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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아잔 차 스님의 오두막

10. 마음을 길들이는 법

  마음을 길들이는 법

 

우리는 자기 자신을 탐구하지 않는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집착과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그저 욕망을 따르며 원하는 대로 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무엇을 하든 늘 편안하기를 바란다그래서 편안하거나 즐겁지 않은 상태가 되면 우울해지고 

화가 나고 싫어하는 마음이 일어나며다시 그런 마음의 덫에 걸려 괴로워한다.

대체로 생각은 감각의 대상을 따르며우리는 생각이 이끄는 대로 따라간다그러나 생각과 지혜는 다르다

지혜안에 있을 때 마음은 공하고 움직이지 않으며우리는 그저 알아차리고 받아들인다.

감각의 대상과 접촉할 때 흔히 우리는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계속 마음을 쓰고길게 얘기하고근심을 한다

하지만 그런 대상들은 어느 것도 실체가 없다그것들은 모두 일시적이며 불만족스럽고 텅 비어 있다

그것들을 잘라서 이 세 가지 공통적인 특성들로 해부해 보라다시 앉아서 명상을 하면 그것들이 또 떠오를 것이다

그것들을 계속 관찰하며 확인해 보라.

 

이 수행은 물소와 논을 돌보는 것과 같다감각의 대상들을 먹고 싶어하는 마음은 벼를 먹고 싶어하는 물소와 같다

아는 자는 주인이다이 비유를 잘 생각해 보라.

물소를 돌보는 주인은 물소가 마음대로 다니게 내버려두면서도 계속 지켜본다한눈을 팔면 안 된다

물소가 벼에 가까이 가면 주인은 소리를 지르고그러면 물소는 뒤로 물러난다

만일 물소가 고집을 피우며 주인의 말에 복종하지 않으면그는 매를 들고 가서 때린다

한낮에 잠에 빠져서 물소를 마냥 내버려두지 말라그대의 논에는 벼 한 포기도 남지 않을 것이다.

마음을 지켜보고 있을 때아는 자는 모든 일을 끊임없이 알아차린다경전에 쓰여 있듯이,

마음을 지켜보는 자는 악마인 마라의 덫을 피할 것이다.”

마음은 마음이다그런데 마음을 지켜보는 자는 누구인가마음과 아는 자는 다르다

마음은 생각하는 과정이며 또한 앎이다마음을 알라

마음이 감각의 대상을 만날 때는 어떠하고떨어져 있을 때는 어떠한지 알라

아는 자가 이와 같이 마음을 관찰할 때 지혜가 일어난다.

마음이 대상을 만나면벼를 보고 달려드는 물소처럼 그 대상에 빠져들게 된다

마음이 어디로 가는지 늘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벼에 가까이 다가가면 소리를 질러라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매로 때려라마음은 감각의 접촉을 경험할 때 그 대상을 붙잡는다

마음이 대상을 붙잡으면아는 자는 마음이 정신을 차려 

그 대상을 놓을 때까지 무엇은 좋고 무엇은 안 좋은지 설명해주고원인과 결과의 작용을 얘기해 주고

마음이 붙드는 것은 무엇이나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임을 알려주면서 일깨우고 가르쳐야 한다

이렇게 하면 효과적으로 길들일 수 있으며마음은 평온해질 것이다.

부처님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고 가르치셨다소나 물소처럼 하지 말고 진실을 앎으로써

알아차림으로써 내려놓으라고 말씀하셨다확실히 알기 위해서는 열심히 수행하고 꾸준히 나아져야 하며 

부처, 불승가라는 원칙에 굳게 머무르고그것들을 우리의 삶에 직접 적용해야 한다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나는 처음부터 이렇게 수행했다제자들에게도 이와 같이 가르친다

우리는 진리를 책에서 읽거나 관념으로 아는 게 아니라 우리 자신의 마음속에서 직접 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마음이 아직 자유롭지 않다면 마음이 또렷이 보고서 자기의 습성으로부터 벗어날 때까지

당면하는 상황의 원인과 결과를 주의 깊게 살펴보라

마음이 다시 집착하면 새로운 상황 하나하나를 관찰하되멈추지 말고 계속 지켜봄으로써 본질을 파악하라

그러면 집착은 머물 곳이 없어질 것이다나는 이런 식으로 수행했다.

 

만일 여러분이 이처럼 수행한다면분주하게 일하거나 감각의 대상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에도 내면은 늘 고요할 것이다

처음 수행을 할 때는 마음을 관찰하다가도 감각의 대상들이 오면 그것들을 붙들거나 피할 것이다

그러면 마음이 평화롭지 않고 불편해진다.

그러나 명상을 하는 동안 감각의 대상과 접촉하지 않기를 바라고 생각이 멈추기를 바란다면그런 바람이 바로 욕망임을 알아야 한다.

생각을 붙잡고 씨름할수록 생각의 힘은 더 강해진다.

생각은 내버려두고 계속 정진하라.

감각의 대상과 접촉할 때는 일시적이며 불만족스럽고 자아가 아님을 숙고하라.

모든 것을 이 세 가지 통 속에 각각 던져 넣어라.

모든 것을 이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계속 살펴 나가라--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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