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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불교&명상 이야기

주인공

모두가 주인공이 되고 싶겠지만
주인공은 한두 명에 불과하지.
당신은 잘해야 조연, 아니면 엑스트라이지.
우러름과 아첨을 받는 주인공이 되고 싶겠지만
당신은 지나가는 행인, 하찮은 존재에 불과해.
여기저기 모임에 참석해서 수다를 떨며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과장광고를 하지만
결국 입만 아프고 허전함이 가슴을 메우지.

주인공이 되지 못해 괴롭다는 사실
이것이 사성제의 첫 번째 법칙, 괴로움의 진리이지.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망이 괴로움을 불러오는데,
이것이 사성제의 두 번째 법칙, 원인의 진리야.
이것을 인정하면 괴로움이 사라져.
이것이 사성제의 세 번째 법칙, 소멸의 진리이지.
이것을 이해하고 인정하도록 노력해봐.
이것이 사성제의 네 번째 법칙, 괴로의 소멸로 가는 길의 진리이지.

우울증이라는 것이 별 거 아니야.
주인공이 되지 못해서 일어나는 과도한 불만족이지.
삶의 무대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지만 
세상이 조연이나 엑스트라가 요구하기에 스트레스가 일어나는 것이지.
당신은 떠받듬의 위대한 존재가 되고 싶겠지만
반대로 남을 떠받들어야 하는 하찮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당신의 우울증의 원인이야.

세상은 주인공 위주로 흘러가는데
출세간은 당신이 하찮은 존재임을 인정하라고 하네.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당신은 여몽환포영이야.
깨어나면 허무한 꿈, 깨지면 허망한 환상, 공기 중에 흩어지는 물방울, 실체 없는 그림자.
한 마디로 하찮은 존재라는 것이지.
하찮음의 끝자락까지 밀려서 막다른 절벽에서 뛰어내려 허공 중에 흩어져야 하는 티끌이지.
허공 중에 뛰어내려 존재라는 말조차도 사라져버려 이름조차 붙일 수 없는,
그래서 결국 허공 그 자체가 되어버린,
무한하고, 끝이 없고, 잴 수 없고, 헤아릴 수 없고, 흔적조차 찾을 수 없고, 자취가 없는
그런 그 무엇이 되어버린 것이지.
이것이 해탈이지.

무지한 스승들이 주인공이라는 되는 것이 수행이라고 가르치는데,
그 주인공이라는 환상이 일시적인 안도감을 줄 수도 있을 거야.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용기와 희망을 불러 일으키고
그게 삶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
그럼 그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당신이 출세간의 길을 가는 공부인이라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할 줄 아는 지혜를 갖추고
주인공이기를 포기하는 것이
수행의 첫 걸음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할 거야.

- 글: 석무념 스님 / 그림: 이미지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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