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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無心님의 불교이야기

계영배(戒盈杯), 채움과 비움


임금님께 올리는
물건을 만드는 곳에서
좋은 기술을 배운
한 도공은

스승도
깨우치지 못한
기술을 익힌 뒤

'설백자기'라는
뛰어난 도자기를 만들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불행의 씨앗이 되었다.

그는
방탕한 생활로
수많은 재물들을
모두 탕진해 버렸고

반성하며
다시 스승에게 돌아와
새로운 마음으로 색다른
작품을 만든다.

그렇게
도공 '우명옥'이 만든
걸작이 바로 '계영배(戒盈杯)'다.

'넘침을 경계 하는 잔'
이라는 의미의 계영배는

분명히 바닥에
구멍이 뚫려있는데도
술이 새지 않는다.

하지만
잔의 70%이상 채우는 순간
술은 모두 새어나가 버린다.

계영배의
핵심은 여기있다.

잔에 술을
70%이하로 따랐을 때는
술이 조금도 새지 않지만

술을
70%이상 따르는 순간
술이 모두 새어버려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기에
계영배 처럼 작은 구멍이
뚫려 있을지도 모른다.

자기 것을 채우려는
노력이 적당하다면
아름다운 계영배로
남을 수 있지만,

자기 것만을 더 채우겠다는
욕심이 넘치는 순간

이전에
얻었던 것들 마져
모두 잃게 되는 것이다.

계영배는
이렇게 끝이 없는
인간의 욕심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지금
그대의 잔은
얼마나 차있는가?

혹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
모두 새어나가 버리지는
않았는가?

아직 늦지 않았다면
이제부터는 조금씩 비워내는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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