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감각으로부터 지혜를 얻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조용히 살면 지혜가 솟아날까?
대부분 사람들은 감각과의 접촉을 두려워한다. 혹은 감각과의 접촉을 좋아하지만 거기에서 지혜를 얻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감각이야말로 우리를 쾌락과 탐닉으로 이끌 수도 있고 지식과 지혜로도 이끌 수 있다.
눈과 귀, 코와 혀, 몸과 마음은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기만 하면 지혜가 솟아나도록 도와줄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그것들이 우리를 방해한다고 생각하면서 보지도 듣지도 않고 싶다며 그것들을 부정한다. 모든 외적인 조건을 배제한다면 무엇으로 명상하겠는가.
우리는 모든 것, 심지어 나쁜 것까지 수행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감각을 다스리라 함은 아무 것도 보거나 듣지 말고 냄새를 맡거나 맛보지 말고 생각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진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달아나면 훗날 똑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고 똑같은 곤경에 처하게 될 뿐이다.
끊임없이 무엇가로부터 도망치기 때문에 지혜는 솟아나지 않는다. 사물과 접촉하고 대면하며 그것을 해결하는 데서 지혜는 생겨난다. 몸으로부터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서 마음이 ‘벗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아무 것도 피하지 말고 바로 그곳에서 마음을 바로 보고 깨달아야 한다.
만약 우리가 고통을 두려워하고 대면하지 않으려 한다면 어디에서 고통과 싸워야 할까. 고통을 떨쳐 버린다는 것은 고통을 떨쳐 버리는 방법을 아는 것이지 고통이 있는 곳에서 달아난다는 의미가 아니다.
달아나봐야 고통이 당신을 쫓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