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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담마코리아_고엔카지

고엔카 수행법과 대념처경의 해석 4


4. 대념처경 결론의 해석 


『대념처경』 결론을 말하기 전에 心念處와 法念處에 대해서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고엔카는 심념처와 법념처에 대해서도 강의를 하지만, 마음의 대상이 밖에 있을지라도 마음(citta) 그 자체는 항상 몸 안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마음의) 모든 진행과정은 계속 몸이라는 형체 안에 있으며 감각기관들도 모두 다 몸에 있으므로 사실 몸이 중심이 된다고 한다. 마음 안에서 무엇인가 일어났을지라도 그것은 다 몸의 감각으로서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고엔카는 법념처의 다섯 가지 덮개(五蓋)를 강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러분들이 신수심법 중 어느 염처를 닦더라도 감각의 일어남, 사라짐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마음의 심층에 이미 축적되었던 번뇌들에 도달하지도 못하고 또한 소멸될 수도 없다. 수행은 다만 표피적인 부분에서의 게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대념처경』에는 심념처 법념처의 다양한 수행이 설해졌을지라도 고엔카는 여전히 감각에 대한 관찰을 강조한다. 

상응부 염처 상응(Satipaṭṭhāna Saṃyutta)에서는 이와 관련된 아주 중요한 구절이 언급된다. “세 가지 vedanā의 이해(앎)를 위해서 사념처를 닦아야만 한다.”고 했다. 다시 말하면 사념처 수행을 하는 것은 결국 세 가지 vedanā에 대한 바른 이해가 목적이라는 말이다. 

고엔카 수행법에는 심념처, 법념처에 대한 별도의 구체적인 수행법은 없다. 신념처에서도 입출식념을 제외한 나머지 수행들, 즉, 몸의 동작(iriyāpatha)과 正知(sampajāna), 사대수행(dhātumanasikāra) 등도 일상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수행법들이나, 여전히 중요한 건 감각의 알아차림으로 다 모아진다. 

그리고 수념처 수행 중에도 심념처나 법념처에 언급된 여러 현상들이 수시로 나타나지만, 그럴지라도 sati는 항상 vedanā로 간다. 왜냐하면 “마음에서 일어난 모든 현상들은 다 감각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수념처 수행만 해도 심념처와 법념처가 다 포섭된다는 예를 하나 들어보고자 한다. 어느 누군가가 굉장히 화가 나 있다고 하자. 그래서 얼굴이 붉어지며 호흡이 가빠지고, 맥박이 빠르며 몸이 흥분으로 떨린다고 할 때, 화나 분노는 분명 정신적인 현상인데 몸이 왜 동시에 그렇게 반응하는가? 이 화는 심념처의 화가 난 마음(sadosa cittam)이며, 법념처의 五蓋 중 분노(byāpāda)에 속하는 정신적인 번뇌들이지만, 그것이 몸의 현상, 감각으로 여실하게 다 드러나고 있다. 

이와 같이 마음의 현상들은 동시에 신체적 현상으로 다 드러난다. 그래서 몸의 감각을 관찰하면 정신적인 현상들을 다 관찰하게 되는 셈이다. 왜냐하면 몸과 마음(名色,nāmarūpa), 혹은 五蘊은 서로 각각 분리되어 작용하는 독립체라기보다는 함께 일어났다가(co-arising) 함께 머물다가(co- existing) 함께 사라지는(co-vanishing)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엔카는 화나 분노 같은 추상적인 번뇌를 관찰하는 것보다는 호흡이나 감각을 관찰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에게 구체적이며 수월하다는 것, 그래서 수념처만 닦아도 신념처, 심념처, 법념처까지 다 포섭한다는 것이 고엔카 수행법의 四念處에 대한 독특한 해석이다. 

『대념처경』결론에서 붓다는 사념처 수행의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누구라도 이 4념처를 이와 같이 바르게 7년간 수행한다면, 두 가지 결실 중 어느 한 가지 결실이라도 얻을 수 있다. 이 생에 아라한이 되든지, 아직 집착이 남아있다면 아나함이 될 것이다." 

그러면서 붓다는 계속 설명하시길, 사실 7년이 아니어도 괜찮다. 내가 가르친 대로 올바르게 수행한다면 6년, 5년, 4년, .... 아니, 보름 안이라도, 혹은 7일 안이라도 아라한 이나 아나함, 이 두 가지 결실 중 하나를 성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붓다는 이 4념처 수행이 바로 중생을 청정하게 하고, 슬픔과 비탄을 극복하게 하며, 고통과 괴로움을 소멸시키며, 바른 법에 들게 하고 궁극적으로 열반을 체득하기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렇게 붓다는 대념처경의 결론을 멋지게 내렸다. 고엔카는 이 부분에서 수행을 하여 아라한이 되고 안 되고의 필수조건은 ‘evaṃ bhāveyya(이와같이 수행한다면)’라고 한다. 이 의미는 붓다가 가르친 것처럼 얼마만큼 정확하게 수행했느냐가 관건이라는 말인데, 그것은 삶에서 어느 한 순간도 sampajanna(正知, 무상에 대한 지속적이고 철저한 앎)를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수행할 때 수행자는 붓다가 보증했던 수행의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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