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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사회

우화 '고지식한 경찰견' 중


어느 도시에 살고 있던 한 마리 경찰견이, 어떤 죄를 지은 사나이를 뒤쫓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경찰견은 그 사나이를 쫓느라고 많은 지역을 지나쳐 뉴욕에 까지 갔다. 마침 자신이 좋아하는 두견 대회가 열리고 있었지만 경찰견은 나갈 수 없었다. 왜냐하면 뒤쫓고 있는 사나이가 유럽으로 달아날 낌새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나이를 태운 배는 프랑스의 항구 도시 쉘부르에 닿았다. 그리고는 파리를 지나 런던에서 에딘버러까지 뒤쫓았다. 에딘버러에서는 때마침 세계 양 재판 대회가 열리고 있었지만 경찰견은 역시 참석할 수가 없었다. 사나이는 다시 다른 곳으로 도망쳤고, 경찰견은 그 사나이를 뒤쫓아 차례차례 도시를 돌아서 피파크에 닿았다. 거기서도 유명한 피파크 사냥개들과 경쟁해 볼 틈도 없이 사나이를 뒤쫓아 신시내티로, 이어서 세인트루이스에서 캔사스시티로, 또 되돌아 다시 신시내티로.. 이런 식이었다.
 
그리고 끝내는 본래 그 경찰견이 살고 있던 도시로 되돌아오게 되었다. 그 사나이는 그 도시에서 재판을 받은 결과 그만 무죄가 되어 버렸다.
 
경찰견은 덕택에 발은 납작해지고, 이제는 거북이보다 느린 짐승을 쫓아가지도 못할 만큼 녹초가 되어 버렸다. 게다가, 그 동안 내내 땅에다 코를 바싹 대고 뒤쫓았기 때문에 여러 나라의 아름다운 곳도 구경할 기쁨을 맛보지 못했으니 이 얼마나 가엾은 일인가?
 
<우화 '고지식한 경찰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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