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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불교&명상 이야기

아비담마와 아비달마


Q: 스님, 요즘 초기불교니 근본 불교니 남방 불교니 아비담마니 위빠사나니 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알던 불교 즉, 대승불교나 선불교를 위시한 북방 불교 전통과는 다른 불교 체계를 알게되면서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과연 북방에는 이때까지 전혀 소개되지 않은 것인가요? 

A: 좋은 질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려서 이런 가르침은 중국불교를 통해서 이미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초기불교는 아함경으로서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것이고, 아비담마는 설일체유부라던지 특히 구사론으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것이고 위빠사나는 觀이란 말로 즉 사마타-위빠사나는 止觀이란 말로 잘 알려진 것들입니다. 

증도가로 유명한 영가 현각스님의 영가집에서 이런 사마타와 위빠사나와 우필차(upekkhaa, 捨)라는 말이 4장과 5장과 6장의 제목으로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불교가 국교였던 신라와 고려를 지나서 조선조 오백년간 엄청난 탄압을 받으며 선불교만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해오다 보니 우리나라 지성인들이 천년 이상을 깊이 사유해오던 이런 불교 용어들이 그만 우리에게 낯설게 여겨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전통이 아직 살아있는 남방에서는 생생하게 전승되어오다 보니 남방불교라 이름하는 것일 뿐입니다. 이미 우리 선조들께서는 천년이상을 심도 깊게 사유하고 생활 속에서 실현하려 하시던 것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물론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기도 합니다) 

Q: 그렇군요. 그런데 스님께서는 줄곧 아비담마란 용어를 쓰시는데 한문권인 우리 나라에서는 아비달마(阿毗達摩)란 용어를 쓰지 않았습니까. 또 아비다르마란 용어도 쓰는 것 같은데요. 그리고 남방불교 국가에서 수행하신 분들은 스님처럼 아비담마란 용어를 사용하시는 것 같고요. 그런데 이들 단어들이 차이가 있습니까? 

A: 아닙니다. 차이가 없습니다. 한문 아비달마(阿毗達摩)는 산스끄리뜨 Abhidharma(아비다르마)를 음역한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사용하는 아비담마는 빠알리 Abhidhamma를 한글로 적은 것입니다. 그러니 가리키는 의미는 같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굳이 아비담마란 빠알리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제가 지금 설명하고자하는 체계가 남방불교 즉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에서 특히, 미얀마에서 전승되어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구사론을 번역하게 된다면 그때는 아비다르마 꼬샤(Abhidharmakosa)나 아비다르마 구사론 혹은 아비달마 구사론이라 표기하겠지요. 구사론은 북방에 전승된 부파 불교 소전의 산스끄리뜨로 표기된 책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남방 소전의 아비담마를 소개할때는 아비담마라는 용어를 사용해야하고, 북방소전의 아비다르마를 소개할때는 아비다르마란 용어를 사용해야만 오해의 소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남방 아비담마와 북방 아비다르마가 큰 줄거리는 같지만 용어의 정의나 제법(諸法,dhamma)을 분류하고 그들의 상호 관계를 설명하는데는 견해의 차이가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설명하는 체계는 남방 아비담마(Abhidhamma)이기 때문에 아비담마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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