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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불교&명상 관련 영상

영혼의 순례길, Paths of the Soul, 2015


삼보일배 오체투지
총 거리 2,500km 
1년간의 길위에서의 삶

티벳의 작은 마을
동생을 잃은 노인의 오랜 소망 '순례길'
자신을 길러준 노인의 소망에 기꺼이 동행하는 조카
출산을 앞둔 임산부 
살생의 죄를 씻고 싶다는 백정
그리고 어린 소녀까지..

각자의 이유들로 험난하고 긴 순례길에  오르고..
생과 사 그리고 기쁨과 슬픔 그 모든 일상이 
길위에서 이루어진다.

그저 답답하리만치 절을 하고 걷고 
쉬고 먹고 기도하고 잠자는 일상이 반복된다.

길위에서 아이가 태어나고
길위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길위에서 갑작스레 닥치는 희노애락에
이들은 그저 초연하기만 하다.
타인을 걱정하며
난감한 상황에서도 감사하고 기도한다.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가던 길을 계속 
걷고 또 걸을 뿐이다.
그저 걷고 절하고 쉬고 먹고 
기도하고 잠드는 나날들..

보는 내내 
아름다움이라는 말도 부족할만큼
표현하기도 어려울만치 장엄한 풍경과 
그들의 무심한듯 담담한 순례의 여정은 
그저 놀랍고 그 자체로 감동적이며
숙연해질 따름이다.

타인의 안녕을 구하고 난 다음에
자신의 안녕과 소망을 기도하는 그들의 신념은
개인주의의 극단으로 치닫는 작금의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정말 타인의 안녕이 나의 안녕일 수 있을까?

봄이 되니 개울물이 녹는다.
씻을 수 있어 감사하고
새싹이 돋은 땅과 따듯한 봄볕에 몸을 녹일 수 있음에 
때묻지 않은 이들의 노래와 춤사위는 싱그럽고
나도 몰래 미소짓게 한다.

등짐지고 생각없이 걷고 걷다 
지치면 쉬어 가고 
잘 곳을 찾아 천막을 치고 먹고 잠드는
자연속에서 한없이 단순해지는
그들의 반복된 순례길의 일상.

그저 걷고 또 걷고 

온 몸을 땅에 던져 절하고..
자신을 성찰하고 순간 순간 신과 만나며
너와 내가, 나와 자연이 다르지 않음을
우주속의 티끌 먼지와 같음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순례길에 
보는 이도 함께 정화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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