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UDDHISM/불교&명상 이야기

사야도 우 조티카의 수행지침 - 마음의 지도


우 조티카 사야도는 미얀마에서 존경받는 스님중 한분으로 많은 동,서양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펴셨고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현재까지 스님의 법문과 가르침이 담긴 많은 책들이 출판되었고 한국에도 우리나라 말로 번역된 스님의 책들이 판매되고 있다. 우 조티카 사야도의 간단한 소개를 올리자면 스님은 1947년 8월 5일 미얀마 몰메인에서 태어나 캐톨릭 미션 스쿨에서 교육받았고 젊은 시절에는 심리학과 철학 등에 심취해 있었다 한다. 대학교에선 전자공학을 전공하였고 졸업 후 불교에 관심을 갖게 돼 스물여섯살에 출가를 했다. 

 

스님의 책들이 많은 이들의 가슴에 와 닿는 이유는 책 내용이 스님이 직접한 법문이나 또는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들을 담고 있어 먼저 읽기에 쉽고 편하다. 그런데다 스님의 글에서 중생들의 행복을 위한 깊고 따듯한 자애로움과 배려심을 느낄 수 있고 동시에 청정수와도 같은 스님의 명확한 가르침은 법에 목말라하는 이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켜준다. 책에서 전하는 스님의 법문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스님이 우리 곁에서 직접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다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마음의 지도> 는 스님이 오스트렐리아에서 집중수행 때 제자들에게 한 법문들을 옮겨온 것이다. 책 내용중 일부를 발췌해 본다. 

 

어떤 일을 사랑한다면 거래하지 마십시오. 사람들은 사마디 (samādhi, 집중) 를 얻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지, 닙바나 (nibbāna, 열반) 를 얻기 위해 얼마나 오래 수행을 해야 하는지 묻곤 합니다. 하지만 누가 그에 대해 확실하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이라면 그 일을 하는 자체가 행복할 것입니다. 수행에 흥미가 있다면 수행을 하는 자체로 즐겁습니다. 좋아함이 계속 그 일을 하도록 합니다. 결과 여부를 떠나서 그 일의 기쁨이 또 다른 동기를 부여합니다. 

거래하지 마십시오! 사람들은 가능한 적게 주고 많이 얻으려고 합니다. 이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특히 수행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인생에서도 적게 주고 많이 받으려 한다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할 것입니다. 주는 만큼 받습니다. 적게 주면 적게 얻고, 아낌없이 모두 주면 정말로 많은 것을 얻게 됩니다. 왜 수행을 하는지 자신을 들여다보십시오. 진정으로 수행할 마음이 있는지 보십시오. 무슨 일이든 희생이 따릅니다. 포기하는 것이 있어야 얻을 수 있습니다. 

-20쪽

 


우리는 항상 몸과 마음을 지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수행을 하면서도 몸과 마음을 조절하려고 하면 깊은 통찰을 개발하기 어렵고 일상적인 실제 너머로 갈 수 없습니다. 놓아버리는 법을 배우십시오. 자연스럽게 놔두십시오. 수행의 경험을 조절하려고 한다면 더 이상 나갈 수 없습니다! 자신을 붙잡는 것은 무의식인데 이것을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의식적으로는 놓지만 무의식에서는 놓는 것이 두렵고 불안하기 때문에 여전히 자신을 조절합니다. 두려움과 불안은 뿌리 깊게 박혀 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모르지만 백억만 년 된 것일 수도 있고 DNA 안에 각인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무의식에서 심리적인 분열의 위협에 대항하며 자신을 보호합니다. 심리적인 분열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심리적인 통합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는 것이고, 분열은 '무아(anatta)' 를 의미합니다. '무아'는 '자아 없음' 입니다. '자아'도 없고 '지배'도 없습니다. 나마루빠, 즉 정신적, 물질적 과정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제하려는 순간 수행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수행은 항복입니다.

 

 

우리는 항상 자신을 통제하려고 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만 한다." 이런 태도를 가지면 발전하지 못합니다. 실제로 일상적인 '나'도 수행하는 '나'도 없습니다. 이것을 아는 수행자는 수행을 조절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일어나도 순수하게 알아차릴 뿐입니다. 그것은 길가에 앉아서 도로의 차들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그곳에서 지나가는 자동차를 통제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지나가는 자동차를 볼 뿐입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만 통제하지 못합니다. 이처럼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조절하지 않고, 저항하지 않고, 놓아버리는 마음상태를 개발해야 합니다.

-72~73쪽

 

우 조티카 사야도

 

저는 수행을 할 때 아주 단순한 것을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직접 접촉했습니다. 생각하면 생각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 생각과 접촉했습니다. 처음에는 한참을 지난 후에 그 생각을 알아차렸습니다. 점차 생각을 거슬러 올라가서 생각의 시작을 보고 생각이 다른 아이디어들과 연결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생각은 생각이고 다른 것들과는 서로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생각을 보고 생각을 잡으면 생각이 멈추었습니다. 마음 안에서 단어들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천천히 움직이는 단어들, 한 단어 다음에 다른 단어, 그리고 그 단어들이 멈추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어떤 단어가 떠오르면 그 단어와 함께 어떤 감정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감정은 단어 너머에 있습니다. 생각하기 전에 이미 생각하고 싶은 것 (사람, 음식, 할 일 등) 에 대해 아이디어가 일어나는 것을 알았습니다. 마음에서 단어를 만들기 전에 마음에서 그 단어에 대한 미세한 감정을 보았습니다. 그 감정을 알아차리면 사라지고 아주 안정되었습니다. 어떤 것이 일어날 때는 마음에 산만함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그것의 느낌이나 감정, 욕망을 알아차리면 사라졌습니다. 물을 먹고 싶은 욕구가 일면 마음이 물통과 컵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 목마른 감각을 알아차리면 그 감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안정되었습니다. 수행 중에는 솥 안에서 물이 끓을 때처럼 항상 휘젓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을 더 많이 알아차릴 수록 더 많이 안정되었습니다. 어떤 것을 알아차리려고 하지 않아도 알아차림은 거울처럼 거기에 있었습니다. 거울은 대상을 붙잡지 않고 거울 앞을 지나는 모든 것을 비춥니다. 대상이 지나가고, 감각이 일어나고, 알아차리면 대상은 가버립니다. 이때의 알아차림은 자동적이고 오로지 알아차림만 있습니다. 이 단계는 수행을 '하는 것'이 아니고 수행이 '되는 것'입니다.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수행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립니다.

-94~95쪽

 


"어떤 것도 놓아버리십시오. 내려놓으십시오." 얼마나 놓아야 하는지 아나요? 수행의 결과인 통찰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우리는 통찰을 통해 얻은 깊은 이해에 집착합니다. 

-95쪽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분명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막연히 그것을 망각하고 삽니다. 죽음에 대해 준비하지도 않습니다. 그것이 10 년 후일지 30 년 후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1 년 후가 될 수도, 1 주일 후가 될 수도, 아니 오늘 당장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가능한 더 많이 준비되어 있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집중수행도 수행이 첫날부터 잘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준비해야 합니다. 저는 죽을 때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수행을 계속할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죽어가는 순간에 어떻게 느끼는지, 나의 마지막 순간이 어떤지, 내가 죽기 1초 전에 어떤 정신 상태인지를 분명하게 알고 싶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고, 그것을 알아차리고 싶고, 그런 후에 죽고 싶습니다. 이것이 죽음에 이르는 최상의 방법입니다. 저는 죽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준비하면 그 일의 반은 한 것입니다. 인생에 대한 준비는 충분히 준비를 해도 기대한 대로 된다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준비하고 기대한 대로 되지 않는 것 또한 우리는 준비해야 합니다.

-314쪽

 

<마음의 지도> 는 앞서 말했듯이 우 조티카 사야도가 집중수련회에서 수행자들에게 매일 법문한 내용들이라 위의 내용 외에도 수행시 일어나는 위빠사나 수행의 16 단계의 통찰지혜에 대해 집중적으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16 단계의 통찰지혜에 대한 법문이 책 내용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수행을 전혀 않하는 사람들이 읽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아 적합하지 않을 수 있지만 수행을 하는 이들에게는 매우 귀중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수행을 아직 하지 않더라도 불교와 수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사랑받고 있는 샤야도의 또 하나의 저서인 "여름에 내린 눈" 을 권하고 싶다.


출처: http://blog.daum.net/nibbana_in_this_life/71



맨 위로 맨 아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