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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바로보는 불교_무념 스님

손오공


내가 끝없는 생각에 끄달릴 때, 남들도 그런 줄 알았죠.
생각이 어느 정도 가라앉았을 때, 남들도 고요해 보이더군요.
그동안 나만 바보같이 번뇌로움 속에 살고 있었네.

내가 성욕에 끄달릴 때, 남들도 성적 상상을 하며 살고 있는 줄 알았죠.
성욕이 가라앉고 제거되었을 때, 남들도 바르고 정직하게 살고 있더군요.
그동안 나만 발정난 돼지처럼 살고 있었네.

내가 이것저것 하고 싶은 욕망 속에 살고 있을 때, 남들도 그런 줄 알았죠.
욕망이 가라앉고 소멸했을 때, 남들도 고요하고 편안해 보이더군요.
그동안 나만 끈적이는 욕망 속에 피곤하게 살고 있었네.

내가 충족되지 않는 욕망에 짜증을 내고 불만족에 분노하며 살고 있을 때, 남들도 그런 줄 알았죠.
분노가 제거 되고 가라앉았을 때, 남들도 인욕하고 성인군자처럼 살고 있더군요.
그동안 나만 소인배처럼 짜증과 분노 속에 살고 있었네.

내가 이기심으로 자신만을 위해 살고 있을 때, 남들도 그런 줄 알았죠.
이기심이 극복되고 제거했을 때, 남들도 이타적이고 자비심으로 살고 있더군요.
그동안 나만 이기적인 놀부처럼 살고 있었네.

내가 우월감으로 남들을 아래로 보며 살고 있을 때, 남들도 지 잘난 맛에 살고 있는 줄 알았죠.
우월감이 가라앉고 제정신으로 돌아오니, 모두가 나보다 낫더군요.
그동안 나만 열등감을 이기지 못하고 우월의식으로 포장하고 살고 있었네.

내가 번뇌가 사라지고 고요와 평화를 되찾았을 때, 남들도 고요와 평온 속에 살고 있더군요.
그동안 나만 바보같이 헛깨비, 그림자, 안개, 환상 판타지 속에서 살고 있었네.
뒤집힌 눈깔이 정상으로 돌아오니, 부처님 손바닥에 손오공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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