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尋牛) 첫번째는, 동자승이 소를 찾고 있는 장면이다. 심우(尋牛)란 소를 찾는다는 것으로, 여기서 소는 곧 내 마음, 나 자신을 말한다. 중요한 것은 소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아는 것, 즉 우리가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자기의 본성을 잊고 많은 유혹 속에서 소의 발자취를 잃어버린 것이다.
견적(見跡) 두 번째는, 동자승이 소의 발자국을 발견한 모습이다. 견적(見跡)이란 흔적( 소의 발자국 )을 본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가야할 길을 찾아가는 것으로, 스승.선인들의 발자취를 좇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향기로운 풀밭이나 깊은 산 속에도 소의 발자국이 있다. 하나의 쇠붙이에서 여러 가지 기구가 나올 수 있듯이, 여러 다양한 존재가 내 자신으로부터 만들어짐을 알아야 한다.
견우(見牛) 세 번째는, 동자승이 소의 꼬리를 발견하는 그림이다. 견우(見牛)란 소를 보았다는 것으로 우리의 감각 작용에 몰입하면 마음의 움직임을 뚜렷이 느낄 수 있으며, 우리는 소의 꼬리를 보게 되는 것이다.
득우(得牛) 네 번째는, 득우(得牛), 즉 '소를 얻다' 이니, 동자승이 드디어 소의 꼬리를 잡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가 마음을 발견하긴 했지만, 아직도 마음은 알아차림의 고삐를 단속하지 않으면 안된다. 갈 길을 잡지 못하고 헤메는 상태이다.
목우(牧牛) 다섯 번째는 동자승이 소에게 꼬뚜레를 꿰어 끌고 가고 있는 모습으로 이제 우리는 마음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오랜동안의 습관으로 제멋대로인 마음을 고행과 끊임없는 수행을 통해 길들여 나가야 한다는 뜻에서 소를 기른다는 의미로 목우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언제 또 이 소가 어떤 진흙탕, 어떤 삼독(三毒)과 유혹 속에 빠질지 모른다. 길을 잘 들이면 소도 점잖아질 것이다. 그때에는 고삐를 풀어줘도 주인을 잘 따를 것이다.
기우귀가(騎牛歸家) 여섯 번째는, 동자승이 소에 올라타고 피리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소를 잡아서 채찍과 고삐를 달고, 드디어 그 소를 타고 느릿느릿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이제 모든 투쟁은 끝났다. 얻은 것도 잃은 것도 없다. 아니 본래 그러한 것들이 없었던 것이다.
망우재인(忘牛在人) 일곱 번째는, 소는 없고 동자승만 앉아 있다. 망우재인, 소는 잊고, 사람만 있다. 이제 때가 왔으니 우리는 채찍과 고삐를 다 내버리고, 초가집에서 살아간다. 모든 것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다.
반본환원(返本還源) 근원으로 되돌아간다. 강은 잔잔히 흐르고 꽃은 빨갛게 피어 있는 여실한 모습, 진리는 맑디 맑다. 고요한 마음의 평정 속에서 나타나고 사라지는 모든 형상들을 바라 본다.형상에 집착하지 않는 자는 어떠한 꾸밈도, 성형(成形)도 필요하지 않다. 우리는 이 근원으로 되돌아오기 위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발걸음을 옮겼다. 또한 수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있었다. 그러나, 참된 집에 살게 되어 그 무엇도 꺼릴 것이 없는 소중한 나를 찾았다.
입전수수(入廛垂手) 손을 드리우고 세상에 나간다. 옷은 누더기, 때가 찌들어도 언제나 지복으로 넘쳐 흐른다. 술병을 차고 시장바닥으로 나가 지팡이를 짚고 집으로 돌아온다. 술집과 시장으로 가니, 내가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이 깨닫게 된다. 도(道)를 세상에 돌리니, 남과 내가 하나가 된다.
심우도(尋牛圖) : 심우 - 견적 - 견우 - 득우 - 목우 - 기우귀가 - 망우재인 - 인우구망 - 반본환원 - 입전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