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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불교&명상 이야기

인간의 탄생과 죽음은 단지 원자들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 우리를 이루는 것, 세상을 이루는 것 - 모든 존재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어린 시절 가장 두려웠던 상상 가운데 하나는 죽음이었다. 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면 몸이 허공에 붕 뜨며 세상이 하얗게 변하는 느낌이 들었다. 죽는 순간, 내 앞에 존재하는 이 모든 것들이 다 사라지고,나의 이런 생각, 느낌조차 없어진 다니. 이보다 더 황망한 일이 있을까? 하지만 물리를 공부하고 원자를 알게 되면서, 죽음을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죽음 뿐만이 아니다. 원자를 알게 되면 세상 만물이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서양 철학사는 탈레스의 말로 시작된다.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 철학 최초의 질문은 만물의 근원, 즉 물리에 관한 것이었다. 이 질문에 데모크리토스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
구나라타나 스님의 「위빠사나 명상」을 읽고 모든 견해와 관념을 내려놓으면 진실을 보리니— 구나라타나 스님의 「위빠사나 명상」을 읽고 선불교 전통의 나라에 초기불교의 수행법이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수행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필연적으로 참선 수행과 위빠사나 수행의 동일점과 차이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선불교 전통은 언어와 개념과 사고를 가장 파격적으로, 극단적으로 다루는 수행법인지라 안목이나 신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오해를 사기 십상이며, 위빠사나 전통은 언어와 개념이라는 양날의 검을 비교적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현대의 지성(이것이 과연 좋은 것인가는 불문하고)을 갖춘 이들에게는 쉽고 친절하게 다가온다. 그 두 전통은 겉보기에는 매우 다른 듯 보인다. 더구나, 위빠사나 수행법은 팔리경전과 논서에 기반한 수행법이라는 역사적 아우라가 ..
아나빠나-사띠 입문자를 위하여 명상에는 '사마타'와 '위빠사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사마타는 선정(삼매)의 계발이고, 위빠사나는 지혜의 개발입니다. 사마타는 위빠사나를 위한 중요한 토대입니다. 사 마 타 = 止(집중) = samĀdhi = 삼매(三昧), 선정(禪定) 위빠사나 = 觀(통찰) = Vipassana = 지혜 붓다께서 말씀하셨습니다.비구들이여, 사마타를 수행하라. 삼매가 있다면, 비구들이여, 비구는 법(사성제) 을 실재하는 그대로(여실히) 알 수 있다.” 깊고 강한 삼매를 계발하기 위해 사마타 수행을 먼저 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사물의 본질을 보기 위한 위빠사나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사마타 명상의 주제는 40가지가 있지만, 대부분의 수행자들이 이 수행법으로 성공하기 때문에 ‘아나빠나-사띠'를 가르칩니다. 상윳따 니까야에..
무상(無常) 무상(無常)이란 일체의 만물이 끊임없이 생멸변화(生滅變化)해서 한 순간도 동일한 상태에 머물러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힌두교의 에서 강조하는 상주설(常住說)을 반대하는 개념으로서 현상계를 시간적 흐름으로 파악한 불교의 근간을 이루는 개념이다. 무상이란 만물은 항상 변하며, 영원한 실체(實體)로 존속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에서, 만물의 실상(實相)을 표현한 것이다. 없던 것이 새로 생겨나는 것도 무상이고, 있던 것이 없어지는 것도 무상이다. 모두 변화에 기인한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붓다의 세계관이다. 무상이란 허무하다는 말이 아니고 변화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무상이라는 것이 불규칙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는 서로 관련을 맺는 관계성 안에서만 존재할 수..
중도(中道) _중도(中道)_ 🌳 [수행자] 질문이 있습니다. 좋아함과 싫어함을 여의고, 중도로 갈 수 있는 지혜로운 길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사야도] 로바(Lobha 탐심貪欲)ㆍ도사(Dosa 성냄, 진심瞋心)가 일어날 때마다, 로바는 어떻게 해서 일어나고, 도사는 어떻게 해서 일어나는지 지켜보도록 하십시오. 로바의 성질은 어떻고, 도사의 성질은 어떤 것인지 자꾸 지켜보도록 하십시오. 그렇게 지켜봐서 로바와 도사의 성질을 알게 되면, 중도(中道)로 갈 수 있습니다. 우뻭카(upekkhā 평정심)의 마음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로바와 도사가 왜 자꾸 커지는가?’하는 것도 알아야 됩니다. 로바가 일어날 수 있는 원인도 여러 가지가 있고, 도사가 일어날 수 있는 원인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지가지로 일어나고 ..
수행을 돕는 바른 생각들 > _수행을 돕는 바른 생각들_ * 수행하는 것을 다 요약하면 8정도입니다. 부처님께서 8만4천 법문을 하셨지만, 그걸 요약하면 37조도품(助道品)이 됩니다. 37조도품을 요약하면 8정도가 되고, 8정도를 요약하면 계, 정, 혜 3학이 됩니다. 계, 정, 혜 3학을 요약하면 사띠입니다. 사띠는 보통의 사띠가 아니라, Appamāda(불방일) sati(아빠마다 사띠)입니다. 잊지 않는 사띠, 항상하는 사띠, 지혜가 있는 사띠입니다. * 【낄레사(Kilesa 번뇌 오염원)가 아주 강합니다. 낄레사를 가볍게 여기지 마세요. 자신을 보세요. 하루 중 담마를 이해하고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고,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나요? 지혜는, 가끔 한 번씩만 나타납니다. 지혜가 나더라도 잠깐입니다. 지혜가 없..
지금, 내 마음이 어디로 흘러가는가? 사람은 외부 환경을 바꾸거나 개선 시킬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이다. 중요한것은 품고 있는 뜻과 의지의 방향이다. 자신을 지배하는 마음의 욕구와 열망, 생각을 바르게 갖고, 온전히 따름으로써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다. 마음의 눈으로 살피는 것을 자기 성찰이라 부른다. 건사하지 않고 방치한 정원은 아무리 아름다워도 이내 잡초가 우거지고 황폐해진다. 마음이 곧 정원이다. 마음에 깃든 생각들을 수시로 건사하지 않으면 쓸데없는 잡념들로 가득 차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인생은 엉뚱한 방향으로 빗나갈 수도 있다. 마음의 텃밭에 어떤 씨를 뿌리는가는 오로지 자기에게 달려있다. 생각은 어느 순간 말과 행동으로 드러나며, 그것은 곧 현실로 나타난다. 고결한 생각을 품었다면 그에 걸맞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나쁜 욕망들..
깨달으면 정말 모든 것이 달라지나? 깨달음은 번뇌가 해소된 경지 신비주의적 현상 집착 말아야 질문) 스님들의 법문을 들으면 깨달음의 세계가 현실과 다른 무엇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깨달음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다른 세계인지, 깨달으면 모든 것이 달라지는지 궁금합니다. 깨달음의 경지는 현실과 다른 세계가 아닙니다. 깨닫는다고 해서 코가 더 커지는 것도, 하늘에서 금덩이가 떨어지는 것도, 모르던 산스크리트를 달통하게 되는 것도, 저 멀리 다른 세계에 가는 것도, 만인을 호령하는 황제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깨닫는다고 해서 이처럼 외형적인 조건이 바뀌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면 도대체 깨달으면 어떻게 됩니까? 초기경에 입각해서 몇 가지를 적어보겠습니다. 첫째, 〈범망경〉(D1) 등에서 부처님께서는 ‘바로 내 안에서(paccat..
‘나’라는 생각 탐심(貪心), 진심(嗔心)이 사라지는 그 잠깐의 순간, ‘나’라고 생각하는 견해도 사라지게 됩니다. '탐욕', '성냄'도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고, ‘나’라고 생각하는 것도 마음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나’라고 생각하는 마음은, 어리석은 마음입니다. 치심(癡心)입니다. * ‘나’라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내가 없다면, 무엇이 있습니까? 몸과 마음입니다. 정신과 물질밖에 없습니다. ‘나’라는 것은 몸과 마음을 가지고, ‘나’라고 정해 놓은 것입니다. 지금 현재 알고 있는 것을, ‘나’라고 부를 뿐입니다. ‘실재하는 자아’라는 것은 없는 것입니다. 그것을 일부러 찾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자아’라는 것은 버려버리고, 지금 현재 있는 것을 알도록 하십시오.🍂 * sati(사띠)로 몸과 마음의 관계,..
에고 Ego 사람들이 '에고' 그러면, 이기적인 생각, 타인을 위하거나 배려하지 않고 오직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생각이나 행위를 떠올린다. '에고이즘' 그러면, '이타주의'의 반대되는 말로써 '이기주의'를 떠올린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어느 누가 남을 먼저 생각하겠는가?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먼저 생각하지. 팔은 안으로 굽고 여유가 있어야 양심과 배려와 눈치 때문에 타인을 생각하게 된다. 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꼬살라국의 왕 빠세나디는 부인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은근히 알고 싶었다. "중전, 그대는 자신보다 더 사랑스러운 사람이 있습니까?" "전하, 저는 제 자신보다 더 사랑스러운 사람이 없습니다." 붓다께서도 이 말이 옳음을 게송으로 증명하셨다. "마음으로 온 세상을 둘러보아도 자신보다 더 사랑스..
경전을 따르는 자 & 경전을 새로 쓰는 자 경전을 따르는 자 / 경전을 새로 쓰는 자 세상의 불변하는 진리에 대한 해답이 팔만대장경 속에 있다고 누군가가 말했다. 과연 그런가? 이천년 전 네팔의 '카필라'라는 작은 왕국에 왕자가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모든 것이 이루어가지리라"라는 뜻을 가진 고타마 싯다르타였다. 그는 왕이 누릴 수 있는 그 모든 것이 예비되어 있었지만 스스로 부귀영화와 모든 것을 버리고 깨달음의 길을 걸었다. 영혼의 스승을 찾아 헤매기도 하고 그 누구보다도 혹독한 단식과 고행의 길을 걸었으며, 종국에는 어떠한 고행도 깨달음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것을 지혜로 알게 되었다. 고행에 지친 몸을 유유히 자유롭게 흘러가는 네란자라 강의 맑은 물에 씻고 강가에서 우유를 짜던 수자타라는 처녀에게 신선한 우유를 얻어 마시고 원기를 회복한 뒤 ..
내 인생은 낡고 오래된 암자와 같다 불만족은 질병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탐욕, 자만심, 질투. 수많은 사람들이 미얀마를 떠나기를 원한다. 나는 여기가 오아시스처럼 좋은데 말이다. 사람들은 서로 서로를 공격적이 되도록 강화하고 또 강화한다. 그들은 행복이 저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른다. 당신의 모든 번뇌를 갖고서는 이 세상 어디를 가더라도 당신은 불행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언제나 무슨 잘못은 있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서로를 비난한다. “나는 불행해, 이건 그 어떤 이의 잘못 때문에 일어난 것이야.” 자기 자신의 잘못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언덕 위에서 매우 다양한 색조를 띄며 지는 해를 바라본다. 연노랑 색으로부터 시작해서 점점 더 짙은 붉은 색으로 일몰은 진행된..
윤회 - 붓다의 무기(無記) 붓다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무기(無記)를 행한 물음 중의 하나는 사후에 우리의 자아가 존속하는가 아닌가의 물음이다. 즉 몸의 기능이 정지하여 부패하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의 자아, 개체적 목숨도 역시 함께 끝나는가, 아니면 몸과 독립적으로 지속되는가? 자아는 몸과 하나인가, 다른 것인가?붓다의 무기는 10무기 혹은 많게는 14무기로 정리가 된다. 이런 물음에 대한 무기는 곧 그중 하나를 긍정하는 상견 또는 다른 하나를 긍정하는 단견 사이에서 그 양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중도에 머무르는 태도로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흔히 붓다의 무기를 상견과 단견 사이의 논쟁 자체가 인간이 근본적으로 알 수 없는 사태에 대한 형이상학적일 뿐이기에 인간의 인식 능력의 한계를 자각한 침묵이라고 해석하지만 붓다의 무기는 ..
사마타 - 위빳사나 이 책의 법문은 몰라민에 있는 파욱 명상센터에 주석하고 계시는 파욱 또야 사야도께서 대만 싱추시 위뚱사에서 2개월간의 명상을 지도하시면서 법문하신 것을 정리한 것이다. 파욱 사야도께서 가르치는 방법은 미얀마의 대부분의 명상센터에서 가르치는 방법과 사뭇 다르다. 이 방법은 경전, 청정도론 그리고 아비담마에 기초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순수 위빳사나만이 소개되어 있어서 그것이 테라와다 불교 수행법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여기 새로운 수행법, 아니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정통 수행법의 실제라 생각되는 수행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머리말 우리나라에 위빳사나 수행법이 전래된 이후로 여러 가지 논쟁이 일어났다. 이전에는 화두 수행법이 붓다 당시부터 전해 내려온 유일한 수행법이며 가장 전통이..
수행의 출발점, 선행(善行) 제악막작 중선봉행 자정기의 시제불교 (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을 받들어 행하라. 스스로 그 뜻을 깨끗이 하는 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니라. - 『출요경』·『법화경』- 칠불통게(七佛通偈) 또는 칠불통계(七佛通戒)라고도 일컫는 과거칠불(過去七佛)의 공통된 가르침으로 알려진 게송입니다. 명심보감 계선편에도 ‘자왈 위선자 천보지이복 위불선자 천보지이화(子曰 爲善者 天報之以福 爲不善者 天報之以禍)’라고 했듯이 선을 행하고 악을 멀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요, 도리입니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만 팔십 노인도 행하긴 어렵습니다.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라고 하여 수행정진을 통하여 깨달음, 또는 깨침의 단계에 이르려 합니다. 불자들은 궁극적 목표를 삼매, 해탈, 열반..
관념 세계 한 거사님이 페이스북의 글을 보고 찾아와 물었다. “스님은 오직 초기불교만 믿습니까?” 난 초기불교 신봉자이기는 하지만 그것도 온전히 믿는 편이 아니다. “저는 제가 경험할 수 있는 것만 믿습니다. 경험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제 머리가 논리적으로 합당하다고 여기는 것만 믿는 편입니다.” “그럼 대승의 화엄경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화엄경은 그것이 만들어진 취지가 재가불자들이 승가를 향해 '너희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도 수행을 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취지로 선재동자 라는 재가자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만든 것입니다.”“화엄경이 꼭 재가자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긴 합니다. 화엄철학은 중중무진법계연기 사상에서도 드러나 있듯이 모두가 다 연결되..
색즉시공 공즉시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色卽是空 空卽是色) 이것이 대승불교의 핵심적인 가르침입니다. 색色은 나타나는 것, 일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로 형태, 형상을 의미합니다. 보이는 것만 형상이 아니라 들리는 것도 느끼는 것도 냄새, 맛, 촉감도 다 형상에 속합니다. 모든 생각과 감정도 미세한 형상입니다. 형상을 집착하는 것, 나타나는 것을 집착하는 것이 윤회의 의미입니다. 형상의 공한 본질을 놓치는 거죠. 나타나는 모든 것(안이비설신, 생각과 감정)은 공空합니다. 공하다는 것은 없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정체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내재의, 자체적인 존재함이 없어요. 영구적인, 견고한, 독립적인 존재함이 없어요(공空). 형상의 일시적인, 환영 같이 일어나는, 공한 본질을 몰라서 형상을 집착합니다. 오감의 대상과 생각과..
중도(中道)는 중용(中庸)과 어떻게 다른가? 많은 사람들이 중도와 중용을 같은 의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용과 중도는 전혀 다릅니다. 중용(中庸)은 유교에서 강조하는 덕목으로서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가장 적절한 행위를 의미합니다. 부처님께서 소나에게 가르친 것이 바로 중용입니다. 잠을 자지 않고, 눕지 않고, 잠시의 휴식도 없이 수행하는 것이 바른 정진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게으름을 피우는 것도 바른 정진이 아닙니다. 정진은 꾸준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건강이나 몸에 맞게 너무 지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마치 잘 조율된 거문고의 줄과 같은 상태에서 수행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중용은 유교에서만 강조한 것이 아니라 불교에서도 강조하는 중요한 덕목입니다. 서양에서도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
열반(涅槃)과 해탈(解脫) 불교에서는 열반과 해탈을 이야기합니다. 일반적으로 열반과 해탈을 같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근본경전에 의하면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열반과 해탈은 말의 뜻에 차이가 있습니다. 열반은 ‘불이 꺼진 상태’를 의미는 ‘nibbāna, nirvāṇa(sk.)’를 번역한 것이고, 해탈은 ‘벗어났다’는 의미의 ‘vimokkha, vimokṣa(sk.)’를 번역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은 탐(貪)·진(瞋)·치(癡) 삼독(三毒)의 불길에 휩싸여 있다고 하셨습니다. 열반은 세상을 불태우는 삼독의 불길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의미합니다. 불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러한 열반을 성취하는 것입니다. 해탈은 ‘벗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즉, 어떤 구속이나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을 해탈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해탈은 구..
명상의 핵심은 주시 ​명상의 핵심은 주시이다. 명상은 모험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모험이 명상이다. 명상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다. 거기엔 아무 행위도 없다. 사념도 없고 감정도 없다. 명상 속에서 그대는 그저 존재할 뿐이다. 그것은 순수한 기쁨이다. 아무런 행위도 없이 존재할 때 이 순수한 기쁨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 기쁨은 어디에서 오는 것도 아니며, 또는 모든 곳에서 온다. 이 기쁨은 다른 원인에 의해 유발되는 것이 아니다. 존재 자체가 기쁨이라는 재료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모든 행위가 중단되고 단순히 존재하는 것, 그것이 명상이다. 명상은 행할 수도 없고 연습할 수도 없다. 그대가 할 일은 다만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시간날 때마다 모든 행위를 중단하고 단순히 존재하라. 생각 또..
모든 문제에 대한 세 가지 해결책 ‒ 모든 문제에 대한 세 가지 해결책 —받아 들여라, 받아들일 수 없다면바꾸어라, 바꿀 수 없다면내버려 두어라!
'경계에 끄달리지 말라'는 말 불교를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 중에, ‘경계’가 무엇인지를 묻는 이들이 더러 있다. 스님들의 법문을 듣다 보면 늘 ‘경계에 끄달리지 말라’는 말을 듣는데, 그 경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궁금해한다. 이 경계가 바로 육근의 감각대상인 육경을 의미하는 것이다. 육근 즉, 눈귀코혀몸뜻이라는 우리의 감각기능들이 각각의 대상인 색성향미촉법을 대상으로 감각활동을 하는데, 각각의 감각기능들은 그 대상을 감지하면서 그 경계에 끄달리게 되는 것이다. 눈으로 무언가를 볼 때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보기 싫은 것, 보고 싶은 것 등을 나누어 놓고, 보고 싶은 것이나 보기 좋은 것은 더 많이 보려고 애쓰고, 보기 싫은 것은 고개를 돌리거나 보지 않으려고 도망치기도 하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 때문에 마음이 외부의 대상에 ..
마음가짐이 바르게 되었을 때 수행하십시오 나를 흔든 책 - 우 떼자니야 사야도의 마음가짐이 바르게 되었을 때 수행하십시오 이 책 『마음가짐이 바르게 되었을 때 수행하십시오』(쉐우민 수행센터)는 미얀마 쉐우민 센터의 선원장인 우 떼자니야 사야도가 수행자들에게 한 법문을 엮은 것이다. 우 떼자니야 사야도는 교학보다는 수행을 강조하는 분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상좌부쪽 스님들은 수행 법문을 할 때에도 교학적 해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우 떼자니야 사야도는 경전이나 논서를 거의 인용하지 않고 수행 법문을 전개하고 있다. 스승인 쉐우민 우 꼬살라 사야도의 모습과 유사한 것 같다. 사실 부처님 당시 제자들은 경전을 해박하게 알아서 아라한이 된 것이 아니다. 짧은 법문만 듣고 성자가 된 분들이 허다했다. 그런 측면에서 쉐우민 선원의 가풍은 ..
진정한 삶 진정 내게는 사야도(큰스님)가 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지금 이곳에서 누리고 있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삶은 단순히 지난 선업의 결과만이 아닙니다. 나는 매순간 선택의 기로에 섰고 그때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삶을 선택했습니다. 고독과 함께 사는 법을 아는 자만이 자기 자신과 사는 법을 알게 됩니다.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나요? 삶에서 어떤 가치를 가장 높게 두는지요? 어떤 것에도 만족하지 못하면서 우리들은 여전히 '~ 하다면 행복할 텐데'라고 되뇌입니다. 그러나 그런 조건적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고통을 추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사실을 깊이 이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놓아버림을 배우게 됩니다. 사람들과 말하지 않고 홀로 있을때 나는 다른 세계에 머뭅니다. 나는..
아나빠나사띠 수행하는 법 붓다의 호흡법 — 아나빠나사띠 수행방법 (Ana들숨 pana날숨 sati마음챙김) - 주로 생각이 많은 수행자에게 좋음, 하지만 대부분의 수행자에게 적합한 방법 - 보편, 특수, 모든 보살과 부처님께서 이것으로 선정 성취 - 40가지 선정수행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가장 무난 「대념처경」에 이르기를. • 들이쉬는 숨이 길면 '길게 들이쉰다'고 알아차리고, 내쉬는 숨이 길면 '길게 내쉰다'고 알아차린다. • 들이쉬는 숨이 짧으면 '짧게 들이쉰다'고 알아차리고, 내쉬는 숨이 짧으면 '짧게 내쉰다'고 알아차린다. • 숨의 전과정을 알면서 들이쉬고, 숨의 전과정을 알면서 내쉰다. • 숨을 고요히 하면서 들이쉬고, 숨을 고요히 하면서 내쉰다. 이 구절만 가지고 수행을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주..
몸은 잠시 머무는 집 누구나 하는 염색도 하지 않았다. 백발에 가까운 은빛 머리칼은 바람에 자연스럽게 흩날린다. 얼굴엔 화장기 하나 없다. 헐렁한 바지에 소박한 신발. 언뜻 보면 아주 평범한 여인이다. 다만 짙은 눈썹과 윤곽이 뚜렷한 이목구비는 과거에 그가 은막 스타였음을 증명해준다. “호탕하게 살아야 해요.” 그는 ‘호탕’이라는 단어를 썼다. 40년간 요가와 명상을 하며 몸과 마음을 가꿔온 문숙(61·사진)은 “어떻게 사는 것이 자연스런 삶인가”라는 물음에 주저 없이 ‘호탕하게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반문한다. “인간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작용 가운데 인간의 생각과 의지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되죠? 피는 알아서 돌아가고, 소화도 스스로 알아서 해요. 신비롭게도 우리 몸은 알아서 숨을 쉬며 삶을 ..
깜놀! 아내의 삭발 ▲ 보름 만에 만난 아내는 '욕심을 버리고 살고 싶어서'라는 이유로 불쑥 삭발을 하고 나타났습니다. #1 아주 오랜만에 아내를 만났습니다. 사진 장비를 싣고 이곳저곳을 다녀야하는 강의때문에 아내의 차량을 제가 사용한 탓도 있지만 서울에서 직장생활에 어른을 모셔야하는 팍팍한 일과로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심학산 자락의 한 초등학교에서 강의를 마치고 아내에게 전화를 하자 아내가 탄 버스가 심학산돌곶이꽃마을정류장을 지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함께 저녁이라도 먹을 요량으로 버스에서 내리도록하고 아내를 태우러 갔습니다. 그런데 '깜놀'! 아내가 삭발을 한 것입니다. 아내의 머리는 마침 한강으로 가라앉고 있는 석양처럼 둥근 모습이었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살려고..." 겸연쩍은 미소를 띠며 말했습니다. ..
노승의 염주 3년 전입니다. 그녀가 라오닝성 선양에 머물 때 하루 일정의 나들이로 번시本溪의 관문산에 올랐습니다. 선양에서 번시까지는 기차로 한 시간, 번시에서 관문산까지도 버스로 한 시간 남짓한 거리라 하루 일정이지만 걸음을 바삐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관문산은 요녕의 황산으로 불리는 만큼 수려한 산세입니다. 그 산을 담은 호수로 인해 더욱 사람의 발길이 많습니다. 온 산의 단풍과 그 불타는 산이 빠진 호수,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관먼산 나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 돌아와 그때를 돌이켜보면 그녀의 가슴속에 지금도 가득한 것은 현란한 단풍과 넓은 호수가 아니라 한 노스님입니다. "산 중턱 낡은 산사였습니다. 그 절은 관광객들의 몇 푼 시주로 살림을 꾸리는 형편 같았어요. 경내로 들어서자 멀리 마당을 쓰는 ..
차마고도 2 - 순례의 길. ▶︎ 차마고도 6부작 보기
아놀드 토인비와 아인슈타인의 불교관 아놀드 토인비(1889~1975)는 알다시피 20세기 가장 위대한 역사학자 중 한명이다. 영국 옥스포드대 교수였던 그가 세상을 떠나기 몇 년 전 옥스포드 학술회의에서 긴 연설을 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엔 수많은 학자들과 학생, 언론인들이 참석했다. 연설이 끝나자 누군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흥미로운 질문 하나를 던졌다. "아놀드경, 당신은 오늘날 가장 위대한 역사학자로 존경받고 있습니다. 만약 미래에 그러니까 200, 300년 뒤 역사가들이 20세기 가장 중요한 사건을 꼽으라고 한다면 무엇을 꼽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차 세계대전이나 아돌프 히틀러의 대량학살일까요, 아니면 공산주의의 몰락 또는 여성 인권의 신장인가요? 우리 시대의 최고의 사건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러자 토인비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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