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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불교&명상 이야기

암(cancer)

대구에 사는 어떤 보살님이 암으로 인해 병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잘하면 2개월 정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집에 가셔서 여한이 없도록 원하는 것 다 해보고 마지막 여정을 준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와 남편에게 말했다.

“나는 이제 집을 떠날 거야. 미얀마에 가서 수행하는 것이 평소 소원이었는데, 

이제 삶이 다했으니 출가해서 수행이나 하다가 죽을 거니까 찾지 마. 이미 죽은 사람으로 생각해.”

그녀는 미얀마로 가서 여성 출가자가 되어 수행을 시작했다. 


그녀는 이제 죽을 준비가 되었다.

수명 연장을 위해 먹던 약도 끊었고 고통을 완화시키는 진통제도 버렸다.

암 조직에서 보내는 고통도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장기를 후벼 파는 것 같은 고통도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제는 고통조차도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아니고 관찰의 대상이 되었다.

세속의 삶을 포기함으로써 삶과 인간관계 속에서 오는 스트레스, 


남편과 자식 걱정, 우울과 불안이 모두 티끌이 되어 날아가 버렸다.

명상 선원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와 같이 정진하는 수행자들이 뿜어내는 맑은 에너지가 


온 몸을 활성화시키면서 어둡고 사악한 기운을 몰아냈다.

항상 밖으로만 향하던 주위가 내면으로 돌려졌다.

내면의 어두운 생각들, 응어리, 한, 결핍감이 풀려났다.

마음이 이완되자 몸의 긴장과 경직도 덩달아 풀려났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정진하는 명상 홀의 고양된 분위기도 그녀의 마음에 기운을 붇돋아주었다.

이틀 또는 삼일마다 하는 스승과 인터뷰는 법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시켜 주었다.

그녀는 그렇게 미얀마 명상 선원에서 스승의 지도를 받으며 2년을 살았다.

바른 견해, 바른 마음가짐, 번뇌의 소멸, 고요와 평온 속에 그녀의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찼다.

어느 날 그녀는 문득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자신이 암에 걸렸었다는 기억을 떠올렸다.

그것이 궁금해서 그녀는 한국으로 돌아가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다.

그녀의 온 몸에 퍼져 자신의 죽음을 재촉했던 암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는 다시 가정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남동생은 누나의 기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다 죽어가던 누나가 완벽하게 부활하여 돌아온 것이다.

그는 이것을 보고 결심했다.

“나도 이제 삶을 접고 수행이나 해야겠다.”

그는 하던 사업을 모두 접고 아내의 미래를 보장해주고 자식은 독립시키고 미얀마로 출가했다.


- 석무념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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