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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삶의 나침반

어느 노인의 고백

글을 처음 배우신 78세 할머니가 쓰신   <어느 노인의 고백>

하루 종일

창 밖을 내다보는 일이

나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누가 오지 않아도

창이 있어 고맙고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벗이 됩니다.

 

내 지나온 날들을

빨래처럼 꼭 짜서

햇살에 널어두고 봅니다.

바람 속에서 펄럭이는 희노애락이

어느새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네요.

이왕이면

외로움도 눈부시도록

가끔은 음악을 듣습니다.

 

고요하고  고요하게

하나의  노래처럼

한 잎의  풀잎처럼

사라질 수 있다면

난 잊혀져도

행복할 거예요.

 



한 폭의 그림같은 글이
할머니의 인생이 담긴 글씨와 만나니

어머니가 남겨주신 편지처럼
귀하고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이해인 수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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