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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생활 속의 수행_남상욱님

새해. 나를 위한 서원


밥벌이 하던 삼십년간 내 의지대로 산 것 보다 어쩔 수 없이 이 사회가 용인하고 요구하는 대로 산 것이 훨씬 더 많다. 그곳을 떠나고부터 자유롭게 살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더 격렬하게 자유롭고 싶다.

남에게 좋은 소리 듣고자 일부러 애쓰지 않겠으며, 인격이 훌륭해 보이려고 스스로를 단속하지 않으며, 남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위선을 행하지 않을 것이며, 세상에 이름이 나기 위해 애쓰지 않겠다.

다른 사람의 기대와 인정, 칭찬과 존경 따위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있는 그대로를 '알아차리고' 살겠으며, 남과 같은 방식으로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눈총을 받고 사람들의 구설에 오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다.

평생을 따라다닌 열심히, 성실히, 최선을 따위의 구속에서도 벗어나 무엇이나 적당히 하며, 걸림 없이 멋대로 살더라도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형편껏 돕고 서로 융화함이 몸에 배어 있음을 믿겠다.

지식과 관념과 이념 같은 것들에 갇히지 않고, 도덕이나 종교의 이름으로도 나를 가두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형식이나 규범에도 구애되지 않으며 생각과 관념에 휘둘리지 않도록 늘 주의를 기울이겠다.

가족, 친구, 친지 등 그 누구든 나의 행복에 기여하기 위해 그 어떤 의도적 노력도 할 필요가 없으며, 나 또한 그들의 행복에 기여한다는 명분으로 실상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며 그들의 의지와 자유를 구속하지 않도록 하겠다.

그리고 이 자유를 누림에 있어 자유란 이름으로 자유를 구속하지도 않겠으며, 비록 구속되어 있을지라도 구속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나는 그 무엇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존재이면서 또한 비존재임을 늘 잊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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