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과 수행
교학과 수행이 둘이 아니라고 둘이 함께 가는 것이라고 보조 국사께서 말씀하셨지요. 그런데 선종의 선지식들은 교학과 수행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절대 함께 갈 수 없다고 말씀하셨지요.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 문자에 의지하지 않고, 교학과 별개로 전해지는 가르침, 곧바로 마음을 가리켜, 성품을 보아 깨달음에 이른다." 중국의 대승불교에서 삼론, 법상, 율, 천태, 화엄 등 다양한 종파가 득세할 때, 그들의 교학에 대한 논쟁은 부질없는 것이라고, 바로 마음을 참구해서 깨달음을 이루면 됐지, 그딴 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선종이 내세운 슬로건이자 현재 조계종의 종지종풍이기도 하지요.근데 왜 대승경전의 교리와 수행이 별개인지 알아요?대승경전은 깨달음에 하등..
두 달 간의 방랑을 마치고
직장을 접고 명상과 봉사, 여행 등을 핑계로 인도와 미얀마에서 보낸 대부분의 시간은 참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특히, 오랜 시간을 보낸 캘커타는 최고의 더러움과 혼잡함, 시끄러움, 빈곤이 뒤섞여 있는 도시였지요.거기서는 의, 식, 주에서 가장 밑바닥 생활을 하려했습니다. 입는 것은 길거리 난전에서 일이천원짜리 헐렁한 바지에, 먹는 것은 노점에서 단품 볶음밥이나 인도빵으로 해결했습니다자는 것 역시 시멘트 바닥에 야전 침대같은 것이 놓여 있고 가끔 바퀴벌레가 들락거리기도 하는 5,6천원 하는 게스트 하우스에 지내면서 하루 만원 남짓으로 생활했습니다.물론, 때로는 여행자 식당에서 인도 난에다 3,4천원하는 치킨커리를 먹고 인도영화도 보러가고 마트에서 요플레나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미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