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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생활 속의 수행_남상욱님

촌야에 묻혀


어젯밤 일찌기 대문을 걸어 잠그고

외부로 향하는 매체인 tv, 핸드폰을 끊고 마음마저 끊었다.

그리곤 전등을 모두 끈 채

마당에 의자를 놓고 비스듬히 누워 달구경을 하였다. 

고요하고 적막한 가운데

상현달처럼 약간 모자란 기쁨이 동무로 찾아와 같이 즐기고 놀았다.

촌야에 묻혀 세상을 잊으니

구하지 않아도 덤으로 오는게 있고,

남들이 가진 것을 포기하니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얻을 수 있어서 참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할 일은 저절로 찾아오고,

재미를 찾지 않으니 재미있는 것도 없고 재미없는 것도 없다. 

이른 아침 대문을 여니 낮으막한 앞산이 마실을 오고

맑은 새소리 손님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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