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 바람꽃
봄을 알리는 꽃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 중에 변산 바람꽃이 있습니다. 변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해서 변산 바람꽃이라고 합니다.
바람꽃이야말로 가장 여성스럽고 한국적인 고운 미(美)와 성품을 가득 지닌 꽃입니다. 외적으로는 그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겨움과 순박한 미를 갖추었고, 내적으로는 차가운 땅을 뚫고 나오는 강한 생명의 기운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하게 부는 산들바람에도 꽃잎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식물체가 매우 작고 연약하게 생겼습니다. 그런 작고 연약한 꽃이 바람에 흔들리며 바람처럼 피었다가 바람처럼 사라진다 하여 바람꽃이라 하는가 봅니다.
바람꽃의 속명(屬名)은 '아네모네'입니다. 아네모네(Anemone)는 그리스어로 '바람의 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얽힌 얘기가 다음과 같이 전해내려옵니다. 옛날 옛적에 꽃의 신 '플로라'에게는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시녀가 있었는데 그 시녀의 이름이 '아네모네'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플로라의 남편인 바람의 신 '제피로스'가 그 아네모네를 그만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플로라는 아네모네를 멀리 내쫓아버리지만 제피로스는 바람을 타고 그녀를 곧 뒤쫓아가게 되고.. 결국 둘은 깊이 사랑하게 됩니다. 이를 본 플로라는 질투에 불탄 나머지 아네모네를 꽃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 후에도 제피로스는 아네모네를 잊지 못하고 추운 겨울이 지나면 늘 따뜻한 바람을 가장 먼저 아네모네에게 보내어 아네모네(바람꽃)를 아름답게 꽃피운다고 합니다
- 멀리 봄 향기가 느껴지는 날에..