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버리기 (원제; Mindfulness, Bliss, and Beyond)』
아잔 브람 지음 | 혜안 비구 옮김
불교佛敎(부처님 가르침)에서는 모든 물질과 정신이 조건에 의해 일어나고 조건이 사라지면 소멸된다고 말을 해요. 이것을 '연기'라고 해요. 수행의 과정이란 것도 모든 괴로움과 구속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해탈한) 열반(니르바나; 완전한 행복)의 경지(상태)로 가는 조건들을 만드는 과정이에요. 이것을 '팔정도를 계발하는(닦는) 수행'이라고 하죠.
문제는 대다수의 많은 수행자들이 잘못된 조건들을 만들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사실이죠.
일상생활에서도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나 자신의 몸과 마음이 그들이 바라는 대로 되기를 원하죠. 하지만 이러한 기대가 언제나 충족될 수는 없죠. 이러한 기대와 불만족스러운 현실 사이의 간극 때문에 사람들은 괴로워하죠. 이러한 기대를 부처님께서는 '감각적 욕망'이라고 하셨어요. '감각적 욕망'은 본질적으로 충족될 수가 없어요. 한 가지 '감각적 욕망'이 충족되는 순간, 또 다른 '감각적 욕망'이 생기기 때문이죠. 그리고 본인이 바라는 대로 뭔가가 되지 않으면 마음에 괴로움이 생기게 되죠.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괴로움을 싫어하고 의지의 힘으로 쫓아버리려 하죠.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부처님께서는 '악의'이라고 하셨어요. 괴로운 마음 상태에 이런 부정적인 감정이 더해지면 상황은 더욱 악화돼요. 그러면서 마음에 상처를 남기게 되죠. 이런 상황들이 반복되면 우리 마음은 점점 병들게 돼요. 대부분 사람들이 물질 정신적인 문제들로 고통을 받는 것도 근원적으로는 이런 잘못된 사이클이 반복되기 때문이에요.
이런 악순환(삼사라)을 근원(근본 원인)적으로 끊는 것이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팔정도 바와나(바와나는 계발 수행을 뜻하는 고대인도어)예요. 팔정도 바와나, 즉 실라(戒; 정어·정업·정명)•사마디(定; 정정진·정념·정정)•빤냐(慧; 정견·정사유) 바와나(계발 수행)를 한문 번역경전의 표현으로 말하면 계戒•정定•혜慧 삼학三學이고 부처님께서 사용하신 고대인도어로 말하면 실라•사마타•위빠사나죠.
아잔 브람이 지은 『놓아버리기 (원제; Mindfulness, Bliss, and Beyond)』는 사마타(사마디 계발 수행), 즉 정정진(바른 정진)·정념(바른 사띠)·정정(바른 삼매)을 계발하는(닦는) 수행에 관한 자신의 수행 경험을 매우 디테일하게, 그리고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너무나 탁월한(?) 수행서예요.
- 우리말 번역자인 혜안 비구(수행승)의 소개 글 中에서 (일부 수정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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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 책을 어떻게 우리말로 옮기게 되었는지 그 인연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A : 스토리가 약간 긴데요. 저는 고2 무렵부터 삶과 인간에 대한 실존적인 문제들로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 한동안 숙고를 해보니 이 문제들은 본질적으로 이성적 사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종류의 것들이더라고요. 그러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 우연히 경허 선사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을 읽었는데, 거기에 이성을 통한 사유와 분별을 초월한 불교수행을 통한 깨달음이 제시되어 있더군요. '바로 이거다!' 싶었죠. 그리고 그 순간 불교신자가 됐죠. 대학(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에 입학해서는 학내에 있는 불교수행 모임에 가입해 불교수행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대학시절 대부분의 기간 동안 수행에 대부분의 에너지와 시간을 쏟았죠. 무늬만 대학생이었어요. 사실, 졸업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출가했죠. 저에겐 너무 자연스런 선택이었어요.
스님생활을 하면서도 대학시절부터 해왔던 수행을 계속했죠. 그러다 한 사건을 겪게 되면서 그동안 쭉 해왔던 수행의 문제점들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결국은 이 수행법을 버리게 됐는데, 그 당시에는 정말 막막했어요. 10여 년 동안의 젊음을 바쳤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고 생각하니 충격이 정말 컸죠. 시간이 지나면서 충격의 여파는 가시기 시작했지만, 새로운 수행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감은 점점 더 강해졌죠. 그때 저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초기 경전들이었어요. 초기 경전들이 부처님 원래의 가르침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었죠. 초기 경전의 내용들을 어느 정도 파악한 후, 여기에 기초한 수행법을 국내에서 탐색하기 시작했어요. 거의 대부분이 미얀마에서 수입된 수행법들이었어요. 하지만 이런 수행법들 중 어느 것도 제가 생각하는 바른 수행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어요.
다시 막막해졌죠. 비슷한 입장에 있던 한 도반 스님과 답답한 심정을 나누던 중 태국, 미얀마 등의 남방불교의 수행처들을 직접 가보자고 의견이 모아졌어요. 그렇게 해서 먼저 태국으로 갔죠. 태국의 여러 수행처들을 둘러보던 중 북동부 우본 라찻타니 지방에 있는 파나나찻 사원을 방문하게 되었어요. 그곳은 아잔 차 전통의 사원으로 이 책의 저자인 아잔 브람이 젊은 시절에 수행한 곳이기도 해요. 그곳에서 한 달 정도 머물면서 도서관에서 이런저런 수행서를 빌려 읽던 중 우연히 아잔 브람의 이 책을 읽게 되었어요. 그동안 많은 수행서들을 읽어봤지만, 이 책은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풀리지 않던 불교수행에 관한 의문들이 해결되었고, 확실한 새로운 수행의 방향을 찾게 되었어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온몸에 소름이 돋네요. 그 후 아잔 브람의 책을 다시 탐독해서 읽고 mp3 법문도 들으면서 줄곧 수행해 왔어요. 그리고 인연이 닿아서 아잔 브람이 계시는 호주의 보디냐나 사원에서 수행하기도 했어요.
이 책이 (사마타 수행에 관한) 너무나 탁월한 수행서이기에 번역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는 했지만, 원래는 제가 직접 번역할 생각은 없었어요. '다른 누가 번역하지 않으면, 내가 해야겠다.' 정도의 막연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죠. 그러다 우연히 가까운 스님의 권유로 번역을 시작했죠.
- 혜안 비구(수행승)와의 대담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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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아버리기 (원제; Mindfulness, Bliss, and Beyond)』
목 차
1부: 수행의 행복
1. 수행의 기본 방법 Ⅰ
수행의 처음 네 단계를 통한 탄탄한 기초 쌓기
2. 수행의 기본 방법 Ⅱ
호흡이 아름다워지는 수행의 세 가지 높은 단계
3. 수행의 장애 Ⅰ
우리와 수행의 깊은 단계들 사이에 있는 다섯 가지 장애 중 두 가지 - 감각적 욕망, 악의
4. 수행의 장애 Ⅱ
나머지 세 가지 장애 - 나태와 혼침, 들뜸과 후회, 의심
5. 알아차림의 특성
알아차림, 문지기, 그리고 수행에서 성공하는 방법
6. 수행에 활기를 불어넣는 다양한 방법
마음을 즐겁게 하고, 지루함을 없애고, 기쁨을 일으키는 방법
7. 아름다운 호흡
선정의 성취 그리고 깨달음의 통찰
8. 네 가지에 대한 알아차림의 확립(四念處)
연꽃 중심에 도달하기 위해 알아차림의 초점 이용하기
2부: 지복 그리고 그 너머로 (Bliss, and Beyond)
9. 선정 Ⅰ: 지복
여행의 시작 ‘아름다운 호흡’
10. 선정 Ⅱ: 지복 위의 지복
니밋따 - 선정으로 들어가는 입구
11. 선정 Ⅲ: 지복 위의 지복 위의 지복
선정에 드는 방법 그리고 네 단계 선정의 실제
12. 통찰(깊은 관찰)의 본질
무엇이 우리를 진실로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가?
깊은 선정 삼매 수행에 의해 강화된 마음이 어떻게 진리를 발견하는가?
13. 해탈을 가져오는 깊은 관찰(통찰)
모든 것을 바꾸고 깨달음으로 이끄는 깊은 관찰(통찰)
14. 깨달음의 흐름에 들어감
열반(깨달음)의 실제 그리고 열반의 첫 경험(예류)
15. 완전한 깨달음을 향해
깨달음의 네 단계 그리고 깨달은 이를 구별하는 방법
결론: 마지막까지 ‘놓아버림’
‘놓아버림’의 중요성, 부딪히게 되는 집착들 또는 장애물들, 그리고 바쁜 삶 속에서의 행복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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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목차를 살펴 보면 그저 그런 목차로 보입니다. 그러나 수행을 해본 수행자라면 조금 다른 목차로 느껴질 것입니다.
책을 번역한 혜안 비구 역시 수행을 해본 수행자입니다. 수행자의 눈으로 용어를 비교적 정확하게 해석하여 번역했을 뿐만아니라 문체 또한 매끄럽습니다.
수행, 특히 사마타(선정 삼매를 닦는 수행)를 하면서 뭔가에 막혀 있다고 느끼시는 분은 이 책을 참조하여 해결방안을 스스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는 몇 가지 보완해야 할 부분도 부족한 부분(실라와 위빠사나에 관한 부분)도 있습니다. 또한 책을 읽고 난 뒤에 수행에 자신감을 갖는 것은 좋지만 유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에게 만연한 '빨리~ 빨리~'..... 뭔가를 빨리 얻고 빨리 이루고자하는 조급한 마음과 지나친(또는 그릇된) 노력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수행은 체력단련과 유사한 면도 있지만 다른 점이 있습니다.
부처님이 가르치신 팔정도를 닦는 수행, 즉 실라(戒; 정어·정업·정명)•사마디(定; 정정진·정념·정정)•빤냐(慧; 정견·정사유)를 닦는 수행(계戒•정定•혜慧 삼학三學, 실라•사마타•위빠사나)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자신의 현재 단계(상태)에 맞는 수행을 하면서 묵묵히 수행을 이어간다면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수행의 성취는 자신의 근기(경험, 소질, 적성, 성향, 성격, 여러가지 능력-집중력, 인내력 등)와 처지(처한 환경, 상태)에 따라 짧은 기간에 일어날 수도, 또는 아주 장기간에 걸쳐서 진행될 수도 있는 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팔정도의 한 부분인 바른 노력(정정진)은 아상我相('나我'라는 상대相적 분별심, 에고심) 없이 '있는 그대로' 바르게 보고, 듣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면서 바르게 살려는 노력이며, 달리 표현하면 아상我相 또는 자아自我(스스로自 '나我'라는 상대적 분별) 의식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더 많이 '놓아버리는' 노력입니다.
특히 '사마디(정정진·정념·정정)를 닦는 수행'(=사마타)으로 바른 삼매에 들기 위해서는, 수행이 점점 깊어질수록 자기 자신(我)의 의지의 표현인 노력조차도 점점 더 많이 놓아버리는 것이 바른 노력(정정진)입니다. 왜냐하면 수행이 깊어질수록 자신(我)의 노력조차도 미세한 집착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초선정 삼매에 들어선 이후의 단계에서는 얼마나 더 많이 놓아 버리고 얼마나 더 마음('수상행식' 작용)이 고요해 지는가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궁극에는 다 놓아버리고 일어나고 사라지는(생멸하는) '수상행식' 작용(마음)이 고요히 멈출 때까지(상수멸을 성취할 때까지)...
팔정도를 닦는 수행을 바르게 공부하고 바르게 이해하여 바르게 실천하면 수행은 괴롭고 고통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팔정도를 닦는 수행이 깊어질수록 점점 더 편안하고 행복합니다. 물론 몸과 마음(식識; 의식 + 무의식/잠재의식/심층의식)에 배어있는 탁한(또는 불선한) 습관으로 인한 수행초기의 어려움은 개인 차에 따라 누구나 어느 정도 있습니다.
수행은 자기 자신(我)과의 싸움이 아니라 그 아我를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아我의 자기 주장인 의지를 불태우는 것이 아니라, 수행이 깊어질수록 그 아我의 의지를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수행이 깊어질수록 자기 자신(我)의 의지의 표현인 노력조차도 더 많이 놓아버리는 것, 그것이 바른 정진(노력)입니다.
바른 정진(노력)으로 훌륭한 도과 이루시길...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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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띠 확립 수행
▶︎ 사띠 확립 정착에 대한 큰 경 - 사띠 빳타나 숫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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