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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無心님의 불교이야기

도반(道伴), 그 아름답고 행복한 동행


"비구들이여, 너희는 아침에 해가 뜨는 과정을 잘 알고 있으리라. 해가 나올 때가 되면 먼저 동쪽 하늘이 밝아지고, 그 다음에 빛이 눈부시게 발산되면서 해가 솟는다. 즉 동녘 하늘이 밝아짐은 해가 뜰 선구요 전조이다.

비구들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너희가 고귀하고 성스러운 팔정도를 추구하는 데도 그 선구가 있고 전조가 있나니, 그것은 선善(kusala)한 벗(선우善友, 선지식善知識, 도반道伴; kusala-mitta, kalyāṇa-mitta)과 사귐이니라.

비구들이여, 그렇기에 선善한 벗(선우, 선지식, 도반)과 함께 하는 비구라면, 그는 고귀하고 성스러운 팔정도를 닦는 행(수행修行)을 배우고 익히게 되리라는 것을 기대할 수 있느니라."

《선우善友경(kusala-mitta sutta), 쌍윳따 니까야(相應部, 잡아함)》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비구들이여, 너희는 나를 ‘선우善友(도반道伴; kusala-mitta, kalyāṇa-mitta)’로 삼음으로써, 생로병사우비고뇌하는 몸이면서도 생로병사우비고뇌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다”

부처님께서 누누이 말씀하셨듯이, 부처님 자신 또한 사람들의 손을 잡고 길을 안내하는 안내인이자 동행인(도반)의 한 사람인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어떤 경우에도 그 출신이나 계급 따위를 구별(분별, 차별)하지 않으셨습니다. 그야말로 ‘만인은 법(法) 앞에 평등’합니다. 오늘날의 정치가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써먹는 그런 구호가 아니라,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법(法; 진리)은 모든 생명(중생; 생명의 무리)에게 진실로 평등’합니다.

”여러 강이 있어서 각기 '강가[Gaṅga; 한문으로 항하恒河, 영어로 갠지스Ganges라 표기함], 야무나, 아치라바티, 사라부, 마히' 강이라고 불리거니와, 그것들이 한번 바다에 이르고 나면, 그 전의 이름은 없어지고 오직 바다라고만 일컬어진다. 그와 마찬가지로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계급이나 불가촉 천민도 일단 법(法; 진리)을 따라 출가하고 나면 예전의 계급이나 출신 대신 오직 사문이라고만 일컬어지느니라.”

《빠하라다경, 앙굿따라 니까야(增支部, 증일아함)》

수행자들의 모임인 상가[saṅgha; 승가] 안에서 모든 사람은 완벽히 평등합니다. 그것은 마치 여러 강물이 바다에 이르고 나면 오직 ‘바다’로만 불리는 것과도 같습니다. 상가에는 계급도 없고 지배자도 지배 받는 사람도 없습니다. 상가에서 부처님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여래(如來, 자연의 이치/법칙에 따라 그렇게如 온來 자; 여래는 부처님께서 자신을 지칭하시는 호칭)는 자신이 발견한 길을 사람들에게 안내해 주는 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늘 강조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수행자들의 모임인 상가에는 오직 ‘법(法; 진리)의 바른 앎과 바른 실천’이라는 길을 함께 걸어가는 도반이 있을 따름입니다. 

이러한 상가의 성격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부처님께서 ‘좋은 벗, 도반’의 소중함을 그토록 역설하신 까닭이 이해됩니다. 부처님, 그 분도 훌륭한 ‘좋은 벗, 도반’의 한 분이라는 것을 명확히 이해할 때 불교(佛敎; 부처님 가르침)의 진면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우빳다경(Upaddha Sutta; '절반'경). 한역동본, '선지식善知識’경, 쌍윳따 니까야(相應部, 잡아함)》에서, 아난다는 부처님께 이와 같이 물은 적이 있습니다.

”스승님, 곰곰이 헤아려 보니, 도반이 있고 도반과 함께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이 고귀하고 성스러운 길의 '절반'에 해당한다고 생각됩니다. 저의 이런 소견은 어떻습니까?”

아난다도 또한 스승이 말씀하시는 바를 늘 듣고 있었으므로, 도반[道伴, kusala-mitta, kalyāṇa-mitta, 善友, 善知識, helpful virtuous friend]의 소중함에 대해 꽤 많이 이해한 듯이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 자신의 소견을 여쭈어본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뜻밖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난다여,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 아난다여, 도반이 있고 도반과 함께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이 고귀하고 성스러운 길의 전부나 다름 없느니라. 그는 고귀하고 성스러운 팔정도를 계발하는(닦는) 것을 기대할 수 있느니라[ariyaṃ aṭṭhaṅgikaṃ maggaṃ bhāvessati; he can be expected to develop the noble eightfold path]”

도반(道伴)은 그렇게 소중한 것입니다.

도반,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 벅차고 행복합니다.
도반은 모든 우정들 중에서 가장 고귀하고 성스러운 우정입니다.
도반은 모든 인연들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인연,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동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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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님들 모두
부처님 가르침과 함께
늘 자유롭고 평화롭고 행복하시길... 

moosim 두손모음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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