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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불교&명상 이야기

교학과 수행



교학과 수행이 둘이 아니라고 

둘이 함께 가는 것이라고 보조 국사께서 말씀하셨지요.

그런데 선종의 선지식들은 교학과 수행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절대 함께 갈 수 없다고 말씀하셨지요.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 문자에 의지하지 않고, 교학과 별개로 전해지는 가르침, 곧바로 마음을 가리켜, 성품을 보아 깨달음에 이른다."


중국의 대승불교에서 삼론, 법상, 율, 천태, 화엄 등 다양한 종파가 득세할 때,

그들의 교학에 대한 논쟁은 부질없는 것이라고,

바로 마음을 참구해서 깨달음을 이루면 됐지,

그딴 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선종이 내세운 슬로건이자 현재 조계종의 종지종풍이기도 하지요.

근데 왜 대승경전의 교리와 수행이 별개인지 알아요?

대승경전은 깨달음에 하등 관계가 없는 관념론, 믿음 신앙, 형이상학, 철학이기 때문이지요.

그걸 배우고 익혀도 수행에 도움이 안돼요.

오히려 방해만 돼요.

그래서 선종에서 진리는 언어의 길이 끊어진 곳이며,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고

오직 수행을 통해 몸으로 경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근데 그거 알아요?


초기경전은 교학과 수행이 함께 간다는 거.

초기경전은 형이상학이나 철학이 아니고 삶의 지침서이자 수행지침서이기 때문이지요.

초기경전에는 왜 수행해야 하는지( 괴로움의 진리 )

수행의 목표가 무엇인지( 열반의 진리 )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팔정도를 닦는 수행법, 사념처 수행법 )

이런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가르침만 있거든요.

붓다는 "나는 괴로움과 괴로움의 소멸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리고 형이상학적, 철학적 논쟁에 대해서 침묵하셨지요.

십사무기(十事無記), 독화살의 비유에 대해 들어보셨지요?

그래서 붓다의 가르침인 초기불교를 공부하려면 

붓다의 설법을 기록한 초기경전 학습과 붓다가 가르친 수행을 함께 실천해야 해요.

둘이 함께 가는 거니까.


대승불교의 역사를 보면 잘 알 거예요.

교종이 흥하면 선종이 망하고 선종이 흥하면 교종이 망했다는 사실을.

대승의 교리와 수행은 엇갈리니까.

초기불교의 역사에는 교종이니 선종이니 그런 게 없어요.

둘이 하나니까.

근데 초기불교도 교학만 하고 수행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왜 그런담?


미얀마 스님들 중 수행자가 몇 프로나 될까요?

아마 5% 정도?

나머지는 아비담마와 같은 고리타분한 교리공부에 전념하는 교학승들 90%.

국가고시인 담마짜리야 5단계를 통과하는 것이 일생의 목표인 것으로 보입니다.


태국 스님들 중 수행자가 몇 프로나 될까요?

아마 5% 정도?

나머지는 역시 포교와 교학승들 90%.

여기도 국가고시 5단계가 있지만 그리 고시에 목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출가해서 계율지키고 탁발나가고 신도들 복전이 되는 것이 목표인 것으로 보입니다.


티벳 스님들 중 수행자는 몇 프로나 될까요?

아마 5% 정도?

나머지는 포교와 교학승들 90%.

여기는 신비스런 수행자들이 있는 것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실제는 대부분 교학승들입니다.

15년 이상을 교학과 토론( 최라 )을 통해 

게쉐( 불교학 박사에 해당 ) 학위를 받는 것이 최고의 목표입니다.


한국은 스님들 중 수행자가 몇 프로나 될까요?


- 석무념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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