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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無心님의 불교이야기

법을 귀의처로 삼아[法歸依]


"그대들은 자신을 섬으로 삼고[自燈明] 자신을 귀의처로 삼아[自歸依] 머물고, 남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말라. 법을 섬으로 삼고[法燈明] 법을 귀의처로 삼아[法歸依] 머물고, 다른 것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말라."

_병 경(S47:9) Gilāna-sutta_ 🌷

3. 세존께서는 안거를 하시는 도중에 혹독한 병에 걸려서 죽음에 다다르는 극심한 고통이 생기셨다. 거기서 세존께서는 마음 챙기고 알아차리시면서 흔들림 없이 그것을 감내하셨다. 그때 세존께 이런 생각이 드셨다.

‘내가 재가신도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비구 승가에게도 알리지도 않고 완전한 열반(무여 열반, 빠리닙바나, 반열반)에 드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니 나는 이 병을 정진으로 다스리고 생명의 형성을 굳세게 하여 머무르리라.’

4. 세존께서는 그 병을 정진으로 다스리고 생명의 형성을 굳게 하여 머무셨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그 병을 가라앉히셨다. 세존께서는 병이 나으신지 얼마 되지 않아서 승원의 그늘에 마련된 자리에 앉으셨다. 그러자 아난다 존자는 세존께 다가가서 경의를 표하고 난 후 한 쪽에 앉았다. 한 쪽에 앉은 아난다 존자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 인내하시는 모습을 뵈었습니다. 저는 세존께서 병에서 회복하시는 모습을 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아프셨을 때 저의 몸은 마치 중독성이 있는 술이나 음료에 취한 것과 같이 되어버렸고, 방향 감각을 잃어버렸고, 어떠한 법들도 제게 분명히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제게는 ‘세존께서는 비구 승가를 두고 아무런 분부도 없으신 채로 완전한 열반에 들지는 않으실 것이다.’라는 어떤 안심이 있었습니다.”

“아난다여, 비구 승가는 나에 대해서 무엇을 더 바라는가?

아난다여, 나는 안과 밖이 없이 법을 설하였다.

아난다여, 여래가 가르친 법들에는 스승의 움켜쥔 주먹과 같은 것이 따로 없다.

아난다여, ‘나는 비구 승가를 거느린다.’거나 ‘비구 승가는 나의 지배를 받는다.’라고 생각하는 자는 비구 승가에 대해서 무엇인가를 분부할 것이다.

아난다여, 그러나 여래에게는 ‘나는 비구 승가를 거느린다.’거나 ‘비구 승가는 나의 지배를 받는다.’라는 생각이 없다. 그러므로 여래가 비구 승가에 대해서 무엇을 분부한단 말인가?

아난다여, 이제 나는 늙어서 나이 들고 노쇠하고, 긴 세월을 보냈고 노후하여, 내 나이가 여든이 되었다.

아난다여, 마치 낡은 수레가 가죽 끈에 묶여서 겨우 움직이는 것처럼 여래의 몸도 가죽 끈에 묶여서 겨우 생명을 유지한다고 여겨진다.

아난다여, 여래가 모든 표상들을 마음 기울이지 않고 이런 세속적인 명확한 느낌들을 소멸하여 표상 없는 마음의 삼매에 들어 머무는 그런 때에는 여래의 몸은 더욱 더 편안해진다.”

5. 아난다여, 그러므로 여기서 그대들은 자신을 섬으로 삼고[自燈明] 자신을 귀의처로 삼아[自歸依] 머물고, 남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말라. 법을 섬으로 삼고[法燈明] 법을 귀의처로 삼아[法歸依] 머물고 다른 것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말라.”

아난다여, 그러면 어떻게 비구는 자신을 섬으로 삼고 자신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고, 남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않는가?

여기 비구는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머문다. 정진함과 알아차림과 마음지킴을 지니면서, 세상에 관련한 탐욕과 근심을 벗어나서 머문다.
여기 비구는 느낌에서 느낌을 관찰하며 머문다. 정진함과 알아차림과 마음지킴을 지니면서, 세상에 관련한 탐욕과 근심을 벗어나서 머문다.
여기 비구는 마음에서 마음을 관찰하며 머문다. 정진함과 알아차림과 마음지킴을 지니면서, 세상에 관련한 탐욕과 근심을 벗어나서 머문다.
여기 비구는 법에서 법을 관찰하며 머문다. 정진함과 알아차림과 마음지킴을 지니면서, 세상에 관련한 탐욕과 근심을 벗어나서 머문다.

아난다여, 이와 같이 비구는 자신을 섬으로 삼고 자신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고 남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않으며, 법을 섬으로 삼고 법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고 다른 것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않는다.”

6. “아난다여, 누구든지 지금이나 내가 죽고 난 후에 자신을 섬으로 삼고 자신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고 남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않으며, 법을 섬으로 삼고 법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고 다른 것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않으면서 정진하는 비구들은 최고 중의 최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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