이다. 훈련되지 않는 마음은 길을 잃고 그러한 감정을 따라가고 자신을 잊는다.마음은 바람이 불기 전 흔들리지 않는 나뭇잎과 같다.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은 감각을 따랐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각을 따라가지 않으면 마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수행은 오직 ‘본래 마음’을 보기 위한 것이며, 감각이 무엇인지 알고 그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평정을 유지하기 위한..
2장 진정한 귀의처, 훈련된 마음 제2장 가르침의 단상들 집으로 돌아가려면 가만히 앉아 길을 떠날 생각만 해서는 안된다. 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씩 떼어 놓아야 한다. 붓다의 가르침은 우리 마음의 병을 치료하고 건강한 상태로 돌아가게 하기 위한 처방이다. 붓다의 가르침에 도달하는 길은 개개인이 스스로 찾아야 한다. 스승들은 오직 길의 방향만 일러줄 뿐 수행의 길을 걸어 열매를 따는 것은 순전히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계율이란 언행을 삼가고 훈련하는 것을 말한다. 계율의 공통적인 특징은 바로 의도(正見)이다. 마음이 모든 것을 알아차리고 깨어있을 때 바른 의도를 갖게 된다. 따라서 ‘알아차림(사티, 正念)’과 깨어있음(삼파잔나, 正知)‘을 훈련하면 계율을 계발할 수 있다. 훈련된 마음은 삶의 균형을 잡아주고,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수월하..
3장 수행하는 삶 제3장 수행하는 삶 사람들은 걷기 명상이나 좌선, 혹은 법문을 듣는 것이 곧 수행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옳은 말이지만 그런 것들은 외적인 형태의 수행일 뿐이다. 진정한 수행은 감각의 대상과 마주쳤을 때 마음 안에서 일어난다. 감각이 일어나는 곳, 바로 거기에서 수행은 시작된다.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듣기 싫은 말을 하면 그곳에 미움이 자라고 듣기 좋은 말을 하면 기쁨이 자란다. 수행은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 주위 모든 사람이 평생 당신에게 좋은 말만 해줄 것을 기대하는가? 그것이 가능한가? 가능하지 않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음을 열고 법으로 세상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서 있을 때나 앉아 있을 때나 걸을 때나 주위의 모든 것을 공부할 수 있다. 우리는 세상과, 세상의 진리를 알아야 한다. 세..
4장 선한 마음 제4장 선한 마음 사람들은 공덕을 쌓기 위해 안 다니는 곳이 없다. 그런데 공덕을 쌓는 데만 골몰한 나머지 그 덕을 어디에 쌓아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더럽고 때 묻은 옷감에 염색을 하려는 것과 같다. 공덕을 쌓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먼저 그릇된 행동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람들은 선을 행하고자 하면서도 악행을 멈추지 않는다. 자신의 팔이 짧으면서 구멍이 너무 깊다고 말하는 격이고 찌푸린 얼굴로 설거지를 하는 격이다. 가치 있는 일을 하고자 한다면 응당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라. 그릇된 행동을 할 때마다 자신을 바라보면 멈출 수 있다. 우리는 행복을 찾기 위해 법을 이용해야 한다. 옳든 그르든, 무엇에든 맹목적으로 집착하지 말고, 그저 그것을 알아차린 뒤 내려놓으라. 싫어하는 감정이 생기는..
5장 감각으로부터 도망치면 지혜도 없다 제5장 감각으로부터 지혜를 얻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조용히 살면 지혜가 솟아날까? 대부분 사람들은 감각과의 접촉을 두려워한다. 혹은 감각과의 접촉을 좋아하지만 거기에서 지혜를 얻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감각이야말로 우리를 쾌락과 탐닉으로 이끌 수도 있고 지식과 지혜로도 이끌 수 있다. 눈과 귀, 코와 혀, 몸과 마음은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기만 하면 지혜가 솟아나도록 도와줄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그것들이 우리를 방해한다고 생각하면서 보지도 듣지도 않고 싶다며 그것들을 부정한다. 모든 외적인 조건을 배제한다면 무엇으로 명상하겠는가. 우리는 모든 것, 심지어 나쁜 것까지 수행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감각을 다스리라 함은 아무 것도 보거나 듣지 말고 냄새를 맡거나 맛보지 말고 ..
6장 계율에 대한 이해 6장 계율에 대한 이해 수행은 결코 쉽지 않다. 수행의 실천과 이해가 부족하다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 계율도 마찬가지다.특정한 계율이나 가르침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열정과 경외심을 가지고 그것을 공부해야 한다. 이해할 수 없을 때는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노력하지 않는 자체가 이미 계율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전 열한 시밖에 안되었는데 하늘이 어둡고 해도 시계도 없어 오후라 짐작하지만 공양을 한다. 먹기 시작했는데 구름이 걷히고 태양이 드러난다. 알고 보니 겨우 열한 시가 조금 넘었다. 그렇더라도 이것은 계율을 어긴 것이다. (계율은 새벽에서 정오 사이에만 식사하도록 되어 있다.) 정오를 넘기지 않았는데 왜 어긴 것일까? 행위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행동이 부주의하고 태만했던 ..
7장 누락분 보충필요함
8장 우리는 왜 여기 있을까 제8장 우리는 왜 여기에 있을까? 육신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머지 않아 볼 수 없게 될 테니 말이다. 육체는 어떻게 소멸할까? 얼음 덩어리를 생각해 보라. 아주 큰 얼음 덩어리를 햇볕 아래 놓아두고 지켜보라. 우리의 몸이 사라지는 바와 같다. 인간의 몸은 흙과 물, 바람과 불 네 가지 원소로 이뤄져 있다. 육신의 단단한 부분, 이를테면 살과 피부, 뼈 같은 것들은 흙이다. 액체로 된 부분은 물이다. 따뜻한 것은 불이며 몸 안에 흐르는 기류는 바람이다. 사람들은 해골을 보고 무서워한다. 나는 그들을 한 번도 자신의 모습을 본 적 없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수계식 때 수계를 받는 이들은 명상의 다섯까지 기본 주제인 몸의 털, 손톱, 이, 피부에 대해 배운다. 붓다께선 이 ..
9장 감각적 욕망의 홍수 제9장 감각적 욕망의 홍수 우리는 바깥만 보고 안을 들여다 보지 않는다. 우리는 형태와 소리, 냄새와 맛, 육체적 감각의 홍수에 침몰해 있다. 붓다께서는 지혜를 개발하는 기술만 가르쳐 주셨다. 스승들의 법문을 들으면서 왜 진리를 스스로 깨달을 수 없을까? 그것을 방해하는 ‘감각의 홍수’, ‘형성의 홍수’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형성은 곧 ‘존재와 윤회’이다. 감각적 욕망은 보고 듣고 맡고 느끼고 생각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것들은 스스로를 동일시하면서 마음이 그것을 붙잡고 얽어맨다. 형성은 태어남의 조건이다. 우리가 무척 아끼는 사과과수원이 있다고 치자. 지혜로 명상하지 않으면 과수원도 형성이다. 과수원을 ‘내 나무’라고 생각하는 한 만약 누군가가 도끼를 들고 나무 한 그루를 베려고 하면, 내가 죽는 마냥 ..
10장 진리의 두 얼굴 제10장 진리의 두 얼굴 삶엔 두 가지 길이 있다. ‘속세의 쾌락에 빠지느냐, 그것을 초월하느냐’, 지식에도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속세의 지식과 진정한 지혜라고 할 수 있는 초월적 지식’ 속세의 지식은 무지와 같다. 분명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며 끝도 없다. 칭찬과 쾌락을 따르는 속세의 목표를 중심으로 맴돌 뿐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무언가를 이루고 싶어한다. 그러나 복잡한 속세에서 진정으로 의미 있는 무언가를 성취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붓다께선 감각의 대상을 마라(악의 신)의 덫이라고 하셨다. 감각의 덫이야말로 마라의 덫이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사고도 마찬가지다. 감각에 탐닉하는 사람은 그물에 걸려든 물고기 신세와 같다.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고 당신은 양면을 다 보아야 ..
11장 흔들 수 없는 평화 제11장 흔들 수 없는 평화 나는 오늘 여러분께 ‘법’이라는 선물을 드리려 한다. 담마, 즉 ‘법’이란 무엇인가? 법은 우리가 가진 모든 문제와 고통을 파고들어 그것들을 서서히, 그리고 완전히 소멸시킨다. 법이야말로 일상 속에서 날마다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만 마음속에서 어떤 감정이 일어도 그에 대처할 수 있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고 지혜를 깨닫기 위해서는 마음을 계발하고 훈련해야 한다. 명상의 주제는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우리의 몸과 마음속에 있다. 마음은 빗물처럼 그 자체로는 순수하다. 깨끗한 물이 노란색을 만나면 노란색이 되듯이. 감각을 따라갈 때 마음은 혼탁해지고 그 속에서 길을 잃는다. 행복을 느끼면 행복에 빠져들고 고통을 느끼면 고통에 빠져든다. 끝없는 혼란의 연속으로 결국 사..
12장 치우치지 않는 마음 제12장 치우치지 않는 마음 마음을 고요하게 한다는 것은 균형을 유지한다는 의미이다. 평상시 마음은 고요하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다. 이런 마음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몸을 튼튼하게 하려면 운동을 하고 힘을 길러야 하지만 마음을 강하게 하려면 이런저런 생각을 하지 않는 고요한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좌선을 하면 마음이 정제된다. 선정의 첫째 단계에서는 다섯 가지 요인이 필요하다. 마음을 명상의 주제로 가져오고, 주제에 대해 명상하고, 환희(피티)가 명상의 주제로 떠오르고, 그 다음엔 행복(수카)이 따가온다. 이 네 가지가 모두 마음속에 함께 있으며, 고요 속에 세워진다. 그들은 결국 하나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요소는 마음이 하나에 집중된 상태(에카가타)이다. 이미 네 가지 요소가 모두 있는데..
13장 조화 속의 길 제13장 조화 속의 길 좌선을 할 때 눈을 감으면 주의가 내면으로 향한다. 주의를 호흡에 집중하고 모든 감정과 알아차림도 그곳으로 모은다. 마음이 혼란에 빠져 집중할 수 없을 때는 최대한 크고 깊게 숨을 들이쉰 다음, 아무 것도 남지 않을 까지 내뱉으라. 수차례 반복하다 보면 익숙해져 마음은 모든 외적인 것을 버리고 알아차림이 견고하게 세워진다. 마음이 정화될수록 호흡도 정화된다. 모든 감흥이 또렷하게 느껴진다. 여기서 계율과 선정, 지혜가 솟는다. 바로 이것을 ‘조화 속의 길’이라 부른다. 마음속에 이러한 조화가 있는 한 혼란은 없으며 모든 것은 하나가 된다. 이것이 선정이다. 호흡을 오래 관찰하다 보면 호흡의 의식이 멈추고 아주 희미한 의식만 남게 된다. 이제 무엇을 명상해야 할까? 오직 우리의 앎,..
14장 마음훈련 제14장 마음훈련 아잔 문 선사와 그의 스승 아잔 사오 선사 시대에는 생활이 오늘날 보다 훨씬 단순했다. 아무도 배고픔에 대해 불편하지 않았고 불평하는 대신 자신을 돌보는 법을 배웠다.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온갖 위험 속에서 끈기와 인내로 수행에 정진했다. 오늘날의 상황은 우리를 정반대로 몰아가고 있다. 끈기가 인내가 점점 약해지고 명상과 규범도 느슨해졌다. 고대 승려의 전통에 따르면, 승려는 스승 밑에서 적어도 오년은 배워야 한다.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고 여러 날을 지내야 한다. 말이 너무 많아서도 안되고 책도 읽지 않는다. 다만 마음만 읽을 뿐이다. 마음은 우리에 갇혀있는 무서운 호랑이 같다. 마음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말썽을 피운다. 그러니 당신은 명상과 선정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마음 훈련을..
15장 나를 알아야 남을 안다 제15장 나를 알아야 남을 안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물고기가 달아나지 못하도록 조심스럽게 그물을 천천히 끌어올려야 한다. 수행도 마찬가지다. 수행에 자질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수행의 길이 불가능한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끈기와 인내를 발휘해야 한다. 몸부림치는 물고기를 다루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멈추지 않고 천천히 끌어올리면 된다. 물고기가 지쳐 더 이상 펄떡이지 않을 때 쉽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만물의 무상함이야말로 불교 가르침의 바탕이다. 행복도 불행도 영원하지 않고 모두 믿을 만한 것이 못된다. 영원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런 깨달음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기분과 감흥에 대한 믿음을 거두어 드릴 수 있다. 세상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든 돌아가지 않든, 그것은 우리와 아무 상관이..
16장 마음을 지켜보라 16장 마음을 지켜보라 마음에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마음이 조건 지어진 것들과 자아라는 개념에 현혹되었기 때문이다. 마음은 실체가 없는 일련의 상태일 뿐이다. 마음에 조건이 지어지기 때문에 마음이 움직인다. 좋아하면 좋아함에 조건 지어지고 싫어하면 싫어함에 조건 지어지는 것이다. 우리의 깨어있음이 이러한 마음의 증식을 따라잡지 못하면 마음은 세상을 따라 조건 지어지고 마음이 움직일 때마다 그 순간에는 인습적인 진리가 된다. 붓다는 이렇게 변하는 마음의 조건을 명상하라 하셨다. 불안정하고 불영속적이며 불만족스러운 모든 조건 지어진 현상은 제행(諸行)의 공통적 특징이다. 이것이 무명의 행(상카라)의 원인이자 조건이라는 연기의 법칙과도 통한다. 행은 인식의 원인과 조건이 되고 인식은 다시 정신과 육체의 원인과..
17장 자연의 이치를 따르라 제17장 자연의 이치를 따르라 수행은 직접 체험하고 깨달아야 한다. 명망있는 학자들은 초선, 제2선 등 정리하지만, 심오한 평화에 도달한 마음은 글로 기술된 이론으로 알 수 없다. 좌선하다 마음이 평정에 이르면 ‘초선일거야’하는 순간 평정이 깨어지고 만다. 마음에는 표지판이 없다. 수행의 속도는 우리의 통제권 밖에 있다. 나무를 심었다고 생각해 보라. 나무는 어느 정도의 속도로 자라야 하는지 스스로 알고 있다. 우리가 천천히 자라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미혹이다. 그저 우리가 할 일을 한다면 그에 따르는 결과가 있을 것이다. 땅을 파서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해충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이 해야 할 일이다. 그 뒤로는 믿음이 필요하다. 나뭇가지를 잡아당겨 더 빨리 자라게 할 수 없다. 그것은 자연의 ..
18장 마음의 불청객 대하는 법 제18장 지금 당장 시작하라 - 마음의 불청객 대하는 법 마음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가만히 관찰해 보면 참 재미있다. 마음의 이치를 안다면 이 과정이 어떻게 마음을 세뇌하는지도 알 수 있다. 정신적 감흥은 마음의 손님이다. 불청객이다. 우리를 찾아오는 불청객은 갖가지 방법으로 마음에 조건을 짓고 흔들어 놓으려고 한다. 손님들이 들고 온 문제가 우리 마음과 뒤엉키면 정신적 감흥이 발생한다. 그 문제가 무엇이든 어디로 우리를 끌고 가든 모두 잊어버려라. 그러한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어떤 손님이 다녀가는지 알고 있으면 된다. 명상을 할 때는 평상시에는 잘못이 아닌 일도 잘못이 될 수 있다. ‘오늘은 한 시 전에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겠어’라고 결심한 순간 이미 나쁜 업을 쌓는 것이다. 명상이 제대로 이뤄진 ..
19장 버림의 명상 제19장 왜 명상을 하는가 - 버림의 명상 왜 명상을 하는가? 마음이 알아야 할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옳고 그름을 분간하지 못하고 무엇이 고통을 일으키고 무엇이 의심의 원인이 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의심과 분노에 휩싸여 흔들리기 때문이다. 완전한 앎 즉, 매 순간 지속적이고 흔들리지 않는 깨어있음이 있을 때 이를 ‘평정’이라고 부른다. 알아차림과 스스로 깨어있음이 함께 있는 것이다. 지혜가 있으면 감각의 대상에 대한 통찰도 있다. 예를 들어 명상 중에 친구를 떠올렸다면 지혜는 ‘지금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그만 잊어버려’라고 말한다. 내일 어디를 갈지 생각하다 보면 지혜는 ‘나는 관심없어. 그런 문제 따윈 신경쓰고 싶지 않아’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생각들이 떠오르면 ‘아..
20장 세상에서 가장 힘겨운 전쟁 제20장 세상에서 가장 힘겨운 전쟁 속세와 법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법이 있는 곳에 속세가 있고 속세가 있는 곳에 법이 있다. 번뇌와 싸우는 내면의 전쟁과 상대를 정복하는 바깥의 전쟁이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정복하는 대신 변화하는 감정에 인내심으로 저항하고 견딤으로써 마음을 정복해야 한다. 붓다의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증오와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 우리는 해로움과 불화를 일으키는 모든 것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 자신을 정복해야 한다. 번뇌와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과 싸워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힘겨운, 법의 전쟁이다. 선을 악으로 보든 악을 선으로 보든 우리는 세상을 본다. 견해를 갖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 견해에 집착하는 것이다. 마치..
21장 앉거나 서거나 제21장 평화는 이미 당신 안에 있다- 앉거나 서거나 앉아서 들숨과 날숨을 관찰하고 호흡에 익숙해져라. 마음이 한 치의 의심없이 호흡 곁에 머물도록 하라. 언젠가는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듯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듯이, 누가 그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듯이 그저 계속 노력해라. 먹을 때도 항상 깨어있으라. 음식을 씹고 삼키면 음식은 어디로 가는가. 어떤 음식이 입맞에 맞고 안맞는지 인식하라. 음식의 양도 가늠해 보라. 다섯 숟가락 더 먹으면 되겠다 생각이 들면 거기서 멈추고 적당한 양만 먹는다. 잠도 경계해야 한다. 잠은 꼭 한번만 자야 한다. 눈이 떠지면 곧바로 일어나고 다시 잠들지 말라. 눈이 떠지면 충분히 자지 못했더라도 일어나 세수를 하고 걷기 명..
22장 몸의 길, 마음의 길 제22장 몸의 길, 마음의 길- 감흥, 확실치 않아 명상을 위해 지나치게 욕심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 향이 타 없어질 때까지 절대로 일어나지 않겠어!’ 그러곤 눈을 떠 두세 번 확인해 보다가 자신을 책망한다. ‘난 정말 한심해! 구제불능이야!’ 이것은 악의의 훼방꾼이다. 집중하라는 것은 초연함으로 집중하라는 의미이지 자신을 옭아매라는 의미가 아니다. 수행은 꾸준히 해야 한다. 이것을 ‘자세를 불문한 수행의 일관성’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마음의 길은 무엇일까? 오늘 하루 몇 번이나 기분이 가라앉았나? 몇 번이나 기분이 고조되었나? 이런 것들을 스스로 알아야 한다. 마음의 감흥이 일면 좋아함이든 싫어함이든 선함이든 악함이든 ‘이건 확실치 않아’하면서 잘라내라. 모든 것을 불확실한 것으로 인식하면 그것들..
23장 알아차림 제23장 알아차림 붓다께선 우리를 대신해서 수행을 해줄 수는 없다고 하셨다. 수행의 결실은 가르침 자체가 아닌 우리 마음속에서 맺어지기 때문이다. 법은 수행 속에서 일어나고 수행을 통해 깨닫는 것이다. 수행은 ‘깨어있음’을 강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깨어있음이 지혜와 통찰의 원인이 되고, 마음의 이치를 알게 하고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는 방편을 알게 한다. 우리에겐 세상의 것을 통제할 능력이 없다. 우리는 그들의 주인이 아니고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통제하려는 순간 고통이 발생한다. 선정의 각 단계를 계발할 때 마음은 여러 단계로 움직이지만 수행의 기본 원칙을 명심해야 한다. 마음을 고요하게 하려고 애쓰면 마음은 고요해지지 않는다. 그것은 고요에 대한 욕망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자 하는 ..
24장 밤의 정적 속에서 제24장 밤의 정적 속에서- 두려움이 있는 곳으로 가라 화장터로 갔다.사실 가고 싶지 않았지만 스스로에게 강요했다. ‘마음이 그토록 두려워한다면 마음을 죽게 내버려 두겠어’ 내 자리 바로 옆에 시신이 묻혔다. 시체를 나른 대나무로 내 자리까지 마련되었다. ‘좋아. 죽을 테면 죽으라지. 죽어도 좋아. 사람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결국 죽기 위해서니까.’ 밤새 시신쪽을 바라보았다. 무서웠지만 참고 밤을 샜다. 아침이 밝아오자 나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휴! 살았구나! 아무 일도 없었어. 오직 나의 두려움뿐이었어.’ 오후 늦게 또 다른 시체 한구가 들어와 태워졌다. 시체 타는 것을 보면서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여기 앉아서 죽어야지. 눈을 감은 채 죽으리라.’ 타버린 손이 코앞을 흔들고 있는 것만 같았..
25장 모든 것이 법이다 제25장 모든 것이 법이다- 법은 자연이다 과일나무에 꽃이 폈을 때 바람이 불면 꽃이 몇 송이 떨어지고 어떤 꽃은 바람을 견디고 남아 있다가 초록색 열매를 맺는다. 바람이 불고 다시 열매 몇 개가 떨어진다. 그동안 다른 열매가 익고 익은 열매도 결국 떨어진다. 인간에 대해 명상할 때 바람 속 열매를 생각해야 한다. 바람과 열매 모두 아주 불확실하고 불안정하다. 붓다가 된 자네이카 쿠마라 왕은 만물의 불확실성을 깨달은 좋은 본보기가 된다. 그는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고 망고나무를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왕은 망고가 잔뜩 열린 망고나무를 보고 나중에 맛봐야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미처 생각지 못한 것이 있었다. 수행하던 관료들이 망고를 갖기 위해 사방에서 망고나무를 흔들어 열매를 다 가져가 버린 ..
26장 코브라와 함께 살다 제26장 코브라와 함께 살다- 불꺼짐의 평화수행을 위해서는 마음의 모든 움직임, 모든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을 코브라를 관찰하듯 관찰해야 한다. 코브라는 독이 있는 뱀이다. 물리면 죽을 수도 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도 마찬가지다. 알아차림을 바로 세울 수 있다면 바로 그곳에 분명한 이해가 있다. 이 두 가지는 다시 지혜를 불러온다. 알아차림, 분명한 이해, 지혜는 함께 움직이고 이렇게 당신은 밤이나 낮이나 항상 깨어있는 사람이 된다. 모든 현상은 끊임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생성과 소멸, 생과 사이다. 그것이 전부다. 이 깨달음은 세상에 대한 초연함을 일으킨다. 마음이 놓아버림의 경지에 도달해 모든 것을 본성을 따르도록 둔다. 행복이 느껴지면 그것을 알고 불행이 있어도 그것을 안다. ‘안다’는 건은 ..
27장 중도의 길을 걸으라 제27장 중도의 길을 걸으라 중도란 ‘쾌락에의 몰입’과 ‘고통에의 몰입’, 이 두 가지를 모두 초월한 길이다. 깨달음을 얻은 모든 붓다들은 최초의 설법에서 두 가지 극단 사이에 존재하는 감각의 세계에 갇히면 항상 동요할 수밖에 없고 결코 평화를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영원히 윤회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했다. 행복이나 불행, 쾌락이나 슬픔의 뿌리는 모두 욕망이다. 말하자면 행복한 순간 속에서도 비록 의식하지 못할지라도 고통이 숨어있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우리의 욕망대로 움직여 주지 않고 그저 그들의 본성을 따를 뿐이다. 고속도로 한가운데 앉아 질주해 오는 차를 보며 오지 말라고 화를 내며 소릴 칠 수 있는가. 고속도로는 차가 달리는 곳인데 차가 없기를 바란다면 고통을 겪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28장 열매의 맛을 아는 자 제28장 열매의 맛을 아는 자 수행을 하지 않으면 열매가 있는데 열매를 먹지 않은 것과 같다. 그래서 수행은 참으로 중요하다. 수행의 길에서 체험하는 모든 것은 결국 사성제다. 사성제는 몸과 마음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법을 알면 붓다가 우리 마음속에 있고 법이 우리 마음속에 있고 지혜로 이끄는 수행이 우리 마음속에 있다. 이는 우리가 선을 행할 때나 악을 행할 때나 그 행함의 본질을 분명히 인식한다는 의미이다. 붓다께서는 감흥과 마음을 떼어놓으라 하셨다. 마음이 행복과 불행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깨달은 자들이 번뇌를 타파했다는 말은 없앤 것이 아니다. 그랬다면 번뇌가 남아있지 않아야 한다. 사실 번뇌를 없앤다는 건 그것이 무엇인지 알았기에 놓아버린 것이다. 감촉이 느껴지면 뒤에 이어지는 좋아함..
29장 놓아버림 제29장 놓아버림- 인습의 이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낸 인습에 불과하다. 우리가 만들어 놓고, 그 속에서 길을 잃고, 놓아버리지 못하고 제각기 다른 관점과 견해에 집착하고 있다. 인습을 거스르라는 말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불쾌함을 주지 않기 위해 인습은 존중되어야 하고 같이 살아가기에 인습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습과 해탈을 모두 이해하고 집착하지 않고 지혜롭게 행동해야 한다. 인습적 진리를 활용하되 그것을 진리로 믿어선 안된다. 옳고 그름과 관련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인습을 만들었지만 붓다께선 ‘고통’을 기준으로 삼으셨다. 사실 우리는 무엇이 옳은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실용적 관점에서 보면 옳은 것은 ‘우리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해(고통)을 끼치지 않는 것’이라..
30장 수행의 일관성 제30장 영원한 것은 없다- 수행의 일관성 불교의 가르침 중에는 들어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있다. 서고 걷고 앉고 눕는 명상, 네 가지 자세의 일관성을 유지하라는 말이 내겐 그랬다. 후에 안 사실이지만 네 가지 자세의 일관성을 유지하라는 것은 마음의 상태, 즉 깨어있음에 관한 것이었다. 기분을 알고 그 기분에 집착하고 있음을 알 정도의 일관성을 지니고 있다면 비록 놓아버릴 수 없는 상태라 해도 훨씬 나아진 것이다. 이정도면 수행이 50퍼센트에서 70퍼센트 정도는 완성된 것이다. 집착하지 말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듣는다. 이 말은 아무것도 느끼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아무 것도 붙잡지(느끼지) 않으면 명상도 그 무엇도 할 수 없다. 좋다고 하는 것, 나쁘다고 하는 것을 알고 놓아버리라, 보고 놓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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