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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無心님의 불교이야기

사마타-위빠사나-니르바나


“선정을 닦음으로써 마음을 깨끗이하고 현상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합니다”

'선정과 지혜'를 계발하는(닦는) 수행의 세계적 권위자 파욱(Pa-Auk) 아친나 사야도(스승) 비구는 “사마타(선정 계발 수행, 선정을 닦는 수행; 止)를 하지 않고서 위빠사나(지혜 계발 수행, 지혜를 닦는 수행; 觀)를 하면 산란함이 더욱 커질 뿐이다. 깊고 강한 삼매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사마타 수행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교 수행 국가인 미얀마 최고의 수행승으로 사마타-위빠사나의 세계적 권위자인 파욱 비구는 “생에 연하여 일어나는 노병사우비고뇌(늙음·병·죽음·근심걱정·슬픔·고통·번뇌) 등 모든 괴로움으로부터의 자유는 사마타-위빠사나(선정-지혜 계발 수행)를 통해 니르바나(깨달음)를 이뤄야 한다”며 법문을 시작했다

“수행은 신구의(身몸과 口말과 意의도)의 계율(戒; 실라)에 기초한 사마타와 위빠사나로 행해지며 팔정도를 계발하여(닦아서) 완성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계戒(실라)ㆍ정定(사마디)ㆍ혜慧(빤냐) 삼학三學'(실라ㆍ사마타ㆍ위빠사나를 닦는 수행)의 단계로 수행하셨습니다. 계행의 단속을 통해서 6근('안이비설신의'근)과 생활을 어느 정도 청정하게 하고, 사마타를 닦아서 삼매(사마디)를 이뤄 마음을 (탐진치에서 한시적으로 벗어나) 청정하게 하고, 고요하게 집중된 (그리고 탐진치에서 한시적으로 벗어난 평정심을 지닌 청정한) 마음으로 위빠사나를 수행해서 통찰지(수행의 통찰 경험에 의해서 생기는 지혜)를 계발(열고 발전향상)하고, 멸진(누진, 상수멸)을 성취하여 정각(완전한 바른 깨달음)을 이루어야 합니다”

파욱 비구는 최근 우리나라에 널리 확산돼 있는 마하시 계통의 위빠사나 지도자가 아니라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미얀마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돼 있는 사마타-위빠사나 지도자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위빠사나가 몸(身), 감각(受), 마음(心), 마음의 대상(法)들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달리 표현하면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여러가지 현상들의) 생멸 변화를 관觀하는(사띠하여 이어보는) 것이라면 사마타는 호흡 등 특정한 한 가지 대상에 대한 사띠의 집중을 통해 삼매(定 또는 止)를 계발하는 것이다.

마하시 계통에서 사마타를 그리 중요시 하지 않는 것과는 달리 파욱 비구는 사마타 없이 위빠사나를 제대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수행자가 오온(의 생멸 변화)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면 무상, 고, 무아를 분명하게 지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온을 볼 수 없다면 어떻게 무상, 고, 무아를 본단 말입니까? 오온을 보지 않고 수행한다면 그것은 단지 위빠사나를 암송하는 것일 뿐이고 붓다께서 가르치신 위빠사나(觀 수행)를 실제로 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온(물질-정신 작용 무더기)의 생멸 변화를 분명히 보는 실제 위빠사나만이 궁극의 지혜를 계발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과 모든 아라한들이 들숨과 날숨에 대한 사띠를 통해서 색계 사선정(초선, 2선, 3선, 4선)을 얻었다. 이를 기반으로 무상, 고, 무아를 관찰하면서 빤냐(반야, 지혜)를 계발(열고 발전향상)하여 궁극에는 가장 높은 경지인 아라한에 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처님 당시의 수행법인 사마타(사마디 바와나; 선정/삼매 계발 수행)-위빠사나(빤냐 바와나; 반야/지혜 계발 수행) 전통을 되살린 파욱 비구는 미얀마에서 ‘위대한 수행 지도자’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그는 대만,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중국, 일본, 홍콩, 미국, 한국 등 세계 각국을 다니며 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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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파욱 비구와의 일문일답

Q 사마타(삼매 계발 수행)를 왜 강조하는가?

A “정신과 물질 그리고 그 원인(연기)을 식별해야 위빠사나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정신과 물질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연기를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정신의 생멸 변화는 물질의 생멸 변화보다 매우 빠르게 일어난다. 따라서 이것을 식별하려면 아주 깊고 강한 집중이 필요하다. 사마타는 삼매를 계발하고 삼매에서 나오는 그 고요하고 강한 집중력으로 이것을 식별해야만 무상, 고, 무아를 통찰(깊이 관찰)할 수 있고 깨달음을 이룰 수 있다”

Q 사마타로 사선정을 얻은 후 곧바로 무상, 고, 무아를 체험해서 열반을 얻지 않고 왜 위빠사나를 수행하나?

A “모든 것이 무상(아닛짜; 매 순간 생멸하며 변함)이고 고(둑카; 근원적 괴로움)이며 무아(아낫따; 비실체)임을 깨닫는 것이 진짜 위빠사나다. 수행자는 12연기를 알지 못하고 통찰지로 각 단계의 12연기를 꿰뚫어 보지 못하면 윤회(인과 연기적인 순환)의 사슬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궁극적인 정각(완전한 바른 깨달음)과 열반(완전한 행복)을 증득하기 위해서는 위빠사나 수행을 해야 하고, 사마타 수행은 이러한 위빠사나를 잘하기 위해서다”

실라를 바탕으로 사마타가 계발(열리고 발전향상)되고, 사마타를 바탕으로 위빠사나가 계발된다. 발전향상된 사마타는 실라와 위빠사나를 더 발전향상시키고, 발전향상된 위빠사나는 사마타와 실라를 더 발전향상시키며, 발전향상된 실라는 다시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더 발전향상킨다. 팔정도를 계발하는(닦는) 수행(계-정-혜 삼학, 실라-사마타-위빠사나)은 연기(조건에 따른 상호의존) 방식으로 완성된다.

Q 마음집중(사마타)이 잘되면 초능력이 생기고 몸의 병을 치유할 수 있다는데?

A “많은 종류의 고통이 있다. 이중 이전(전생)의 업으로 생기는 고통은 부처님도 어쩔 수 없었다. 다만 몸의 병이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지수화풍 4대 작용의 불균형으로 일어난 경우라면, 그리고 (고엔카의 경우처럼) 몸의 병이 심인성心因性(심리적 원인으로 생기는 성질)인 경우라면 이는 고칠 수도 있다”

Q 자애관을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는?

A “나와 남과 중생(생명의 무리)을 위해 큰 사랑을 보내는 자애관은 내 안의 증오심을 없애고 수행이 잘 되도록 돕는다. 그렇기 때문에 붓다께서도 비구들에게 자애관을 강조했고 파욱 수행센터에서도 자애관을 반드시 수행토록 하고 있다. '비구는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애심으로 자식을 보호하는 어머니와 같은 태도로 모든 존재에게 자애심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한 붓다의 말씀을 새겨들어야 한다”

Q 죽은 다음에 일정기간 머문 뒤에 다음세계로 간다는데?

A “통찰지로 연기를 식별할 때 중음中陰의 기간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다. 죽으면 업에 따라 인과연기적으로 상응하는 곳으로 (시-공간을 통한 '오고 감이 없이', 시-공간을 초월하여,) 바로 간다”

Q 삼매에 들면 수레 500대가 지나가도 모른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

A “그렇다. 바른 선정 삼매에 머물러 있으면 오감각에 대한 인식이 차단된다. 그러나 선정 상태에서도 마음의 사띠작용은 계속 있다”

Q 삼매에 있는 동안 붓다를 볼 수 없지만, 신통력으로 붓다와 담마를 논하기 위해 붓다를 만날 수 있는가?

A “할 수 없다. 신통력 중의 하나가 숙명통(켜켜이 쌓인 전생, 즉 숙세를 밝게 보는 통찰 지혜)이다. 수행자가 이 신통력을 가지고 과거 생에 붓다를 만났다면 그것은 새로운 경험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으로 본 것이다. 또 과거 생에 담마(法)를 논했다면 이 역시 과거의 질문과 대답이지 새로운 질문과 대답은 아니다”

Q 화두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간화선을 사마타 수행으로 볼 수 있는가?

A “간화선에 대해 잘 몰라 뭐라 말할 수 없다. 다만 부처님이 말씀하신 사마타(선정 계발수행, 선정을 닦는 수행)로 명명할 수 있는 40가지 수행주제에 화두는 포함돼 있지 않다”

Q 왜 수행을 해야 하나?

A “불교(부처님 가르침)의 목적은 괴로움 없는 해탈과 완전한 행복(열반)의 실현을 위한 실천이다. 수행은 그 구체적인 실천이다. 그래서 우리는 생에 연하여 일어나는 노병사우비고뇌(늙음·병·죽음·근심걱정·슬픔·고통·번뇌)의 여러 가지 괴로움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수행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 현대불교신문, 법보신문 기사 종합 (일부 수정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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