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의 묘미를 살려내는 기술은 질서와 깨끗함이다.
깨끗함을 유지하고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너무 많은 노동력과 시간을 들이지 않아야 한다.
그 구심에서는 흔들림 없는 안정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살림의 묘미는 적절한 가성비가 있어야 한다.
젊었을때 수십년간 먹이를 계속해서 공급해야 했을때는 살림을 제대로 살지 못했다.
사냥과 살림의 균형과 조화가 이그러지면 온전한 생명활동이 유지되지 않는다.
오랜 세월을 기우뚱 거리면서 생명력을 소진하다가 이제서야 원심과 구심의 적절한 궤도 안에 들어 왔고
매일 매 순간 바쁘지 않게 살림사는 묘미를 살려내고 있다.
매일의 질서와 깨끗함을 잘 유지하려면 물건을 줄이고 일거리를 줄이는 것이 상책이다.
구석구석 쌓이는 먼지를 털어내기 쉽게 구석마다 여백이 있어야 하고 딱 필요한 물건 외에는 소유하지 않아야 청소하기가 쉽고 질서가 쉽게 유지 된다.
적게 움직이고 많은 결실을 얻는 것이 요기라이프 스타일의 핵심이다.
침묵의 시간을 많이 가지고 요가에 집중하면 삶이 쉬워진다.
요가 = 커넥션이고
요가 = 밸런스 이며
요가는 메디테이션 이고 메디테이션의 어원은 메디신 이고
요가는 메디테이션이며 치유에너지를 가진다.
이것이 내가 배운 요가의 핵심 지식이다.
나는 올바른 요가 상태에 놓이는 삶에 집중하며 집중이 잘 되기 위해서 살림을 올바르게 살아야 함을 깨달았다.
이제서야 나는 매일의 살림을 즐기고 살림하는 일에 우선적으로 집중 할수 있게 되었다.
젊었을 때는 에너지가 넘쳐서 사방팔방으로 분산되어 얼핏 발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확장성만 있고 성과물은 적다. 경험치는 높아진다.
세월이 지나 무르익으면 에너지가 내면으로 향하고 분산이 줄어들며 경험으로 익힌 지혜와 교양과 지성이 열매를 맺을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
이럴때는 원심의 핵에 머물수 있는 고요함이 필요하다.
귀향하는 원인이 된다.
게으름으로 흐르지 않을 만큼 적당한 방문객이 있고 문을 나서지 않고도 세상과 소통할 수 있으니 고립도 단절도 아니다.
오랜 친구들이 연달아 방문 약속을 했다.
금. 토. 일. 수. 목. 벗들이 찿아 오고
토. 일. 월. 평밥수업
금. 토. 일. 월. 장가르기 워크숍
다시 금. 토. 일. 계절밥상 수업이 있고
샨티 출판사와 진행하고 있는 풍석 서유구의 생명밥상 개정판 출판 원고 교정을 보아야하고
3년째 김영사와 작업하고 있는 클린21밥상 원고도 끝내어야 한다.
이렇게 짚어보니 그닥 한가하지는 않네.
외출복은 그럭저럭 쌓였는데
집에서 입을 하얀 색 편한 옷이 없어서 계속 바느질 하고
틈틈이 밭의 플도 매고 씨앗도 뿌려야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을 나의 구심을 잃지 않는 한도 내에서 조절하면 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그저 숨 쉬는 일이다.
숨이 고르면 만사가 무탈이다.
엊그제 솔과 함께 산책 했던 반곡지
수백년 된 왕버들나무의 풍상을 겪어낸 주름살이 숙연하고 장엄하다.
왕버들의 의연함을 배워야 겠다.
솔이 아기때. 유치원 다닐때 수년동안 솔 아빠는 낙동강변 버드나무 심기 운동를 펼쳤고 주말에는 도시락을 싸들고 아빠 따라서 낙동강 둔치에 가곤 했었다.
그때 심었던 버들 묘목은 얼마쯤 살아남고 자랐을까 ?
버들은 강물을 정화시키고 사람에게는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솔은 한참 자랄때까지 낙동강이 아빠껀줄 알았다고 했다.
마치 땅이나 건물처럼 아빠 소유물인 낙동강.
그래서 우리가 부자 인줄 알았다나. ㅠㅠ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