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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수월리 아삶공

바깥 음식을 안 먹게 되면

 


믿기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바깥 음식을 안 먹게 되면 

삶이 참으로 단촐해지고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대로 방향 잡기가 쉬워진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낄수 있다. 

먹을수 있는 음식이 제한적이 될때 내가 필요로 하는 어떤 것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과 실제로는 없어져도 살아가는데 아무 영향도 주지 못하는 것이 생각보다 실제로는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삶을 단순하게 가볍게 살고 싶다면 자기 손으로 손수 음식을 만들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살림을 잘 사는 생활기술을 연마하는 것이 지름길 이다.

돈 버느라 지쳐 빠져서 살림이 엉망진창 일때 나는 불행 했고 우울 했었다. 

돈 버는 일 보다 돈을 적게 쓰고 

돈 버는 일로 낭비 되었던 시간과 생각과 돈의 에너지가  절약되니 내 삶의 질이 깊어졌고 자존감이 커져 갔으며 내 자신이 꽤나 쓸모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기 시작 했다. 

내 손으로 바느질 해서 옷을 입고 

내 손으로 만든 음식을 먹고 

되도록이면 나와 다른 생명종을 해치거나 먹지 않았으며 

가급적이면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하게 되었다. 

딱 살아가는 일에만 전념하게 되었다. 

내 삶은 점차 정돈 되어 갔고 소박해 졌으며 사유할 시간이 많아졌고 자연을 관찰할수 있게 되었다. 

사유는 나의 생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화 시켰고 자연은 모르고 지나칠뻔한 것들에 대하여 많은 지혜를 제공해 주었다. 

나에게 자연은 상아탑 이었고 대학에서 배우지 못한 다른 많은 것들을 가르쳐 주었다고 확신한다.  

자연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법을 하나하나 배워 나갔다. 

나에게 채식이란 섭생방식은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엮어내도록  기여 했고 단지 먹는 방식을 바꾸는 것 만으로도 인생의 많은 전환점을 가져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채식을 하면 일단  탄소에너지 배출량을 훨씬 줄일수 있다. 

설겆이 할때 뜨거운 물과 세제량을 엄청나게 줄일수 있다. 

음식을 가려 먹으니 자연스럽게 매식을 안하게 되고 매식으로 인한 쓰레기를 줄이게 된다. 

환경운동가들이 채식생활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의아스럽기 그지 없다.  

매식을 하지 않는 것 만으로도 환경보존에 엄청난 기여를 할 수 있을텐데. 

현대 사회생활을 하려면 어쩔수 없다고는 하지 말자. 

나도 워킹맘이고 싱글맘으로 완전한 채식생활을 하면서도 이 거친 세상에서 굶지 않고 살아 남았으니까. 

풀만 먹되 향이 강한 마늘 파 양파 부추 달래 등의 양념 마저도 제한 하면 진짜로 밖에서 먹을게 없다. 

먹을 것을 싸들고  다니지 않는 한 여행 하기도 어려우니 자연스럽게 여행을 즐기지 않게 되었다. 

오고 갈 일이 없으니 삶은 점점 더 단조로와지고 삶이 단조로우니  상대적으로 아주 작은 것에도 감탄과 기쁨을 느낄 일이 많아졌고 내 인생 그 자체가 축복 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차원에서 보이는 세계로 전환되어 나타나는 창조적 아름다움은 얼마나 신비로운가.  

나는 이렇게 전개 되는 내 삶을 축복이라고 느낀다. 

나의 축복은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내밀하고 주관적인 것 이기 때문에 굳이 타인의 동의를 구할 필요조차 없다. 

먹는 것 

입는 것 

생활의 소소한 살림들을 내 손으로 해결 할수 있고 

단순성과 소박함 

적당한 외로움과 고요한 시간이 있고 

이 생각들을 글로 적어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나눌수 있는 폐이스북 이라는 가상의 공간이 주는 연결성 - 신기한 문명의 세계다. 

이제는 세상 어느 지붕 아래에서도 실시간으로 뉴스를 공유하는 시대가 되었다. 

내가 먹고 싶은 것만 먹고 

살고 싶은대로만 살아도 

세상 모든 사람들과 연결되는 신기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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