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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마음 수선소

한다와 안다


당신이 무엇무엇을 '한다'라고 말하면
당신은 어두운 상태이고
따라서  당신의 삶에는 이런저런 문제들이 따라다닌다.
당신이 무엇무엇을 '안다'라고 말하면
당신은 밝은 상태이고
따라서 당신의 삶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한다'의 주체는 에고이고 
'안다'의 주체는 주시자이다.
당신이 '한다'라고 말하면 당신은 행위자인 상태이고
당신이 '안다'라고 말하면 당신은 지켜보는, 알아차리는 상태이다.

행위자라고 할 수 있는 개인, '나'는 없다.
행위자는 환상일 뿐이다.
당신이 진정으로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면
당신은 행위자이기를 포기해야 한다.
당신은 '하는 자'가 아니라 '아는 자'가 되어야 한다.

만일 당신이 주시자 의식을 일상 의식으로 만들고 싶다면 당신은
어떤 상황 속에서든 '안다'라고 말하면 된다.
하루의 대부분을 '안다'라고 말하며 지낼 수 있다면 
주시자 의식은 금방 일상 의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밥을 먹을 때, "내가 밥을 먹는다"라고 말하지 않고
"내가 밥을 먹고 있다는 것을 내가 안다"라고 말하고
TV를 볼 때, "내가 TV를 본다"라고 말하지 않고
"내가 TV를 본다는 것을 내가 안다"라고 말하고
화가 일어났을 때, "나 화나"라고 말하지 않고
"내가 화났음을 내가 알아"라고 말하고
열받았을 때, "아우, 나 저 놈 때문에 열받았어"라고 말하지 않고
"아우, 내가 저놈 때문에 열받았다는 것을 내가 알아"라고 말하고
머리가 복잡할 때, "아 머리 복잡해"라고 말하지 않고
"아 머리가 복잡하다는 것을 내가 알아"라고 말하고
야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나 지금 야한 생각하고 있어"라고 말하지 않고
"내가 지금 야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내가 알아"라고 말하고
누군가 불쌍하게 느껴지면, "저 사람 정말 불쌍해"라고 말하지 않고
"저 사람 정말 불쌍해라는 느낌이 든다는 것을 내가 알아"라고 말하고
친구가 바보라고 생각될 때, "넌 바보야"라고 말하지 않고
"네가 바보라는 생각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내가 알아"라고 말한다.

성가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이 정도 연습으로 주시자를 확보할 수 있다면 그것은 
아주 효과적인 수행이다.
누구는 면벽 수행 30년을 해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 주시자 의식이기도 하다.
사실 이런 작은 변화로 주시자를 찾고 
주시자 의식을 일상화할 수 있다면 아주 복받은 일이다.

24시간 내내 이렇게 지내지는 못하겠지만
이렇게 지내려고 노력하다 보면
'나'는 행위자라는 생각, 관념이 힘을 잃기 시작할 것이고
서서히 행위자에 대한 집착과 습관적인 애착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현존하고 싶어도 현존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한다'라는 행위자를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이런 연습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현존의 경험을 할 수 있다.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처음에는 분명히 번거롭고, 귀찮고, 거북할 수 있다.
습관이 되지 않았으니 그럴 수도 있다.
주시자를 확보해서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욕망이
귀찮음을 넘어설 수 있기를 바랄 뿐.

이미 있는 이 자리에서 올 수 없는 그대를 기다린다.


출처 & 작성자 :  마음수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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