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근기가 있느니 없느니 하는 말을 한다. 우리나라 절에 가면 근기가 높은 '상근기'라면 참선수행 같은 수승한 수행을 하라고 말하고( 사실 우리나라 절에서 가르치는 간화선 또는 화두선같은 참선수행은 부처님이 가르친 팔정도를 닦는 수행 중 한 부분인 바른 선정삼매를 닦는 수행이 아니다. 여기를 참조해 보세요. ), 근기가 낮은 '하근기'라면 염불이나 절수행 같은 쉬운 수행을 하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수승하냐, 수승하지 않느냐로 나누는 근기根基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근根('안이비설신의' 근根) + 기機(틀 기機)'의 합성어인 근기根機는 부처님이 설법 시 사용한 고대인도어 '우빠니싸야upanissaya'를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영어 번역경전에서는 'basis(기반, 기틀); sufficing condition(충분 조건), qualification(자질, 적성, 능력)' 등으로 번역한다. 참고로 '감각 기관'을 뜻하는 근根은 '기능'을 뜻하는 고대인도어 인드리야indriya를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영어 번역경전에서는 faculty(신체적·정신적 능력 또는 기능)라고 번역한다.
부처님은 '안이비설신의'의 여섯 감각 기능(indriya; 근根)을 통한 일체의 경험, 즉 보고 듣고 (냄새, 맛, 감촉을) 느끼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면서 살아온 경험, 수행한 경험 등의 모든 경험과 그 경험으로 인해 형성된 틀(기機), 즉 소질, 적성, 성향, 성격 및 여러 가지 능력(이해력, 집중력, 인내력..) 등을 통칭하여 '우빠니싸야upanissaya'(근기根機)라고 이름 붙이셨다.
요컨대, 근기根機는 일상경험이든 수행경험이든 육체적, 정신적인 모든 경험과 그 경험으로 인해 형성된 소질, 적성, 성향, 성격 및 여러 가지 능력(이해력, 집중력, 인내력..) 등을 통칭한 것이다.
부처님의 위대한 점은 무상정등각(위없이 평등하고 완전한 바른 깨달음, 줄임말로 정각)을 증득했다는 점이 아니라, 정각을 증득한 후 입멸하실 때까지 45년 동안 매일같이 맨발로 걷고 걸식(탁발)하면서 사람들, 특히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아무 대가없이, 아무 차별(분별)없이 정각(해탈, 열반)에 이르는 바른 실천을 가르쳤다는 점이다.
일생이 뭇 생명(중생)을 향한 무한한 자비慈悲(멧따-까루나; 분별 집착 없이 완전히 지혜로운 바른 사랑과 연민)의 발현이셨던 부처님.
부처님은 듣는 사람의 수준(근기; 경험, 소질, 적성, 성향, 성격, 여러 가지 능력-이해력, 인내력, 집중력 등)과 처지(처해 있는 상태; 사정이나 형편, 환경, 상황 등)에 맞춰서 비유적, 우화적, 시적(게송), 문학적, 함축적, 서술적, 분석적, 종합적, 논리적, 경험적, 합리적, 과학적 표현 방법 등 다양한 표현 방법을 사용해서 듣는 사람이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준의 많은 설법說法(법法을 설명說明함)을 하셨다.
수행을 가르치고 배우는 데는 제자의 근기보다 스승의 근기가 더 중요하다. 스님들은 제자나 신도들의 근기를 탓하기 전에 자신의 근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김영석
저는 생각이 삶의 장애로 보고 오래전에 선수행을 시작하였어요. 독학입니다.^^
간혹 위파사나, 간화선, 묵조선, 염불 , 사경,등등 조금씩 보아왔지만 많은 수행의 지식들이 저를 고요한 침묵의 적정 속으로 데려다 주지 못했지요, 어떻게 보면 제가 수행한 방법이 위파사나일수가 있겠습니다만.
왜냐면, 저는 생각에 집중해서 생각이 나고 멸하는 상황을 볼수가 있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나고.... 멸하는 ...하는 간격이 점점 벌어지고 벌어진 간격이 생각이 없는 공간이고 공간은 고요함이고 고요하면 내가 참 편하고...날이갈수록 공간의 간격이 점차적으로 벌어지고 내가 고요함에 집중 몰입하면 더깊은 차원의 고요속으로 들어가고 고요한 침묵으로서 ...이해가 되시죠 ? 직접 들어가 체득하실때 위파사나를 문자에 기댐없이 지식의 장애받음 없는 부처님의 위파사나를 그렇게 수행했습니다.
문자나 지식은 장애물입니다 수행에서는 말이죠...^^ 많은 내용은 조금 뒤로 밀쳐두고 놓고 본인이 체득한 바를 토대로해서 생각을 알아차리고 그래서 내려놓고 그 다음으로 진행하는 과정들을 잘 설명하신다면 좋은 스승님이 될것 같습니다.
주제가 넘었다면 너그러이 보아주십시요~()~
길을 가기전에 지도(또는 안내판)를 곰곰히 보는 사람도 있고 일단 길을 걸으면서 중간 중간에 지도를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김만개님처럼 일단 길을 걷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것는 것은 다르다", "먹는 얘기를 아무리 많이 해도 결코 배가 부르지 않는 것처럼 머리로만 수행하고 몸으로 실천하지 않는 수행은 이와 같다"는 부처님 말씀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Be happy dear 김만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