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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생활 속의 수행_남상욱님

마음을 바꾸니


스리랑카행은 결국 포기했다. 
포기했다라기 보다는 그냥 놓아버렸다는 표현이 맞겠다. 

쑤완나품공항에서 영문도 모른채 방콕으로 되돌아 올 때 이미 스리랑카를 꼭 가야된다는 생각을 버렸다.

상대는 인도의 여행사이고 그 사람들 일처리 방식을 익히 잘 아는 터이다. 

그 느려 빠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쉽게 인정하고 리스케줄을 빨리 잡아 줄리 만무 할 것이기 때문이다.

조급해 하면 내 속만 터질 것이니, 리스케줄을 주면 다행이고 아니면 최대한의 환불이라도 받자는 게 애초의 생각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리스케줄은 언제될지도 모르는 일이고, 긴 인내와 우여곡절 끝에 환불을 해준다는 약속은 받았다. 

물론 언제 받을지 의문이고 통장에 들어와봐야 알겠지만 말이다.

돌이켜보건데, 처음 항공권에 문제가 있어 공항을 이리저리 동분서주 할 때는 비행기를 꼭 타야된다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팩트만 보고 대처하니 걸림이 없고, 꼭 가야된다는 생각을 버리니 마음이 편하고 홀가분 했다.

이런저런 손해와 혼란과 많은 수고가 있었지만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 

그 일로 안달복달하지 않았으니 마음으로는 크게 손해본 것도 없다.

님이 제 멋대로 떠났다고 울고불고 있을 일은 아니다. 

나도 내 멋대로 더 참하고 이쁜 님을 만나면 될 일 아닌가? 

오늘은 멋지고 새로운 여행 스케줄을 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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