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사회

사랑의 단상_바르트


나는 이런 모순에 사로잡힌다. 나는 그 사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또 그에게 그 사실을 의기양양하게 시위한다("난 당신을 잘 알아요. 나만큼 당신을 잘 아는 사람도 없을 걸요!"). 그러면서도 나는 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볼 수도, 찾아낼 수도, 다룰 수도 없다는 명백한 사실에 부딪히게 된다. 나는 그 사람을 열어젖혀 그의 근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수수께끼를 풀어헤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는 어디서 온 사람일까? 그는 누구일까? 나는 기진맥진해진다. 나는 그것을 결코 알지 못한다.

<바르트 '사랑의 단상' 중>



맨 위로 맨 아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