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야기를 수집하며 살고 싶었다. 멋진 이야기들을. 수집한 이야기들을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적당한 순간이 오면 주의 깊게 듣는 귀에게 선사하고 싶었다. 마법에 홀린 듯 빠져드는 눈을 보고 싶었다. 모든 이의 귓가에 이야기의 씨를 뿌리고 싶었다."
이란 출신의 프랑스 소설가 마리암 마지디가 한 말이다.
글에 인용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어디서 발견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폭넓은 독서와 삶에 대한 성찰의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내 입으로 말할 수는 없어서 나는 짐짓 겸손하게 다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이름난 스승에게 제자가 물었다.
"매번 주제에 딱 맞는 예화를 찾아내시는데 그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스승이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은가? 그럼 한 가지 이야기를 예로 들어 설명해 주겠네."
그러면서 다음의 예화를 들려주었다.
한 청년이 소총 사격술을 배우기 위해 군사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4년 후 사격술의 이론과 실기를 모두 익히고 우등으로 졸업했다. 졸업장과 우등 상장을 들고 고향의 부모님 집으로 향하던 그는 어느 낡은 창고 벽에 백묵으로 수많은 작은 원이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가까이 가서 보니 각각의 원마다 정중앙을 관통한 자국이 나 있었다.
그는 경이에 찬 눈으로 그 원들을 바라보았다. 대체 누구이길래 이토록 뛰어난 사격 실력을 가진 걸까? 단 한 방도 과녁 중앙에서 벗어난 곳이 없었다. 어느 군사학교에서 배웠으며 어떤 성적으로 졸업했길래 이 정도의 실력이 가능한 걸까?
한참을 탐문한 끝에 그 명사수를 찾을 수 있었다. 놀랍게도 맨발에 때묻은 옷을 입은 시골 소년이었다.
청년 군인이 소년에게 물었다.
"누구에게서 이 훌륭한 사격술을 배웠니?"
소년이 말했다.
"아무한테서도 안 배웠어요."
청년은 더욱 놀랐다.
"그럼 어떻게 이 정도의 뛰어난 사격 실력을 가질 수 있지?"
소년이 설명했다.
"비결은 간단해요. 먼저 벽에 대고 새총을 쏘는 거예요. 그런 다음 총알 자국 둘레에 백묵으로 원을 그리면 돼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서 스승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도 같은 식으로 한다. 특정한 주제에 알맞은 예화를 찾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이야기나 일화를 발견하면 그것을 마음속에 보관해 둔다. 그러면 머지않아 그것에 어울리는 주제가 나타난다."
우리가 삶에서 발견하는 의미도 이와 같을 것이다. 의미를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다. 작가는 어느 특정한 곳에 있는 소재가 아니라 모든 것과 모든 만남 속에서 글의 주제를 발견하는 사람이듯이.
당신 또한 완벽하게 태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과녁에 적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를 완전하게 만들어 줄 선물을 기다리는 대신 삶이 가져다주는 모든 것 속에서 선물을 발견하고 동그라미를 치는 것, 그것이 우리 자신을 완전한 자아로 만들어 나가는 길이다.
덧붙임 - 과녁을 맞히는 소년의 이야기에 담긴 또 다른 가능한 주제는 당신 자신이 발견할 수도 있다.
art credit_Anna Bhus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