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단계는 보리를 발아시키는 과정입니다. 보리의 당분은 딱딱한 껍질 안 전분의 형태이기 때문에 추출하기가 힘듭니다. 보리가 발아하면 내부에서 변화가 일어나면서 전분을 분해하는 효소인 아밀라아제가 생성됩니다. 이를 위해 먼저 보리를 침맥조에 담가 이틀 가량 발아에 필요한 수분을 흡수시킨 후, 일주일가량 따뜻한 곳에서 싹을 틔웁니다. 이렇게 발아된 보리는 파란색을 띄기 때문에 '녹맥아'라 부릅니다. 녹맥아는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의 발아과정을 막기 위해 화로에서 열을 가해 발아를 중지시킵니다. 이 과정을 다 거치면 맥주의 주원료인 '맥아'가 됩니다. 보통 보리를 맥아로 만드는 데 약 10일의 시간이 걸립니다.
② 단계는 맥아의 성분이 물에 용해되기 쉽도록 맥아를 분쇄하는 과정입니다. 분쇄과정을 거치면 거칠고 바삭바삭한 가루 형태의 엿기름이 됩니다.
③ 단계는 전분을 당으로 변화시키는 담금 과정입니다. 분쇄한 맥아를 따뜻한 물(35~55도)에서 죽처럼 만드는 것을 '담금'이라고 합니다. 담금 과정을 거치면 효소의 작용으로 전분이 발효성 당으로 변합니다.
④ 단계는 3단계에서 만들어진 맥주죽(?)을 여과기에 걸러 맥아즙을 모으는 과정입니다. 여과 과정을 거치면 맥아즙과 맥주찌꺼기가 분리됩니다.
⑤ 단계는 여과된 맥아즙을 커다란 솥에 넣고 끓이면서 홉을 첨가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홉의 두가지 중요한 성분인 수지와 기름이 나옵니다. 홉의 수지는 맥주의 쓴 맛을 주고, 홉의 기름은 맥주에 홉 특유의 향을 줍니다. 맥아즙을 끓일 때, 초기에 홉을 넣으면 쓴 맛이 강해지고, 늦게 넣을수록 더 많은 향이 나옵니다. 홉은 한 번만 넣을 수도 있고, 2~3회에 걸쳐 넣을 수도 있습니다. 2회 이상 홉을 넣을 경우 매번 같은 홉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쓴 맛과 향의 균형을 위해 서로 다른 홉을 넣습니다.
⑥ 단계는 끓인 맥아즙에서 홉 찌꺼기를 분리시킨 후 냉각기로 효모의 발효온도까지 맥아즙을 냉각시키는 과정입니다.
⑦ 단계는 효모를 투입하여 발효시키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1차 발효' 또는 '전 발효'라고 부릅니다. 냉각된 맥아즙에 맥주효모를 첨가하여 발효탱크에 넣으면 효모가 번식하면서 발효성 당을 섭취하고 대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상면발효 맥주(에일)는 16~25도의 온도에서 6~9일 발효시키고, 하면발효 맥주(라거)는 4~10도의 저온에서 10~20일 발효시킵니다. 1차 발효가 끝난 맥주를 '미숙성맥주(young beer)'라 부릅니다.
⑧단계는 저장('2차 발효' 또는 '후 발효')과정입니다. 맥주는 1차 발효가 끝나면 2차 발효용기라 불리는 저장탱크로 옮겨집니다. 발효된 맥주의 숙성기간은 맥주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에일 계통의 맥주는 약 2주, 라거 계통의 맥주는 낮은 온도에서 30일 또는 그 이상의 숙성을 거칩니다.
⑨단계는 숙성이 끝난 맥주를 용기에 담는 과정입니다. 먼저 숙성된 맥주를 여과나 가열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제품화한 것이 케스크(나무통) 비어입니다. 다음으로 여과과정을 거친 맥주는 케그(스테인리스 통) 비어입니다. 끝으로 여과와 가열처리를 통해 효소나 효모의 활동을 정지시켜 보존성을 높인 것이 병맥주나 캔맥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