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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삶의 나침반

100억의 식탁


고기반찬은 더 이상 귀하지 않다. 오히려 밥상에 고기반찬이 없으면 젓가락이 오갈 데를 모르고 주춤거린다. 육식이 식탁을 지배한다. 채식을 위주로 하던 식습관은 빠르게 변했다. 

식탁의 육식화에는 더 많은 농작물이 필요하다. 100g의 소고기 패티를 위해서는 수십 배의 작물과 물이 필요하다. 육식의 대중화를 가능하게 했던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인구는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그들의 식단 역시 육식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인구는 21세기 중반이 되면 100억 명이 될 거라는 예상이 들린다. 다큐멘터리는 지구상의 인구가 100억 명이 되었을 때, 지금의 농업은 과연 우리 모두를 배부르게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다큐멘터리는 음식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찾아간다. 종자 개량을 시도하는 독일의 전문가를 만나, 기존의 종자에 비해 얼마나 더 효율이 높은 종자를 만들었는지에 대해 듣는다. 그의 말에 따르면 기근에 대해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희망은 바로 다음 사람에 의해서 부서진다. 

개량된 작물은 인도의 우기를 견뎌 내지 못하고 몽땅 쓰러져 버린다. 토양과 기후를 고려하지 않은 탓이다. 인도에서는 자신들의 기후와 토양에 맞는 씨들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독일의 기업처럼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자신들의 체계를 가지고 농업을 지속해나가고 있다. 

이후에도 다큐멘터리는 공장식 축산을 정착한 인도의 회사와 방목식 축산을 시도하는 유럽의 농부, 화학 비료를 생산하는 관리자와 작물을 이용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자영농 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유전자 개량과 화학 비료, 착축에 대해 본격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의 접시에 어떤 음식을 담을 것인가? 

🌏 100억의 식탁 감상하기


EIDF | 100억의 식탁(10 Billion - What's on Your Plate? )

발렌틴 투른 Valentin THURN 감독, 103분, 덴마크, 2015년 제작 

<시놉시스> 

2050년에 세계 인구는 100억 명이 될 것이라 예측된다. 전문가와 식품산업계에 따르면, 이는 심각한 식품 부족현상을 일으킬 것이다. 영화감독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스스로를 ‘푸드 파이터’라 칭하는 발렌틴 투른은 인도의 씨앗은행, 태국의 곤충농장, 미국과 영국 그리고 독일의 도시 농장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세계를 여행하며 생태적이고 경제적인 대안을 찾고자 한다.

(내용 임의 요약) 

21세기 중반이 되면 세계 인구는 100억명에 달함

의약업체로 알려져 있는 독일 바이엘 회사는 종자회사인 몬산토보다 유전자조작 농작물 특허를 더 많이 갖고 있음

    *연구소장 : "유전자조작 농산물에서 발견되지 않는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하기엔 식량위기가 시급합니다"

- 이 회사는 잡종 연구도 활발해서 동남아지역 농가에 쌀 생산량의 20% 이상에 해당하는 잡종 종자를 판매할 계획이다.

    *농민들 : "잡종 종자는 홍수에 약해 쓰러져요, 낟알도 없구요"

- 잡종 종자는 질병에 약하고 이 질병에 농부도 감염되기도 한다.

 

# 인도의 민간 토종 종자은행 '나브다냐'

- 지역별로 가뭄과 염분에 강한 토종, 홍수에 강한 종을 집중 확보하고 농민들과 공유

- 농민들에게 1인당 250~500g을 제공하고, 수확이 끝나면 2~3배의 종자를 돌려받는 방식으로 토종 종자를 보급

- 현재 727종의 쌀을 직접 재배하기도 함 "종자는 기업이 아니라 농민들의 것이어야!"

- 기업의 종자를 쓰지 않으면 오히려 살충제 사용이 감소되고, 비료 사용도 감소됨

 

@ 독일 비료제조회사 '칼리 잘츠 AG 필립스탈'의 주장

- "비료 없이 면적당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

- "현재 남은 매장량으로 40~50년은 충분히 생산할 것"

 

광물질 비료는 약 150년 전 독일에서 개발됨

- 독일의 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가 지하광물로 식물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음을 최초로 발견

- 광물질 비료[칼슙, 마그네슘, 황 등]와 합성 질소비료를 발명하여 산업형 농업의 기반이 됨

- 거대한 광산에서 150년간 농업용 비료를 캐내고 남은 흙이 또 하나의 산을 이룸

 

언젠가는 인공비료의 시대가 막을 내릴 것, 영양소가 순환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 독일의 한 유기농업 농부는 클로버를 땅에 갈아 넣어 줌 : 클로버가 성장하며 질소를 만들어주고 흙에 섞여 부식토를 만들어 줌

- 클로버는 콩과 식물로 뿌리에 공생하는 박테리아가 토양에 질소를 제공해 줌

- 이 농부는 두 가지 전제로 유기농업을 시작

    1) 경제적으로 타격이 없어야 하고

    2) 토양의 부식질 비율이 줄면 안 됨(3년에 한 번 확인)

- 살충제와 화학비료 시스템은 생산량은 좋으나 매우 비효율적

- 독일의 경우 1ha(3천평)당 160kg의 질소를 비료로 뿌리나 이중 90~100kg은 작물에 흡수되지 않아, 남은 질소가 질산염 형태로 지하수로 흘러들고 아산화질소가 되어 대기 중의 온실가스 역할을 함-지표수나 바닷물에 최악의 영향

- "미래에는 소모하지 않는 방식으로 농사를 지어야, 수확률에 집착하면 모든 걸 잃을 수도"

 

무기질 비료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고갈되고 있는 중임

유기농은 수확량이 일반농보다 최대 1/4가 줄어듦, 그러나 우리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달라짐

 

인도인의 40%는 고기를 먹지 않았으나 최근 닭고기 소비가 늘어나고 있음

- 독일 시스템을 들여와 1등 업체의 경우 하루에 700만 마리를 도살, 매일 100만 마리를 판매

 

# 독일의 닭 유기농업 농장 : 거의 멸종되었던 토종 닭을 50년 동안 되살려 방사 사육

- 달걀 생산에만 최적화된 잡종 닭은 살집이 없고 가죽만 남음, 수컷은 부화되자마자 도살, 독일에서만 매년 4천만 마리의 수컷 도살

- 잡종 닭은 사료를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먹고 엄청나게 살이 찜

- 유기농 닭은 일반 닭보다 4~5배 비쌈

- 지역농민들이 재배한 농작물을 구매할 수 있는 '고향의 맛'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

 

인간의 고기 수요 증가로 동물사료 수요 증가

- 중남미의 많은 면적에서 콩을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엄청난 수풀이 콩밭으로 바뀜

   (우리가 치킨을 먹고 있을 때 모잠비크 한 마을의 주민들은 대기업 농장에게 땅을 빼앗겨 길거리에 나앉고 있음)

- 오늘날 전 세계 곡물 수확량의 1/3이 가축사료로 쓰임

 

산업형 농업방식은 농축산물을 훨씬 싸게 생산하지만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힘듦

- 물, 비료 등 희소자원을 소비할뿐더러 결국에는 농경지 파괴

- 반면 유기농가는 천연자원을 보존하고 비옥한 토양을 유지하지만 더 적은 식량을 더 비싸게 생산

 

미래 기술적인 해결책이 있을까?

 

@ 일본 수경재배 식물공장 사례

- 1년에 9회 수확, 16단 높이, 밭보다 생산성이 100배에 달함

- 흙은 박테리아가 있어 쓰지 않음

- 일본에는 이런 공장이 무려 250개

 

@ 유전자 조작 연어 사육

- 일반 연어보다 성장이 5배가 빠름-식량난 해소

- 그러나 연어는 육식동물로서 말린 생선가루 등의 형태로 동물성 단백질을 다량 섭취해야

 

@ 독일의 줄기세포를 이용한 고기생산 공장

- 소는 매우 비효율적인 가축 : 소고기 15g을 얻으려면 100g의 식물성 단백질을 먹여야 함

- 소에게서 조직을 떼어내 줄기세포를 추출, 분열시키는 방식

- 줄기세포 1개에서 20억개의 줄기세포를 만들고, 이것으로 10,000kg의 고기를 만들 수 있음

- 그러나 가격이 너무 비싸 기아문제의 해결책이 되진 못함

 

@ 세계적인 투기거래자 '짐 로저스'(농산물 투기거래의 거물)의 주장

- "지난 30년간 농업은 끔찍한 불황 상태, 농산물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몇 년내 전 세계가 위기를 맞을 것임"

- "그러면 농민이 사라지고 식료품이 사라지게 됨"

- "농산물 가격이 올라야 자본과 인력투입이 증가되고, 그래야 생산이 증가하는 것임"

 

농산물 투기로 2008년, 2011년 농산물 가격이 급등, 국제적 식량위기 발생

- 곡물가격이 몇달 만에 3배로 뜀, 이로 인해 40개국에서 격렬한 폭동 발생, 정부 실각 사태 등 발생

- 소농들은 작물을 낮은 가격에 팔지만, 다른 작물을 살 때는 비싸게 사게 됨

- 농산물 재고를 충분히 확보한 일부 소수 대규모 농가는 가격변동 피해를 피할 수 있음

- 그러므로 시장에서의 이익이 아프리카 소농들에게 돌아가지는 않음

- 지난 5년간 농산물 거래에 투자된 돈은 2천억 달러로 실제 거래된 농산물 가치보다 무려 16배나 많은 금액임

→ 농업에 대한 투자시스템을 바꿔야

 

# 영국의 전환마을 네트워크 '토트네스'

- 식량 공급과 소비 측면에서 자주성을 추구하는 운동

- 지역화폐를 유통하고 식량을 현지화하며 지역경제 발전

 

# 농업 탄력성은 소규모 농업에서 나옴

- 전 세계적으로 소농들이 농지에서 쫓겨나고 그 자리에 기업형 대형농장이 들어서 농산물 대량 생산

- 소농은 전 세계 경작지의 1/4만 경작하고 있으나 지속가능한 식량공급 시스템의 기반

- 소농들은 자신의 땅에서 독자적으로 종자를 생산하고 땅을 집약적이고 효율적으로 경작

→ 시장이 식량을 상품으로 여기지 않도록 해야

 

산업형 농업이 소농보다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나?

- 평균적으로 소농들의 생산량이 대형농장보다 많음 : 농경지를 집약적, 효율적으로 이용

- 경작지와 기술을 제공하고 지역사회가 지원하는 소규모 농업이 번성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

- 기업형 대농은 지속가능한 농사를 짓지 않아 후손들에게 영구히 식량을 제공할 수 없음

- 영국 450 곳의 공동체가 지역시장을 토대로 독립적인 식량공급하는 전환마을 운동에 동참

 

식량을 더 많이 생산해서 기아에 대처하겠다는 기업의 주장은 문제의 핵심을 비껴간 것

- 정교한 기술을 동원해 원하는 만큼 식량을 생산하더라도 정말 중요한 문제는 식량분배, 식량접근성임

 

소비패턴을 바꾸어야

- 공장식 축산농장에서 생산한 고기를 사지 않음으로써 소농의 땅을 빼앗는 대형 콩 농장에 돈을 갖다 바치지 않는 것

- 지역 특산물과 제철 식품을 사서 지구온난화를 막는 것

 

# 미국 밀워키의 도시농장 프로젝트 '그로잉파워 사'

- 사장은 전 NBA 스타인 윌 알렌, 사회정의/식량정의/환경정의 추구

- 물고기 사육 : 배설물의 질산염과 아질산염을 식물이 분해하여 질소로 흡수

- 누구나 자신이 직접 마을과 지역에서 농사짓는 법을 배워야

- 전 세계 도시농장의 크기는 유럽연합의 면적과 맞먹음

- 이와 비슷한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수천 건 진행 중

- 농부는 농사를 짓고 회원들은 그 비용을 댐, 회원들이 직접 농사에 참여하기도

 

# 독일의 공동체 지원농업 '본 CSA'

- "우리만의 작은 시스템과 순환체계를 만드는 것"

- 공동체를 형성하고 지역은 농사 자금을 대고, 수확물을 함께 나눠 가짐

- 지난 3년 사이 독일 전역에서 70여 곳의 지역농업 프로젝트 시작

- "대량 생산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나? 단지 이윤을 얻기 위해 삶의 터전을 파괴할 뿐"

- "훗날 아이들에게 적어도 '우리는 변화시키려고 노력했단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 영국 토드모넌의 '인크레더블 에더블'(incredible edible)

- 지역 관리하지 않는 공공장소(주차장, 인도, 기차역 등)에 게릴라 정원사들이 농작물을 재배

- "농작물은 우리가 심을테니 아무나 따 가라!"

- 정치가 식량난을 해결할 수 없고, 돈만으로 세계인들에게 먹을 걸 줄 수 없고, 과학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함

- 다들 식량으로 가득한 땅을 만들자는 데 동의, 과수나무 심기 위한 지원금을 모금

- 영국 80개 도시, 전 세계 500개 도시의 본보기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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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 지구적 식량생산 시스템의 문제점을 생생하게 들려주며 소농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각 국가마다 새롭게 펼쳐지고 있는 지역 도시농업 사례들을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도시농업 형태는 대개 아파트 옥상, 골목거리, 회사 옥상이거나 도시인근 농장에서 주말텃밭 또는 (회원끼리의 제한된/폐쇄적인, 때로 자기만족적인, 생산물의 일방향적인 판매형태의) 공동체 농업이 주를 이루는 것 같다.

최근 사전 계약재배, 크라우드 펀딩 등이 시도되고는 있지만... 좀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지향점과 행동방식으로 생태지향적인 농사를 지지하는 도시민들과 연대/협업하는 형태의 더 넓고 더 깊은 도시농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얼마 전 시행된 도시농업 지원법도 도시농업을 '여가, 취미, 학습, 체험 등의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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