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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아비담마 길라잡이

아비담마 길라잡이 서문 5. 남방 아비담마 칠론(七論)


5. 남방 아비담마 칠론(七論) 


그러면 논장(Abhidhamma Pit*aka)의 칠론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자. 

  ⑴ 『담마상가니(Dhammasan#gan*ii, 法集論)』: 『담마상가니』는 아비담마의 원천이 되는 책이다. ‘법의 모음’이라는 제명이 암시하듯이 아비담마의 모든 주제를 다 열거하고 있는 책이다. 『담마상가니』의 중요성은 특히 아비담마의 전체 골격을 드러내어 주는 그 마띠까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담마상가니』의 마띠까는 선/불선/무기로 시작하는 삼개조(tika)로 된 22개의 목록과 두개조(duka)로 된 100개의 목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들은 부처님 가르침의 전체 법수를 일관성 있게 개괄한 것이다. 이렇게 전체 마띠까를 열거하고 나서 『담마상가니』는 유익한 법[善法]과 해로운 법[不善法]과 판단할 수 없는 법[無記法]의 순서로 욕계에서부터 시작해서 열거하고 있다. 『담마상가니』는 비록 아비담마의 제일 처음 책이지만 꼭 제일 먼저 결집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 학자들의 견해이다.(Hinuver, 68.) 오히려 아비담마에 관계된 다른 중요한 가르침을 결집하면서 이들을 요약하고 총괄하는 형식으로 제일 처음에 둔 책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일 것이다. 

  ⑵ 『위방가(Vibhan#ga, 分別論)』: vibhan#ga라는 단어는 vi(분리해서)+√bhaj(to divide)에서 파생된 명사로서 ‘분석, 분해, 해체, 분별’로 번역되는 단어이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주요 가르침을 무더기[蘊], 장소[處], 요소[界], 기능[根], 연기, 염처(念處) … 의 18가지 장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이미 『중부』 등의 경에서도 다수 등장하고 있는데 부처님 재세시부터 법을 분류하고 분석하여 이해하는 것이 불자들의 가장 큰 관심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이 자연스럽게 『위방가』로 결집된 것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위방가』의 원형은 칠론 중에서 제일 먼저 결집되었다고 간주하며 3차결집이나 그 이전에 결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Ibid. 69.) 

  『위방가』의 18장은 대부분 각각 경에 따른 분별(Suttantabhaajaniiya)과 아비담마에 따른 분별(Abhidhamma-bhaajaniiya)과 교리문답(Pan$haa-pucchaka)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숫딴따 바자니야는 경에 따른 법의 해석이며 이것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중부』 등의 경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아비담마 바자니야는 법들을 더 엄밀한 철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으며 교리문답은 법수(法數)를 『담마상가니』에 나타나는 마띠까의 구조 안에서 설명하고 있다. 

  ⑶ 『다뚜까타(Dhaatukathaa, 界論)』: ‘요소(dhaatu)들에 관한 가르침(kathaa)’으로 번역되는 『다뚜까따』는 여러 가지 법들이 무더기[蘊, khandha]/장소[處, aayatana]/요소[界, dhaatu]의 세 가지 범주에 포함되는가 되지 않는가, 관련이 있는가 없는가를 교리문답 형식을 빌려서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짧은 1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논서는 이런 온/처/계의 분석으로 자아가 있다는 잘못된 견해를 척파하기 위한 것이다. 

  ⑷ 『뿍갈라빤냣띠(Puggalapan$n$atti, 人施設論)』: 제목이 암시하듯이 여러 형태의 인간에 대해서 일부터 열까지의 법수로서 논의하고 있다. 빤냣띠는 아비담마의 근본주제가 아닌 세속적인 ‘개념’이나 ‘명칭’을 뜻하며 그래서 施設이라고 한역되었다. 여기에는 여러 유형의 인간이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법수에 따라서 모아져 있으며 그래서 형식상 『장부』의 상기띠 숫따(D33)와 다숫따라 숫따(D34)나 『증지부』와 같다. 그러므로 이것은 그 결집된 형태나 내용으로 봐서 논장에 포함되기보다는 경장에 포함되어야 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K.R. Norman, 102.) 

  ⑸ 『까타왓투(Kathaavatthu, 論事)』: 칠론 중에서 부처님이 설하지 않으신 것으로 전승되어온 책이다. 이 논서는 삼차 결집을 주도한 목갈리뿟따 띳사(Moggaliputta Tissa) 장로가 다른 부파의 견해를 논파하고 상좌부의 견해를 천명하기 위해서 쓰여진 책으로 알려졌으며 부파불교를 연구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자료이다. 

  ⑹ 『야마까(Yamaka, 雙論)』: 아비담마의 전문술어의 애매하고 잘못된 사용을 해결하기 위해서 결집된 논서이며 문제 제기를 항상 쌍(yamaka)으로 하기 때문에 『야마까(쌍론)』라 이름지었다. 

  ⑺ 『빳타나(Pat*t*haana, 發趣論)』미얀마 아비담마 전통에서 가장 중요한 논서로 취급하고 있다. 그래서 마하빠까라나(Mahaapakaran*a, ‘큰 책’이라는 뜻)라고 부르기도 하며 총 5권의 25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주해1> 『담마상가니』에 나타나는 삼개조(tika)로 된 22개의 목록과 두개조(duka)로 된 100개의 마띠까(논모) 전체에 대해서 24가지 조건(paccaya)을 적용시키고 있는 난해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미얀마 스님들은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지적인 유산이라 자부하기도 한다. 그래서 미얀마에서는 중요한 날들에 우리나라 절에서 철야기도를 하듯이 이 『빳타나』를 암송하고 있다.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연속적으로 여러 스님들이 번갈아가면서 읽어 총 80시간 이상을 독송해야 전체를 다 읽어낼 수 있다. 



  <주해1> PTS에서는 중복된 부분을 많이 생략하여 두 권으로 편집 출판하였다. 『빳타나』는 미얀마에서 아주 많이 독송되고 있다. 그래서 미얀마 스님들은 이런 축약된 편집본을 달가와하지 않는다. 『빳타나』가 가지고 있는 물흐르듯한 운율이 부수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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