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은 혼란을 유지하고 고요는 고요를 유지한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저마다의 조건을 유지한다. 뜨거운 물이 사람을 위해 다른 것으로 변하지 않는다. 당신이 젊든, 늙었던, 국적이 무엇이든 물은 뜨겁다. 따라서 법은 ‘본래의 조건을 유지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마음은 물건을 섬긴다. 조그만 컵이 하나 깨어져도 속이 상하는 것은 마음이 그 컵을 섬겼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에는 그것을 섬기는 마음이 있다. 그 순간 사물은 마음이 있는 조건이 된다. 마음이 미혹에 빠져있으면 조건들이 증식한다. 나, 나의 것, 그들, 그들의 것이란 생각은 인습의 진리를 따른 것이다.
조건과 인습을 놓아버리면 법에 도달할 수 있고 세상은 오직 조건과 인습만 존재하며 우리나 그들과 같은 자아는 없음을 알게 되며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 마음은 더 이상 속세의 관심사에 조건 지워지지 않는다. 조건과 조건지워짐의 실체를 깨달은 마음은 자유롭다. 자유로운 마음은 조건 지워지지 않은 마음이며 조건화의 영향력을 벗어나려는 마음이다.
조건 지워진 것과 조건 지워지지 않는 것, 마음이 섬기는 것과 섬기지 않는 것을 탐구하고 그것을 완전하게 이해하는 것이 바로 수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