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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수월리 아삶공

눈부신 가을을 기대하며

  



날씨가 화창했던 오늘 오후, 나는 저습지를 가로 질러 햇볕을 받으며 완만한 오르막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약 250미터 앞쪽에 단풍나무로 무성한 소택지 윗부분이 빛나는 황갈색의 산등성이 위로 드러나는 것을 보았다. 그 소택지는 대략 3미터의 깊이에 100미터의 길이로 뻗쳐 있었는데 너무나도 강렬한 주황색과 적황과 노란색이 찬란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그것은 그 어떤 꽃이나 과일 또는 지금까지 그려진 그 어떤 그림에도 결코 뒤지지 않은 멋진 광경 이었다. ——중략 —-


이 나무들의 휘황찬란한 색깔과 넘치는 활력을 보고 이것이 도대체 무슨 영문이며 , 나무들이 혹시 무슨 나쁜 짓을 꾸미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이 읍의 교회 장로들과 독실한 신자들이 나와서 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었다. 나는 우리의 조상인 청교도들이 단풍나무들이 주황색으로 활활 타오르는 매년 이맘때에 무엇을 했는지 모른다. 숲속에 들어가 예배를 보지는 않았으리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어쩌면 그 양반들이 교회를 짓고나서 그 주위에 마굿간을 빙 둘러지어 울타리처럼 만든 것은 바로 이 단풍나무들 때문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꽃단풍나무 /가을의 빛깔들)


10월초를 기점으로 느릅나무들의 가을색들은 그 아름다움의 절정에 이른다. 뜨거웠던 9월의 화덕의 온기를 아직 간직한채 , 이 갈색이 섞인 노란색의 커다란 밀집채는 길위로 자신의 모습을 드리우고 있다. 느릅나무들은 이제 완전히 성숙했다. 나는 이 나무들 밑에 사는 사람들의 삶에도 과연 이에 맞먹는 완숙함이 있을까 하고 생각 해 본다. (느릅나무/ 가을의 빛깔들)


서울에서 부산으로 달려가는 케이티엑스 기차안 ~

백만년만의 여름휴가. 딸과 함께 고향 부산의 송정바닷가를 향하고 있는 1:11 pm 2019. 8. 2

엄선하여 실은 책 두권 

이병한의 역사기행 ‘유라시아 견문기 2’ 와 

가끔 끄집어 내어 읽고 , 또 읽기를 즐기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시민의 불복종 , 야생사과'


—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기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을 쉬고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 데이빗 소로우


곧 다가올 눈부신 가을을 기대하며 

오랜만에 책이나 읽는 여름휴가 여행. 감미롭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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