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장 흔들 수 없는 평화
나는 오늘 여러분께 ‘법’이라는 선물을 드리려 한다. 담마, 즉 ‘법’이란 무엇인가? 법은 우리가 가진 모든 문제와 고통을 파고들어 그것들을 서서히, 그리고 완전히 소멸시킨다. 법이야말로 일상 속에서 날마다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만 마음속에서 어떤 감정이 일어도 그에 대처할 수 있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고 지혜를 깨닫기 위해서는 마음을 계발하고 훈련해야 한다.
명상의 주제는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우리의 몸과 마음속에 있다. 마음은 빗물처럼 그 자체로는 순수하다. 깨끗한 물이 노란색을 만나면 노란색이 되듯이. 감각을 따라갈 때 마음은 혼탁해지고 그 속에서 길을 잃는다. 행복을 느끼면 행복에 빠져들고 고통을 느끼면 고통에 빠져든다. 끝없는 혼란의 연속으로 결국 사람들은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무지해서다. 기분만 따르다 보니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모른다. 아무도 돌보지 않은 마음은 부모가 없는 고아와 같다. 기댈 곳이 없으니 정서적으로 불안하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두 가지로 이뤄져 있다. 몸과 마음이다. 마음이 무엇인가? 사실 마음은 ‘그 무엇’이 아니다. 쉽게 말해, 보고 느끼는 것이다. 경험하는 것이 바로 마음이다. 이 마음에게 우리가 바른 견해를 가르치면 아무 문제도 없다.
명상은 마음을 훈련하여 지혜가 솟아오를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준다. 이때 호흡이 육체의 바탕이 된다. 이것을 호흡 알아차림이라 한다. 마음은 호흡의 시작과 중간, 끝을 알아차리면서 오직 그곳에만 집중한다. 마음이 평화롭고 고요해질 때까지, 그리고 하나가 될 때까지 훈련한다. 하나가 된다는 것은 마음이 호흡에 완전히 몰입하여 호흡자체와 분리될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마음은 자아가 아니며, 실존하지도 않는다. 몸도 흙과 물, 불과 바람 네 가지로 이뤄진 것일 뿐이다. 마음은 만물의 무상함, 고통, 자아없음을 깨닫고 거기서 멈춘다. 그 마음이 바로 법이다.
법이라는 선물은 일상 속에서 명상하고 공부해야 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이 법이, 여러분에게 마음의 평화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줄 것이다. 마음이 법을 보았고 마음이 곧 법이기 때문이다.
- <아잔차의 마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