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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지구별 여행자外_류시화님

태도는 사물과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한 인도인 수도자의 이야기이다. 수도자가 되기로 결심하기 전에 그는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소년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처럼 어머니가 음식이며 옷이며 모든 것을 챙겨 주었다. 따라서 그가 수도자가 되기로 했을 때 어머니는 걱정이 앞섰다. 누가 그를 위해 음식을 해 주고, 청소를 해 주고, 빨래를 해 줄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이러했다. 요리는 공동으로 했지만 그밖의 모든 것은 혼자 힘으로 해야만 했다. 배우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생전 처음으로, 그것도 거의 매일 옷을 빠는 것은 시련이었다. 세탁기도 없고, 고작 양동이 두 개와 한 줌의 세제만 있을 뿐이었다. 옷을 세제와 함께 30분 동안 물에 담갔다가 깨끗한 물 한 양동이로 헹군 다음 흠뻑 젖은 옷을 힘껏 비틀어 짜냈다. 덕분에 이두박근이 커졌다.

어느 날, 비눗물에 담가 놓은 옷을 빨러 가면서 마음이 바빴다. 할 일이 밀려 있는데 지금 옷 헹구는 사소한 일이 시간을 잡아먹고 있었다. 그는 수도꼭지를 튼 다음 물이 쏟아지는 파이프 밑으로 양동이를 걷어찼다.

그때였다. 뒤에서 심각한 목소리가 물었다.
"지금 뭘 한 건가?"
그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고참 수도자였다.
그는 공손하게 대답했다.
"옷을 빨고 있었어요."
고참 수도자가 다시 물었다.
"그건 나도 알아. 그런데 방금 뭘 하고 있었지?"
"그냥 옷을 빨고 있었는데요."

"그래, 그건 알겠어. 하지만 방금 뭘 했느냐고?"
고참 수도자가 한 마디 한 마디 또박또박 말하자 신참 수도자는 참을성을 잃고 쏘아붙였다.
"뭐가 문제죠?"
그렇지 않아도 다음 중요한 일정에 늦을 판이었다.
고참 수도자가 물었다.
"왜 양동이를 걷어찼지?"
"이건 그저 양동이일 뿐이에요. 수도꼭지 아래로 빨리 밀어 넣어야 했어요. 별일 아니에요."

"별일 아니라고?"
고참 수도자가 이의를 제기했다.
"이것은 큰 문제야. 관계에 대해 말하고 싶구나. 우리가 양동이나 다른 소유물 같은 무생물들을 무례하고 둔감하게 대할 때 결국 사람도 똑같이 대하게 된다. 내가 인생에서 어느 순간 많은 친구들을 잃은 것 같았을 때, 나 역시 나의 선배로부터 이 조언을 들었다. 무신경하고 둔감한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태도가 되었을 때 우리의 본능은 사물과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사물을 무신경하게 대할 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런 태도가 서서히 파고드는 것을 알 수 있지."

그런 다음 고참 수도자는 후배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여 주고는 웃으며 떠났다. 신참 수도자는 존경하는 마음으로 합장을 하고 수도꼭지를 잠갔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잠시 생각했다. 태도는 사물과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주위의 모든 사물과 사람은 우리 삶의 일부분으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사물을 무례하게 대할 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행동하기 시작하게 된다. 우리 삶의 모든 면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art credit_Yaman Ibra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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