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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생활 속의 수행_남상욱님

수행(修行)


《수행》

당연하다고 믿는 것이나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심지어 옳다고 믿는 것들까지
진지하게 숙고하고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것들은 질서를 유지하고 
개인의 만족과 행복의 근간이며
바른 길로 나아가기 위한 지표가 되기에
삶에 필요한 것이지만,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오히려 그것들은 
내면에 깊이 조건지어져서 
사사건건 자신과 남을 재단하는 
낡은 잣대이자 칼이 되며
스스로를 옭아매는 틀이 되고
상대를 미워하고 배척하는 근원이 된다.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은
모든 대상으로부터 일어나는 
마음을 알아차림으로서
그것이 어떤 조건지어진 
틀에서 형성된 것인지
그것이 어떤 패턴으로 작용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나아가 그 조건 지어진 틀이 
진정으로 타당한 것인지
그것으로 인해 어떤 감정이 오고가며
과연 나와 타인에게 유익한 것이며
그것은 항상(恒常)한 것인가에 대한 
통찰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인식 속에 있는
모든 과거는 이미 지나갔으니
그것으로부터 배우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그것에 대비하면 될 뿐
실체없는 허상에
꺼둘리며 집착할 것이 없다.

그 어떤것이든 생각이라는 것은
과거의 일이거나 
미래의 일이거나
과거와 미래를 근거로 지어낸 허상이니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실재하고 현존 할 뿐
이 현존이야 말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영원으로 가는 지점이며
깨달음의 길이며 
깨달음 그 자체라는 것

따라서
밥을 먹을 때는 오직 밥을 먹고
걸을 때는 오직 걷고
일을 할 때 오직 일을 하며,
어디서 무엇을 하든
오로지 현재에 머무는 
연습을 하는 것

그 과정에서 오고가는 마음들을 살펴
그것의 품성을 알고 체득하며
그것에 꺼둘리지 않고
지혜가 생겨나는 것
그것이 곧 수행의 길이다.

이 길을 감에 있어 
오계를 수지하고 감관을 단속하여(계)
마음을 고요히 하며(정)
늘 깨어있으리라는(혜)
칼날을 품지 않으면
수행이라는 말이 헛되고 헛된 일이니

비록 익숙치 못해 걸리고 넘어지며
찰나에 놓치고 헤맬지라도 
굳건히 사성제(四聖諦)의 도리를 지켜갈 때 
비로소 닙바나의 길로 향하는
진정한 수행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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