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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無心님의 불교이야기

일생 및 일상 수준의 십이지연기[十二支緣起, 十二緣起]

일생 및 일상 수준의 십이지연기[十二支緣起, 十二緣起]

팔정도를 계발하는 수행의 맨 처음 단계인 '지식차원의 지혜(慧; 정견·정사유) 계발 수행'을 위해, 빠알리어(갠지스 강 유역의 고대인도 민중어 중 하나)로 기록된 경전모음인 니까야(5부 니까야; 디가長 니까야, 맛지마中 니까야, 상윳따相應 니까야, 앙굿따라增支 니까야, 쿳다까小 니까야)와 한문 번역 경전(아함경阿含經; 장長 아함, 중中 아함, 잡雜 아함, 증일增一 아함) 그리고 한글과 영어 번역 경전 등의 관련 내용을 참조하여

부처님께서 지식차원에서 설(설명)하신 '십이지연기(十二支緣起)'에 관련된 가르침(설법; 법法을 설명함)을 오늘날의 지식과 용어를 동원해서 소상히 옮기면 다음과 같다

I. 연기법[緣起法]과 십이지연기[十二支緣起, 十二緣起]

“연기[緣起]를 보는 자, 그는 법[法]을 본다. 법을 보는 자, 그는 연기를 본다.”

中部(디가니까야) 28 <象跡喩大經> MN I, 190-1.

부처님께서 발견하시고 깨달으신 진리[法]가 곧 연기의 진리[法]다. 부처님께서는 연기법[緣起法]과 십이지연기[十二支緣起, 十二緣起]로 당신께서 발견하시고 깨달으신 진리(진실한 이치; 자연의 이치/법칙, 연기의 이치/법칙, 法; 연기의 진리)를 대중들에게 설(설명)하셨다. 

십이지연기 또한 연기법에 다름 아니지만 구분하자면, 연기법은 모든 무정(정신 작용이 없는 것, 무생물, 물체)과 유정(정신 작용이 있는 것, 생명, 생명체)을 모두 포함하는 우주자연의 일체 모든 것에 대해 연기를 설(설명)하신 것이고, 십이지연기는 인간이라는 특정 생명체에 대해 연기를 설(설명)하신 것이다. 좀 더 상세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연기법(緣起法)은 인간을 포함하여 우주자연에 실존(실제 존재)하는 모든 것(모든 현상, 삼라만상; 물질, 정신, 물질-정신적인 모든 현상), 즉 모든 무정(무생물, 물체; 물질 작용 무더기의 연기적 현상, 물질 현상)과 유정(생명, 생명체; 정신 작용 무더기의 연기적 생명[무색계 생명] 현상과 물질-정신 작용 무더기의 연기적 생명[욕계, 색계 생명] 현상)을 모두 망라하는 일체 모든 것이 미시(찰나)-일상-거시(성주괴공, 생로병사)적으로 인과 연기적인 생멸(생기 소멸) 순환[samsāra]을 계속하는 실상에 대한 보편적인(예외가 없는) 법[法, dhamma]을 설(설명)하신 것인데 비해,

십이지연기(十二支緣起, 혹은 십이연기十二緣起라고도 함)는 인간이라는 특정 생명체가 일상-거시(생로병사; 일생)적으로 인과 연기적인 생멸(생기 소멸) 순환[samsāra]을 계속하는 실상에 대해서 그 인과 연기적인 진행과정을 열 두 단계(지분 또는 고리; 지支)로 설(설명)하신 것이다. 즉 인간이라는 생명체(물질-정신 작용 무더기의 연기적 생명 현상)의 일상-거시(생로병사; 일생)적인 생멸(생기 소멸) 순환에 대한 과거-현재-미래의 인과 연기적인 진행과정을 열 두 단계로 설명하신 것이다.

여기서 삼사라[samsāra]는 '순환(circulation), 계속된 흐름(continuous flow)'이라는 뜻을 지닌 고대인도어다. '바퀴(輪)처럼 돌고 돎(廻), 바퀴(輪)처럼 회전(廻)하면서 계속 굴러감' 이라는 뜻을 지닌 윤회(輪廻)는 부처님께서 사용히신 고대인도어 삼사라를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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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십이지연기의 의미

십이지연기는 구체적으로 생노병사우비고뇌(生老病死憂悲苦惱)라는 인간 고(苦)의 문제가 어떻게 생기하게 되었으며, 또한 어떻게 소멸하게 될 수 있는지를 일상적인 그리고 거시(일생)적인 차원에서 연기적으로 밝혀주는 가르침(설법; 법을 설명함)이다. 우리는 부처님께서 지식차원에서 설(설명)하신 이 십이지연기의 설법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모든 괴로움이 도대체 어떤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지를 지식차원에서 보다 근원적인 통찰로써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비구들이여, 연기법(여기서 연기법은 십이지연기를 가리킴)이란 무엇인가?
무명[無明; 완전히 바르게 깨닫지 못한 상태의 무지 또는 어리석음]을 조건으로 해서 업의 형성작용[行]이 일어난다. 업의 형성작용을 조건으로 해서 의식작용[識; 재생연결식 작용]이 일어난다. 의식작용을 조건으로 해서 정신·육체[名色]적 작용이 일어난다. 정신·육체적 작용을 조건으로 해서 여섯 가지 감각기관[六入]이 생기한다. 여섯 가지 감각기관을 조건으로 해서 (6근과 6경과 6식의) 접촉[觸]이 발생한다. 접촉을 조건으로 해서 느낌[受; 감각 받음 작용]이 일어난다. 느낌을 조건으로 해서 갈애[愛]가 일어난다. 갈애를 조건으로 해서 취착[取]이 일어난다. 취착을 조건으로 해서 존재화 과정[有]이 일어난다. 존재화 과정을 조건으로 해서 태어남[生]이 일어난다. 태어남을 조건으로 해서 늙음과 죽음[老死], 슬픔, 비탄, 고통, 비애, 절망이 일어난다. 이와 같이 괴로움의 무더기[苦蘊]가 생겨난다. 이것을 '괴로움 발생의 고귀한 진리'[苦聖諦]라고 한다.”

相應部 XII 1. <法說> SN II, 1.

“무명[無明]의 남김 없는 소멸에 의해 업의 형성작용[行]의 소멸한다. 업의 형성작용의 소멸에 의해 의식작용[識; 재생연결식 작용]이 소멸한다. 의식작용의 소멸에 의해 정신·육체[名色]적 작용이 소멸한다. 정신적·육체적 작용의 소멸에 의해 여섯 가지 감각기관[六入]의 발생이 소멸한다. 여섯 가지 감각기관의 소멸에 의해 (6근과 6경과 6식의) 접촉[觸]의 소멸한다. 접촉의 소멸에 의해 느낌[受]의 발생이 소멸한다. 느낌의 소멸에 의해 갈망[愛]의 발생이 소멸한다. 갈망의 소멸에 의해 취착[取]의 발생이 소멸한다. 취착의 소멸에 의해 존재화 과정[有]이 소멸한다. 존재화 과정의 소멸에 의해 태어남[生]의 발생이 소멸한다. 태어남의 소멸에 의해 늙음과 죽음[老死], 슬픔, 비탄, 고통, 비애, 절망의 발생이 소멸한다. 이것을 '괴로움 소멸의 고귀한 진리'[滅聖諦]라고 한다.”

相應部 XII 1. <法說> SN II,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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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십이지연기 각 지분(支; 단계 또는 고리)의 이해

십이지연기 각 지분(支; 단계, 고리)의 이해는 괴로움의 원인을 밝혀내는 순차적인 작업이다. 하지만 사실 하나하나의 지분이 결국 괴로움을 발생시키는 원인(조건)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십이지연기의 어느 한 지분을 소멸하게 되면 연이어 다음 지분이 소멸되고, 결국 모든 괴로움이 소멸하게 된다.

그래서 여러 시대, 여러 나라, 여러 형태의 불교에서는 다양한 수행 방편과 설법들이 설해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십이지연기의 첫 번째 지분인 무명을 타파하기 위해 반야의 지혜를 밝히는 설법, 행(유위행)의 타파를 위한 삼업청정과 업장소멸의 설법, 그리고 유위행이 아닌 무위행을 실천하라는 설법, 식의 소멸을 위해 분별심을 버리라는 설법, 명색에 집착하지 말 것을, 육입을 맑게 하는 육근청정을, 수(감각, 느낌)에 대한 집착을 없애기 위해 감각을 관찰하는 수행을, 애의 소멸을 위해 애욕을 버릴 것을, 취의 소멸을 위해 무집착과 방하착을 설(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How'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말씀(설법)이라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위에 언급한 다양한 설법들과 수행 방편들은 결국 부처님의 가르침(설법; 법을 설명함)과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구체적인 How'인 '팔정도를 계발하는 수행‘(팔정도 바와나)에 포함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생명이 미시(찰나)-일상-거시(성주괴공, 생로병사)적으로 인과 연기적인 생멸(생기 소멸) 순환을 계속하는 실상에 대해서 설하실 때 가장 강조하여 가르치신 것은 매 순간(찰나)의 인과 연기적인 생멸 순환[samsāra; 윤회]이다. 즉 일생의 죽음과 순환이 아닌 매 순간(찰나)의 죽음과 순환이며 그런 죽음과 순환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해탈)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신 것은 그런 해탈(완전한 해방)을 이룰 수 있는 '구체적인 How'인 '팔정도를 계발하는 수행‘이다. 즉, 매 순간 인과 연기적인 생멸의 순환(삼사라; 윤회)에 연(緣)하여 일어나는(起) 모든 괴로움(苦)의 무더기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어, 더 이상 조건 지어지지 않는 완전한 자유(해방, 해탈)와 평화(우빽카), 나(我)를 초월한 분별 집착 없는 완전히 지혜(빤냐/반야)로운 바른 사랑(자비)과 완전한 행복(열반)의 경지인 정각(완전한 바른 깨달음)에 도달하는 '여덟(八) 부분으로 이루어진 바른(正) 길(道; 팔정도)을 계발하는 수행'(줄임말로 팔정도 바와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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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지식차원에서 설(설명)하신 십이지연기(十二支緣起) 각 지분(支; 단계, 고리)의 의미와 각 지분(支)과 관련된 부처님의 가르침(설법; 법을 설명함)을 오늘날의 지식과 용어를 동원해서 소상히(자세하고 분명하게) 옮기면 다음과 같다.

• 과거 또는 전생(前生)의 과정 

(1) 아윗짜[a·vijjā], 무명[無明] : 밝은 상태[vijjā, 明]가 아님[a, 無], 밝지 못한 상태; 밝은 지혜(明智)가 없음(無), 실상과 진리에 대한 어두움, 실상과 진리에 대한 무지(ignorance), 실상과 진리를 완전히 깨닫지 못한 상태; 인식의 착각(현혹, 전도된 생각, delusion)으로 인한 어리석음, 모하[moha; 치痴, 우치愚痴; 우매하고 어리석음; delusion]와 유사 동의어.

무명[無明, avijjā] : 여기서 '밝지 못한 상태'라는 것은 자신과 세상의 실상(존재의 실제 모습; 연기의 실상)과 진리(진실한 이치, 자연의 이치/법칙, 연기의 이치/법칙; 연기의 진리)에 대한 무지(완전히 깨닫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무명을 처음에 두는 까닭은 시간적으로 시초라기보다는 순환(삼사라)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또한 무명 때문에 생기는 마음의 세 가지 근본 번뇌(이른바 삼독三毒)인 탐[貪, rāga; 탐욕, 갈망], 진[瞋, dosa; 화, 악의, 혐오], 치[痴, moha; 탐·진에 대한 집착의 어리석음]는 다른 모든 번뇌와 괴로움의 원인이 된다.

존재의 실상과 진리에 대한 무지(무명)를 달리 말하면 사성제와 삼특상(존재의 세 가지 특성; 무상, 고, 무아)에 대한 무지(완전히 깨닫지 못함)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서,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는 부처님께서 사용하신 고대인도어 아닛짜[a·nicca], 둑카[dukkha], 아낫따[an·attā]를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아닛짜[a·nicca]의 글자 뜻은 '항상[nicca]하지 않음[a]'이다. 아닛짜는 "우주자연에 실존(실제 존재)하는 모든 것이 매 순간 변한다"는 진리(法)를 표현하기 위해서 부처님께서 사용하신 고대인도어다. 

둑카[dukkha; 근원적 괴로움]는 "모든 괴로움은 근원(근본 원인)이 있는 괴로움이다, 모든 고(苦)는 조건지어진 고(苦), 즉 존재의 무상성(무상한 성질)과 무명으로 조건지어진[conditioned; saṅkhāra] 고(苦)이다"라는 진리(法)를 표현하기 위해서 부처님께서 사용하신 고대인도어다

아낫따[an·attā]의 글자 뜻은 '실체[attā]가 아님[an]'이다. 아낫따는 "우주자연에 실존(실제 존재)하는 모든 것은 ‘고정불변하고 독립적인 존재’[실체; attā, atman]가 아니다"라는 진리(法)를 표현하기 위해서 부처님께서 사용하신 고대인도어다

※ 인간의 모든 고(苦; dukkha)를 조건짓는 존재의 무상성(무상한 성질)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지만, 무명[無明, avijjā]은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팔정도 바와나(계-정-혜 계발 수행, 실라-사마디-빤냐 계발 수행; 실라-사마타-위빠사나), 즉 실라('계戒; 정어·정업·정명' 바와나)-사마타('정定, 사마디/삼매; 정정진·정념·정정' 바와나)-위빠사나(사마타 후에 하는 깊은 '혜慧, 빤냐/반야; 정견·정사유' 바와나)'의 바른 실천을 통해서 벗어날 수(극복할 수) 있다.

몸과 마음의 '행(行)을 닦음(修)'이라는 뜻을 지닌 수행(修行)은 '경작하다, 계발(열고 발전향상)하다'라는 뜻을 지닌, 부처님께서 사용하신 고대인도어 '바와나(bhāvanā)'를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우리에게는 수행이라는 말이 매우 익숙하니 바와나는 '계발 수행', 팔정도 바와나는 '팔정도를 계발하는 수행' 정도로 표현하면 그 의미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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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카라[saṅkhāra], 행[行] : 어리석은 마음(무명 상태)의 습관적 행(行; 반응, 작용, reaction), 업(業) 형성 작용; 습관적 탐진치 작용, 아상(에고심)이 개입된 의도 또는 의지적 행위(行)

행[行, saṅkhāra] : 실상과 진리에 대한 어두움[무명]으로 인해 중생(생명의 무리)의 모든 행[行]은 특정한 경향성을 갖게 된다. 즉 중생이 몸(身)과 말(口)과 생각(意)으로 짓는 행[行]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습(習, 습관)을 형성하고, 동시에 잠재력(습관의 힘, 습성, 습관의 경향성; 業)이 되어 조건(인因-직접조건, 연緣-간접조건; 인연)이 갖추어지면 표출된다

상카라[行]는 무명 상태인 중생의 경우, 마음의 습관적인(조건지어진 또는 조건지어지는) 탐진치 반응(작용, reaction, 行), 다른 표현으로는 아(我)의 업(業)을 형성시키는 정신(心)적인 형성작용, 또는 아상(에고심)이 개입된 의도, 의지적 행(行, 행위)을 뜻한다.

무명 상태인 중생의 경우, 행(行; 행위)을 하게 되면 거기엔 반드시 업(業)이 지어지게 된다. 고대인도어에서 깜마(kamma, 카르마karma; 業)와 상카라(saṅkhāra, 行)는 동의어다. 깜마(業)와 상카라(行)에는 세 종류가 있는데 몸(身)으로 짓는 것, 말(口)로 짓는 것, 뜻(意; 의지, 의도, 마음, 생각)으로 짓는 것이다.

행[行]은 인간 생명체를 구성하는 오온(색.수.상.행.식 무더기/쌓임/khandha; 물질-정신 작용 무더기/쌓임) 중 한 부분이자, 십이지연기의 열 두 고리 중 한 부분이다. 행[行]은 과거의 행(行)과 업(業)의 결과인 동시에 미래의 결과들을 유발시키는 행(行)과 업(業)으로, 자기 미래의 삶을 형성하는데 직접(직접 조건/원인; 인因)적인 역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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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또는 금생(今生)의 과정

(3) 윈냐나[viññāṇa], 식[識] : 앎(앎 작용), 알음알이, 인식(consciousness); 재생연결식; 식(識) = 의식/일상의식/표면의식 + 무의식/잠재의식/심층의식

식[識, viññāṇa; 의식+무의식] : 과거의 신구의(身口意) 행[行]으로 형성되고 강화된 업(業, 습관의 경향성)은 현재의 식[識; 의식 + 무의식/잠재의식] 작용의 습성으로 존속한다(업식業識). 즉 과거의 행[行]으로 형성되고 강화된 현재의 업식(業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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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은 무의식(잠재의식/심층의식)이 의식(일상의식/표면의식)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비유하자면 의식(일상의식/표면의식)은 빙산의 수면 위 부분이고 무의식(잠재의식/심층의식)은 빙산의 수면 아래 부분이다. 의식은 빙산의 일각(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우리는 인간 정신작용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의식(일상의식/표면의식)을 정신작용의 전부인 것처럼 취급(생각)하지만, 사실 우리의 일상적인 의식은 무의식(잠재의식/심층의식)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거의 하나도 모른다.

이 무지(모름, 무명)에 숨겨져서, 상카라[saṅkhāra, 行; 어리석은 마음의 습관적 반응 또는 작용; 업(業) 형성 작용; 습관적 탐진치 작용]들은 무의식(잠재의식/심층의식)의 차원에서 계속 일어나고 증식된다.

그래서 무의식(잠재의식/심층의식)에서 어떤 탐진치가 어떻게 작용해서 내 삶을 좌지우지하는지 정견(바르게 관찰/통찰)-정사유(바르게 분석 사유)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이 생략되면 어떤 수행으로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사람도 앎과 행동이 따로 놀게 된다.

무시이래로 무명(무지) 상태에서 습관화된 무의식(잠재의식/심층의식)은 쉽게 자신의 상카라[行; 어리석은 마음의 습관적 반응 또는 작용; 습관적 탐진치 작용]를 변화시키지 않는다. 아무리 훌륭한 부처님 가르침(설법; 진리/법法을 설명함)을 들어도 쉽게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지 않는다.

"어리석은 자는 자신에 대해 무지하기에 어리석은 마음의 습관적 반응(상카라, 업業 형성 작용; 일종의 감옥)에 갇혀 지내는 것이다."

- 부처님

인간이라는 생명체는 물질-정신적 습관 덩어리(쌓임/무더기/khandha)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날 서양 과학(물리학)에서 말하는 물체의 관성력(慣性力, force of inertia)이란 물체가 지닌 '관성(慣性; 습관慣의 성질性, inertia)의 힘(力, force), 습관의 힘'을 말하는 것이다. 물체(몸, 육체) 뿐만 아니라 정신(마음; 의식+무의식)에도 관성력(습관의 힘, 습관의 잠재력)이 존재하는데 이를 부처님께서는 '깜마(kamma, 카르마karma) 발라(bala; force, power)'라고 부르셨다. 업력(業力)은 부처님께서 사용하신 고대인도어 '깜마(카르마) 발라'를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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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識; 의식+무의식]은 인간 생명체를 구성하는 오온(색.수.상.행.식 무더기/쌓임; 물질-정신 작용 무더기/쌓임) 중 한 부분이자, 십이지연기의 열 두 고리 중 한 부분이다.

매 순간 생멸하는 정신작용과 물질작용이 인과 연기적으로 상호의존 작용하는 생명체인 중생(생명의 무리) 또는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죽는 순간, 매 순간 생멸하는 정신작용(수상행식 작용) 중에서 식[識]작용(재생연결식; 이전 생의 마지막 식이자 다음 생의 최초의 식)의 인과 연기적 흐름은

정신작용(수상행식 작용)이 상호의존(연기) 작용하던 물질작용(사대작용; 몸)과의 인연(인因-직접조건과 연緣-간접조건)이 다하는 순간 물질세계의 '시공간(시간-공간)을 초월하여'(다른 표현으로 시간과 공간을 통한 '오고 감이 없이')

인과 연기적으로 상응하는 곳(장소, 세계)에서 인과 연기적으로 상응하는 새로운 물질토대(몸)와 연기(인연에 따라 상호의존) 작용하여 생명체(생명현상, 연기현상; 정신-물질작용 무더기/쌓임의 인과 연기적 흐름 현상)의 또 다른 생이 이어진다.

이렇게 중생(생명의 무리) 또는 인간이라는 생명체는 미시(찰나)-일상-거시(생로병사) 순환적으로 매 순간 생멸 변화하는 정신작용(수상행식 작용)의 인과 연기적인 생멸 흐름의 순환(삼사라samsāra, 윤회)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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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나마-루빠[nāma-rūpa], 명색[名色] : 정신(名; 정신작용)-물질(色; 물질작용), 정신-물질작용 무더기/쌓임; 정신(정신작용; 마음)-물질(물질작용; 몸, 육체)의 인과 연기적 연속체.

명색[名色, nāma-rūpa] : 여기서 명[名, nāma]은 생명체의 정신적 요소(정신작용)를 지칭하고 색[色, rūpa]은 물질적 요소(물질작용)를 가리킨다. 인과 연기적으로 상속된 정신작용(nāma)의 식[識]작용(재생연결식)이 새로운 물질토대(rūpa; 물질작용)와 연기(인연-직간접 조건에 따라 상호의존) 작용하여 생명체[nāma-rūpa, 名色; 정신-물질작용 무더기/쌓임의 인과 연기적 흐름 현상, 연기현상이자 생명현상이자 자연현상]의 초기 단계에 접어든다.

'루빠(rūpa; 물질, 물질로 이루어진 물체)는 형상과 색깔을 지니는 것이 그 특징'이라는 부처님의 설명에 따라 한 글자로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색(色)이라는 한 글자의 한문으로 번역했다. 

부처님께서는 유정(생명, 생물)이 무정(비 생명, 무생물)과 다른 작용 무더기를 통칭하여 고대인도어로 나마(nāma; 정신, 정신작용) 무더기('수상행식' 온)라는 용어를 사용하셨다. 중국의 번역자들은 나마를 명(名)으로 한역했는데 naming(名) 작용이 정신작용의 대표적인 작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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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살라야따나[saḷāyatana], 육입[六入 or 육근六根 or 육처六處] : (물질-정신작용의) 여섯 토대, the '6 bases' (of physical-mental activity); 여섯 감각 기능(혹은 기관 또는 장소), the 'six functions(or organs)' of sense (viz: eye, ear, nose, tongue, body, and mano).

육입[六入, saḷāyatana; six sense-functions] : 인간의 경우 생명체 초기 단계의 명색[名色, 정신-물질작용 쌓임]이 주위의 자양분을 받아들여 여섯 가지 감각 기능(indriya; function)이 분화된다(형성된다). 여섯은 눈(眼根), 귀(耳根), 코(鼻根), 혀(舌根), 몸(身根), 마노-인드리야(mano-indriya, 意根)다.

오감(五感, 오감각, 물질감각) 기능은 생명체의 종에 따라 다섯 가지가 모두 있거나 일부가 없기도 하다. 그러나 육감(六感, 정신감각) 기능이 없는 생명체는 없다. 부처님께서 모든 중생(衆生, 생명의 무리)이 지닌 물질-정신 감각 기능을 설(설명)하실 때 사용하신 마노-인드리야(mano-indriya)라는 용어는 이 정신감각 기능(indriya; function)을 지칭하는 것이다. 의근(意根)은 고대인도어 마노-인드리야를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마노-인드리야(意根, 정신감각 기능)는 개, 고양이, 지렁이, 아메바, 바이러스 등 모든 생명체에게 있는 가장 기본적인 감각 기능이다. 지렁이, 아메바, 바이러스 등에게 보거나 듣는 시각, 청각 등의 기능은 없을지 모르지만 판단 분별하는 작용인 마노-인드리야(정신감각 기능)의 작용은 있다. 뇌세포가 없는 지렁이, 아메바, 바이러스도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생명현상을 지속하기에 적합한지를 판단 분별하는 작용을 한다. 인간의 경우 마노-인드리야(意根)는 뇌를 주요 기반(물질 토대)으로 한 정신감각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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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팟사[phassa], 촉[觸] : 6근('안.이.비.설.신.의' 근)과 6경(색.성.향.미.촉.법)과 6식('안.이.비.설.신.의' 식)의 접촉, contact.

촉[觸, phassa] : 여섯 감각기능(육입六入 or 육근六根 or 육처六處)은 그것들에 상응하는 대상(6경)과 인과 연기적으로 접촉하게 된다. 눈은 색(과 형체), 귀는 소리, 코는 냄새, 혀는 맛, 몸은 감촉, 의근(意根)은 정신감각(생각, 기억, 감정 등; 또는 의근의 대상인 일체 모든 현상, 법法)이 그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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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웨다나[vedanā], 수[受] : 감각(혹은 느낌), 여섯 감각 받음(受) 작용, 감수(感受) 작용.

수[受, vedanā] : 수[受]는 감각 또는 감각 받음(受) 작용을 가리킨다. 여섯 감각기능(육입六入 or 육근六根 or 육처六處)과 그것들에 상응하는 대상(6경)과 상응하는 식(6식)이 인과 연기적으로 접촉함으로써 감각(또는 감각 받음受 작용)이 일어난다. 감각은 '즐거운 것, 괴로운 것,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것', 이 세 가지의 가장 기본적인 느낌(feeling)으로 분류될 수 있다

부처님께서는 생명체의 감각은 물질감각(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오감)과 정신감각(생각, 기억, 감정 등; 육감)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설명)하셨는데, 이 여섯 가지 감각의 받음(受) 작용을 통칭하여 웨다나[vedanā]라고 부르셨다.

수[受, vedanā]는 인간 생명체를 구성하는 오온('색.수.상.행.식' 작용 무더기/쌓임; 물질-정신 작용 무더기/쌓임) 중의 하나이며, 십이지연기의 열 두 고리 중 하나다.

※ 부처님께서는 해탈(모든 苦로부터의 해방)과 정각(완전한 바른 깨달음)의 증득을 위한 실천법인 팔정도 바와나(팔정도를 계발하는 수행)의 구체적인 실천으로 수[受, vedanā; 감각/느낌]의 관찰을 매우 강조하셨다. <Vedanā-Saṁyutta(감각/느낌 상응품, 受相應品), 쌍윳따 니까야, Ⅳ>.

십이지연기의 설법에서, 부처님께서는 고(苦, dukkha; 괴로움)의 원인인 갈애(taṇhā)가 수[受, vedanā; 감각/느낌]에 대한 집착의 반응으로써 일어난다고 설(설명)하셨다. 웨다나[受; 감각/느낌]는 물질(육체) 현상 뿐만 아니라 정신(마음) 현상을 직접 관찰하는 수단을 제공해 준다.

평정심(우빽카)을 가지고 객관적으로 (거친 것에서 부터 미세한 것까지) 모든 웨다나[受; 감각/느낌]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법을 '팔정도 바와나(실라-사마타-위빠사나)'를 통해서 배움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상카라[saṅkhāra; 마음의 습관적인 탐진치 반응, 작용]도 피할 수 있고, 존재의 실상(실제 모습; 무상, 무아)을 자기 자신 안에서 직접 관찰(통찰) 경험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의 무상(몸과 마음의 인과 연기적인 매 순간 생멸변화), 무아(자신이 독립적이고 고정불변한 실체 아님)에 대한 이 통찰(직접적인 깊은 관찰) 경험은 마음을 해탈로 이끄는데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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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딴하[taṇhā], 갈애[渴愛 or 애愛] : 물질-정신적인 여섯 감각에 대한 갈애(lit. 'thirst, 목마름'): craving, lust.

갈애[愛, taṇhā] : 수[受, vedanā; 감각, 느낌]에 대한 갈애[愛]가 일어난다. 즉 즐거운 느낌(감각)에 대해서는 계속 향유하려는 갈망[貪]의 갈애가 일어나고, 괴로운 느낌(감각)에 대해서는 싫어하고 미워하는 혐오[嗔]의 갈애가 일어난다.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의 경우에는, 무지(無知; 멍)한 상태로 안주하려는 고질적 잠재성향(이것도 일종의 갈애)이 일어난다.

딴하(taṇhā)의 문자(lit.)상의 의미는 목마름(thirst; 갈망)이나 갈망의 다른 측면인 혐오 또한 딴하의 한 측면이다. 즉 혐오는 갈망의 또 다른 측면이다(갈망과 혐오는 딴하라는 동전의 양면). 탐(貪, rāga, lobha; 갈망)·진(嗔, dosa; 혐오)·치(痴, moha; 탐과 진에 대한 집착의 어리석음)는 갈애[渴愛, taṇhā]와 무명[無明, avijjā]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부처님께서는 첫 제자들에게 설한 첫 번째 설법인 <초전 법륜경, Dhamma·cakka·ppavattana Sutta; 법륜(법의 바퀴) 구름 경>에서, 갈애[愛, taṇhā]를 둑카(dukkha; 苦)의 근본 원인으로 설(설명)하셨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연기경, Paṭicca-samuppāda Sutta>에서 12지(支)연기(緣起)를 설(설명)하시면서, 갈애[愛, taṇhā]가 수[受, vedanā; 감각/느낌]에 연(緣)하여 일어난다(起)고 설(설명)하셨다.

※ 수[受, vedanā; 감각, 느낌]에 연기하는(연하여 일어나는) 갈애[愛, taṇhā]는 모든 고(苦, dukkha)의 근본 원인이며, 삼사라(saṃsāra; 순환, 윤회)의 원동력이다. 

"거친 것에서 부터 미세한 것까지 모든 웨다나[vedanā, 受]를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깊이 관찰)하여 빤냐(paññā, 반야; 실상과 진리를 바르게 아는 바른 지혜)를 계발하고, 어떤 웨다나[受; 감각, 느낌]에도 갈애(갈망과 혐오, 또는 탐진치)로 반응하지 않고 초연한 우뻭카(upekkhā, 평정심)를 계발하여, 궁극에는 갈애[愛, taṇhā]를 완전히 소멸함으로써 모든 고(苦, dukkha)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삼사라(순환)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더 이상 조건지어지지 않는 완전한 자유(해탈)와 평화와 나를 초월한 분별 집착 없는 완전히 지혜로운 바른 사랑(자비)과 완전한 행복(열반)의 경지(상태)를 증득(증명경험으로 득)할 수 있다."는 것이 부처님께서 설하신 핵심 가르침(사성제, 연기법, 십이지연기, 팔정도 바와나의 가르침)의 요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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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우빠다나[upādāna], 취[取] : 취착(取着), 집착(執着); 물질-정신적인 여섯 감각에 대한 취착(또는 집착). grasping(움켜쥠, 붙잡음), attachment(애착); 갈애[愛, taṇhā]가 강화된 형태, intensified degree of craving(taṇhā)

취[取, upādāna] : 갈애에 따른 집착(着)의 행(行, 행위)을 취[取]함(취착取着), 그리고 갈망(탐貪)과 혐오(진嗔)의 대상에 집착하는 어리석음(치痴)이 일어남. 전 단계[갈애]의 결과이자 전 단계[갈애]가 강화된 형태. 탐진치(貪嗔痴) 즉, 감각의 좋고(탐貪) 싫음(진嗔)에 대한 갈애와 그에 대한 집착의 어리석음(치痴)이 이후의 과정을 지배하여 괴로움을 낳고, 감각에 대한 갈애(또는 탐진치)는 결국 삼사라(순환; 윤회-바퀴처럼 계속 돌면서 굴러감) 과정의 원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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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바와[bhava], 유[有] : 존재(being), 존재 형성력, 존재 경향성; 존재화, 생성(존재)되어감, 생성(존재)되어감의 과정, becoming(생성되어감), process of existence(being)

유[有, bhava] : 현 존재는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금생(今生)을 살아간다. 위와 같은 현재(또는 금생)의 과정을 거치면서 감각에 대한 갈애의 업[業; 습관의 경향성]과 식[識; 의식 + 무의식/잠재의식]이 강화되어 남게[有] 된다. 이렇게 현재(또는 금생)의 과정에서 강화된 갈애(또는 탐진치)의 업식[業識; 업業과 식識]은 미래의 순환(삼사라; 윤회) 과정(다음 생)에 대한 형성력[또는 '존재 경향성; 有, bhava'의 힘]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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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또는 내생(來生)의 과정

(11) 자띠[jāti], 생[生] : 출생, 재생(再生), 탄생, 태어남, birth, rebirth.

생[生, jāti] : 존재경향성[有, bhava]의 힘(업유력業有力 또는 업력業力)에 의해서 '생의 마지막 순간의 식[識]'(재생연결식)은 인과 연기적으로 상응하는 곳(장소, 세계)에서 인과 연기적으로 상응하는 새로운 물질토대(몸)와 연기(인연-직간접 조건에 따라 상호의존) 작용하여 생명체(생명현상, 연기현상; 정신-물질작용 무더기/쌓임의 인과 연기적 흐름 현상)의 또 다른 생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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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자라-마라나[jarā-maraṇa], 노사[老死] : 늙어감과 죽음, aging(decay) & physical death

노사[老死, jarā-maraṇa] : 한 번 태어난 이상 늙고 죽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태어남[生]에 연하여 늙어감[老]과 죽음[死]이 일어나고,
슬픔, 비탄, 육체적-정신적 고통과 번뇌들이 일어난다.
이와 같이 모든 고(苦, dukkha; 괴로움)의 무더기들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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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십이지연기의 고대인도어(빠알리어) 원문과 번역문

아래는 <Paṭicca·samuppāda Sutta(연기경), Saṃyutta Nikāya(쌍윳따 니까야, 상응부), Ⅻ(I). 1.>에서 부처님께서 설하신 십이지연기의 고대인도어(빠알리어) 원문과 번역문이다.

Anuloma (십이지연기의 순관):

(1) Avijjā-paccayā saṅkhārā;
(2) saṅkhāra-paccayā viññāṇaṃ;
(3) viññāṇa-paccayā nāma-rūpaṃ;
(4) nāma-rūpa-paccayā saḷāyatanaṃ;
(5) saḷāyatana-paccayā phasso;
(6) phassa-paccayā vedanā;
(7) vedanā-paccayā taṇhā;
(8) taṇhā-paccayā upādānaṃ;
(9) upādāna-paccayā bhavo;
(10) bhava-paccayā jāti;
(11) jāti-paccayā 
(12) jarā-maraṇaṃ-soka-parideva-dukkha-domanassupāyāsā sambhavanti.
Evame-tassa keval‎assa dukkha·kkhandhassa samudayo hoti.

(1) 무명[無明, avijjā]에 연(緣)하여 상카라[行, saṅkhāra; 업業형성 작용]가 일어나고(기起),
(2) 상카라[行]에 연하여 식[識; 재생연결식]이 일어난다.
(3) 식[識, 재생연결식]에 연하여 생명체의 정신[名]-물질[色] 작용의 연기작용이 일어나고(시작되고),
(4) 시작된 생명체의 정신-물질[명색名色] 작용에 연하여 여섯 감각기능[육입六入 or 육근六根]이 일어난다(형성된다).
(5) 형성된 여섯 감각기능[육입六入 or 육근六根]에 연하여 접촉[觸; 6근과 6경과 6식의 접촉]이 일어나고,
(6) 접촉[觸, 6근과 6경과 6식의 접촉]에 연하여 감각[느낌; 수受, vedanā]이 일어난다.
(7) 감각[느낌; 受]에 연하여 갈애[愛; 갈망과 혐오의 갈애]가 일어나며,
(8) 갈애[愛]에 연하여 취[取, 취착]이 일어난다.
(9) 취착[取]에 연하여 유[有, 존재경향성, 존재화]이 일어나고(형성되고),
(10) 존재경향성[有, 존재화]에 연하여 태어남[生]이 일어난다.
(11) 태어남[生]에 연하여 
(12) 늙어감[老]과 죽음[死]이 일어나고, 슬픔, 비탄, 육체적-정신적 고통과 번뇌들이 일어난다.
이와 같이 모든 고(苦, dukkha; 괴로움)의 무더기들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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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ṭiloma (십이지연기의 역관):

Avijjā tv'eva asesa virāga-norodhā, saṅkhārā nirodho;
saṅkhārā-nirodhā viññāṇa-nirodho;
viññāṇa-nirodhā nāma-rūpa-nirodho;
nāma-rūpa-nirodhā saḷāyatana-nirodho;
saḷāyatana-nirodhā phassa-nirodho;
phassa-nirodhā vedanā-nirodho;
vedanā-nirodhā taṇhā-nirodho;
taṇhā-nirodhā upādāna-nirodho;
upādāna-nirodhā bhava-nirodho;
bhava-nirodhā jāti-nirodho;
jāti-nirodhā jarā-maraṇaṃ-soka-parideva-dukkha-domanassupāyāsā nirujjhanti.
Evame-tassa keval‎assa dukkha·kkhandassa nirodho hoti.

무명[無明, avijjā]의 완전한 소멸로 인해서 상카라[行; 我의 業형성]가 멈추고,
... ... ...
이와 같이 모든 고(苦, dukkha; 괴로움)의 무더기들이 소멸하게 된다.

그리하여 더 이상 조건지어지지 않는 완전한 자유(해탈)와 평화, 분별 집착 없는 완전히 지혜로운 바른 사랑(자비)과 완전한 행복(열반)의 경지(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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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부처님께서 지식차원에서 설(설명)하신 십이지연기(十二支緣起) 각 지분(支; 단계, 고리)의 의미와 각 지분(支)과 관련된 부처님의 가르침(설법; 법을 설명함)을 오늘날의 지식과 용어를 동원해서 소상히(자세하고 분명하게) 옮긴 것이다.

부처님께서 강조하셨듯이 십이지연기의 인과 연기적인 열 두 단계의 과정은 뒷 단계가 앞 단계의 결과라는 점에서 괴로움(苦)의 무더기가 일어나는 과정이지만 동시에 앞 단계가 뒷 단계의 원인이라는 측면에서 십이지연기의 역관 과정은 괴로움(苦)의 무더기를 소멸시키는 과정이 된다.

또한 부처님께서 강조하셨듯이, 당신께서 지식차원에서 설(설명)하신 십이지연기의 열 두 단계가 생명체의 삼사라(순환, 윤회)를 설명하는 유일하고 고정된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각자 팔정도 바와나(실라-사마타-위빠사나)를 바르게 실천해서 스스로 삼사라(순환, 윤회)를 직접 통찰(깊이 관찰)하여 자신의 통찰 경험으로 빤냐[paññā, 반야; 삼사라(윤회)를 포함한 연기의 실상과 진리를 '있는 그대로' 바르게 아는 바른 지혜]를 계발해야 한다.

스스로의 통찰(깊은 관찰) 경험으로 계발한 통찰지혜(바와나빤냐/수혜修慧; 수행의 통찰 경험에 의해서 생기는 지혜)만이 무명을 완전히 부수고 정각을 증득(증명경험으로 득)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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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존재가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正法)을 따라
지혜(Panna; 연기의 실상과 진리를 '있는 그대로' 바르게 아는 바른 지혜)와
자비(Metta; 나를 초월한 분별 집착 없는 지혜로운 바른 사랑) 속에서
진정 자유롭고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May all beings
following the Buddha's samma dhamma
be in the Panna & Metta
really be liberated.. be peaceful.. be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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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ostScript)] : 일상적 수준의 십이지연기

담배에 관한 몸(물질)과 마음(정신)의 작용을 예로 들어서, 부처님께서 지식차원에서 설(설명)하신 십이지연기의 일상적인 순환(삼사라) 과정을 오늘날의 지식과 용어를 동원해서 서술하여 옮기면 다음과 같다.

과거의 담배에 관한 행[行]으로 형성되고 강화된 업[業; 습관의 경향성]은 현재의 담배에 관한 식[識, 의식 + 무의식/잠재의식] 작용의 습성[습관의 경향성; 業]으로 존속한다[업식業識].

즉 과거의 담배에 관한 신구의(身口意)의 행[行]으로 형성되고 강화된, 현재의 담배에 관한 갈망 혹은 혐오의 업식[業識]을 지닌 사람에게 -> 담배라는 명색[名色; 色(물질작용; 형상, 냄새, 맛 등)과 名(정신작용; 명칭, 기억, 생각 등)]이 -> 감각 기능(눈, 귀, 코..)에 부딪히면 -> 담배라는 색(色)과 명(名)에 대한 감각[느낌; 受]이 일어남 -> 그 감각에 대한 갈애[愛; 갈망의 갈애 또는 혐오의 갈애]가 일어남 -> 그 갈애에 따른 행위를 취[取]함 -> 담배에 관한 갈애의 업[業; 습관의 경향성]과 식[識; 의식 + 무의식/잠재의식]이 강화되어 남게[有] 됨 -> 강화되어 남겨진 담배에 관한 업[業; 습관의 경향성]과 식[識; 의식 + 무의식/잠재의식]에 따라 인과 연기적으로 앞의 과정을 순환(삼사라; 윤회) 반복함.

이와 같이 담배에 관한 십이지연기의 순환(삼사라) 과정을 일상 수준의 과거-현재-미래의 과정으로 좀 더 소상히 서술하여 옮기면 다음과 같다

• 일상적 수준의 과거 과정

(1) 무명[無明] : 여기서 무명[無明, 무지; 인식의 착각, 전도된 생각]이라는 것은, 담배 피우는 습관이 전혀 없을 때의 근본 원인, 즉 담배의 해로움에 대한 무지, 담배 피우는 게 좋아 보이는 인식의 착각 또는 전도된 생각을 의미함

(2) 행[行] : 담배의 실상과 진리에 대한 어두움[무명, 무지; 인식의 착각, 전도된 생각]으로 인해 인간의 행[行]은 특정한 경향성을 갖게 됨. 즉 담배를 피우는 몸(身)의 행[行, 행위]이나 담배에 관한 말(口)과 생각(意)의 행[行]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습(習, 습관)을 형성하고, 동시에 잠재력[습관의 힘, 습성, 습관의 경향성; 業]이 되어 조건(인因-직접 조건, 연緣-간접 조건; 인연)이 갖추어지면 표출됨

• 일상적 수준의 현재 과정

(3) 식[識; 의식+무의식] : 과거의 담배에 관한 신구의(身口意)의 행[行]으로 형성되고 강화된 업[業; 습관의 경향성]은 현재의 식[識; 의식 + 무의식/잠재의식] 작용의 습성[습관의 경향성; 業]으로 존속한다[업식業識]. 즉 과거의 행[行]으로 형성되고 강화된 현재의 업식[業識]

(4) 명색[名色] : 여기서 명[名]은 정신요소(또는 정신작용; 담배에 대한 기억, 생각 등, 그리고 담배라는 물질에 붙여진 명칭; 이 물질을 미국인은 tobacco, 한국인은 담배라는 명칭으로 부름, 다른 예를 들면 아기 엉덩이에서 나오는 노란 물질을 어떤 이는 똥, 어떤 이는 응가, 예전 농부는 거름이라고 부름; 명칭에 따라 느낌이 다름)를 말하고, 색[色]은 물질요소(또는 물질작용; 형상, 냄새, 맛 등)를 뜻함

(5) 육입[六入, 여섯 감각 기능(혹은 기관)], (6) 촉[觸] : 담배라는 명색[名色; 色(물질작용; 형상, 냄새, 맛 등)과 名(정신작용; 명칭, 기억, 생각 등)]이 여섯 감각 기능[육입六入 or 육근六根; 눈, 귀, 코..]에 부딪힘[觸]

(7) 수[受; 감각, 느낌] : 담배라는 물질요소(色)과 정신요소(名)에 관한 감각(느낌) 받음(受) 작용이 일어남

(8) 애[愛; 갈애] : 그 감각(느낌)에 대한 애[愛, 갈애]가 일어남. 즉 담배를 즐기는 사람에겐 갈망(탐貪)의 갈애가, 담배를 싫어하는 사람에겐 혐오(진嗔)의 갈애가 일어남

(9) 취[取] : 그 갈애[愛, 갈망의 갈애와 혐오의 갈애]에 따른 행(行, 행위)을 취[取]함, 그리고 갈망(탐貪)과 혐오(진嗔)에 취착(집착)하는 어리석음(치痴)이 일어남. 전 단계의 결과이자 전 단계가 강화된 형태. 

감각의 좋고(탐貪) 싫음(진嗔)에 대한 갈애와 탐진에 대한 집착의 어리석음(치痴)이 이후의 과정을 지배하여 괴로움을 낳고, 담배 감각에 관한 갈애는 결국 담배에 관한 인과 연기적인 순환(삼사라; 윤회-바퀴처럼 계속 돌면서 굴러감) 과정의 원동력이 됨

(10) 유[有] : 위와 같은 현재의 과정을 거치면서 담배에 관한 갈애의 업[業; 습관의 경향성]과 식[識; 의식 + 무의식/잠재의식]이 강화되어 남게[有] 됨

• 일상 수준의 미래 과정

(11), (12) : 강화되어 남겨진 담배에 관한 업[業; 습관의 경향성]과 식[識; 의식 + 무의식/잠재의식]에 따라 인과 연기적으로 앞의 과정을 순환(삼사라; 윤회) 반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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